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자5] 노인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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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자5] 노인건강
  • 승인 2003.04.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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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時·陰陽따른 양생은 건강의 지름길

봄·여름엔 陽氣, 가을·겨울엔 陰氣 보양에 힘써야
균형·절제와 미덕·멋진 삶은 행복한 노후 보장

뉴스에 오르내리는 코카서스지방 등 세계의 장수마을을 보면 대개가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띤다. 가령 마을의 위치가 산촌에 있다거나 기후 차가 없는 아열대에서 온대 사이에 있다거나, 소득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감지할 수 있다.

이런 특징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산촌에 있어 적당한 운동이 가능하며, 기후 차가 적어 온도변화로 인한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는 것, 그리고 가난한 마을에 살므로 노년까지 생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요소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노년의학계는 소수 사람의 장수보다 다수 사람의 평균수명의 연장에, 수명의 연장보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가꾸어 나가는 데 있다. 한마디로 삶의 질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상철(서울대학교 체력과학노화연구소) 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삶의 질과 관련한 중요한 사항으로 건강한 삶, 쾌적한 환경, 멋진 여가, 안전한 생활, 그리고 사람답게 사는 것이 사람들의 공통적 바램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한 생활패턴 5개조로 이 순간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 균형된 삶을 살 것, 준비하는 삶을 살 것, 중용과 절제를 미덕으로 삼을 것, 멋이 깃든 삶을 살 것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 노년의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의학에서는 어떤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인 사항은 박 교수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건강한 삶과 관련해서 한의학은 포괄적이면서도 정밀하게 접근하는 모습이 여타 의학과 차이를 보인다.

노인의 규정부터가 특이하다. 황제내경 상고천진론에 의하면 “여자는 49세에 이르면 任脈과 衝脈이 약해지고 天癸가 다 고갈되어 월경이 그치게 되고, 남자는 64세가 되면 오장이 모두 쇠약해지고 근육과 뼈가 제 기능을 못하며 天癸가 다 소모되어 脈이 약해지고 형체가 마르게 된다”고 하였다. 여자 49세, 남자 64세는 요즘 나이로 치면 여자 60세, 남자 70세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노인의 질환을 대처하는 방식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다. 송나라 진직이 쓴 노인관련 전문의서인 양로봉친서 서문에 “질병을 치료하기보다 조심하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약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음식으로 조절하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규정하여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황제내경 四氣調神大論에도 “陰陽 四時는 만물의 처음이자 끝이며 생과 사의 근본”이라고 하면서 봄과 여름에는 陽氣의 保養을, 가을과 겨울에는 陰氣의 보양을 중시하여 근본에 순종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皇帝內經 素問 生氣通天論에서는 “음식물의 五味가 적당하게 조화를 이루어야만 골격이 튼튼해지고 筋脈이 부드러워지며 氣血이 순조롭게 통하고 理가 조밀해진다”라고 말해 양생의 법도대로 조섭할 것을 권하고 있다.

노인의 질환은 어느 날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아 젊어서의 건강관리와 연결선상에서 접근할 것도 요구된다. 이 점에서 어느 특정한 연령대의 건강법이란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이러한 노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보건, 의료, 복지가 상호 연계된 체계가 바람직하다고 보고 노인의 만성퇴행성질환을 줄이기 위하여 중년기 이후부터 건강교육사업에 역점을 두어야 하며, 일단 기능장애가 된 노인을 위한 재활복지시설과 요양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노인층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노령화사회를 목전에 두고 전개되고 있는 전체적인 정부의 대책은 한의학적인 양생관에 바탕한 체계적인 노인건강 보호대책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철완 노인병문제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노인보건대책이 양방중심적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평가하고 “정부도 인식을 바꿔 한의학을 충분히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계도 고령화사회의 노인성질환치료를 주도하려면 노인과 질환에 대해 보다 총체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아쉽다고 하겠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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