[생명을 살리자6] 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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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자6] 氣
  • 승인 2003.04.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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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의 존재보다 변화의 관찰에 더 관심
鍼·藥은 인체의 氣 출입을 강제로 조절하는 원리

얼마 전에 TV에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마비환자에 침을 놓자마자 환자가 벌떡 일어나 걷는다든지, 팔을 빙빙 돌린다든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타 의학에서 치료되지 않는 난치성 환자를 한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다. 그것도 침으로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침으로 난치성 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에 미치면 설명이 쉽지 않다. 일반인들은 어떤 기전으로 치료되는지 모르고 그저 신비스럽게만 바라볼 뿐이다. 그러나 한의학을 보다 대중화하고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침치료 원리가 밝혀질 필요가 있다. 원리가 밝혀지지 않으면 우연적인 치료라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물론 양방적으로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침의 효과를 인정하긴 했지만 말이다. 한의학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방법은 없을까?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氣’가 들어간 표현을 많이 접한다. ‘기를 쓰다’, ‘기죽이다’, ‘기운이 없다’, ‘기지개를 펴다’, ‘기가 막히다’, ‘기력이 쇠하다’ 등등 수없이 많다.

그런데 보통 ‘형태의 변화가 쉽고 또 다른 것에 영향을 미쳐 변화를 초래하기 쉬운 것’을 氣라고 부른다. 여기에다 변화의 주체만을 氣라고 부르지 않는다. 변화에 관여되는 에너지까지 같이 氣라고 부른다. 단지 그 변화에서 에너지가 방출되면 陽氣라 부르고 반대로 에너지가 흡수될 수 있으면 陰氣라고 부르는 게 다를 뿐이다.

사람도 생물의 일종이므로 끊임없이 많은 氣가 반복해서 출입한다. 단순히 반복하는 게 아니라 氣를 방출하면서 나의 조그만 氣로 외부의 기, 즉 穀氣와 天氣를 끌어들여 氣를 불려서 쓴다. 이 불려서 쓴 氣에서 아주 精微한 氣를 모아 精氣를 만들어 두었다가 또 다시 氣를 방출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그리고 이 일을 추동하는 힘을 元氣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원기가 사라지면 氣의 出入도 끝이 난다.

정기가 출입할 때 나쁜 기운, 즉 邪氣도 같이 출입한다. 邪氣는 병의 원인이 된다. 한의학에서 황제내경에는 正氣·邪氣의 출입을 이렇게 묘사한다.

“신비하게도 인체의 正氣가 흐르는 經脈에 출입구가 있어서 病邪도 이 문을 통해서 인체에 침입하는데 …침을 놓을 때는 반드시 氣의 往來·順逆·盛衰 및 補瀉할 시기를 알아야 합니다.”

이는 곧 氣의 출입작용, 곧 氣의 변화에서 어느 부분이 착오가 생겨 병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때 鍼이나 藥을 쓴다 함은 인체가 氣를 發散, 疏通, 갈무리하는 기능이 깨졌을 때 강제로 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한의학에서는 氣가 무엇이냐보다 氣가 어떻게 생기고 존재하고 없어지느냐, 즉 氣의 變化에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다. 氣는 던져진 實體로 본다는 뜻이다.

그러나 氣를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약이나 수술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맹자도 “志는 氣之帥也오, 氣는 體之充也라” 했듯이 氣를 움직이려면 氣 자체를 움직이는 것보다 氣를 부리는 장수와 같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氣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돌지 않는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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