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자2] 사회가 병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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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자2] 사회가 병을 부른다
  • 승인 2003.04.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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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 운동 별 무관심, 몸매에만 지나치게신경, 체질 허약

병들어가는 청소년
모 한의원 진료실.
다 쓰러지기 직전의 여대생이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왔다. 그러나 김모 원장이 치료하기에 앞서 무조건 체중부터 3㎏을 늘려야 치료되겠다고 하자 그 여대생은 기겁을 했다. 체중을 3㎏ 늘리라는 것은 죽기보다도 싫다는 표정이었다.

김 원장은 이와 같은 허약체질의 환자를 진료실에서 자주 마주친다. 그 때마다 그는 한숨을 내쉰다. 치료를 하려면 최소한의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한사코 거부하는 데에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발생한 개그우먼 이모씨의 다이어트 파문은 살빼기가 비단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설명해준다. 사회 각계각층의 여성에게로 파급되어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취업을 앞둔 여상 졸업예정자들은 몸매에 유별나게 신경을 쓴다. 날씬한 몸매를 가진 여자가 취업과 사회생활에서 유리하다는 통념 때문이다. 실제 그런 외모를 채용의 중요 기준으로 삼는 기업체가 적지 않다.

심각한 건강상태 어떻게 대처하나?
청소년의 건강은 미래사회의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청소년 건강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자료는 엉뚱하게 '노인생활실태조사'에서 강조되고 있다.
98년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노인생활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의 31.9%는 목욕하기, 옷 갈아 입기, 식사하기, 앉기, 걷기, 화장실 이용하기 등 6가지 일상생활 수행능력 중 최소한 한 가지 이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노인의 86.7%가 만성질환을 한 가지 이상 앓고 있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만성질환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과 복지가 상호 연계되어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는 '지역보건복지 전달체계'를 시급히 구축하여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 왜냐하면 만성질환은 올바른 생활습관의 유지만으로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으며, 적기에 진료받고 치료할 경우 만성화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장년기부터의 보건교육서비스의 강화와 함께 질병의 조기진단을 이룩하기 위하여 건강검진사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사연은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 지역 사무처에서 제시한 기준을 토대로 만든 '생애주기별 보건의료목표 설정 모형'에서 청소년기(학령기)의 건강목표를 '건강에 좋은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교육하고 지지·격려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건강한 삶의 양식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신장·체중·비만도·시력검사, 충치율, 자살률, 음주율, 흡연율, 약물복용, 식습관, 운동여부, 사춘기 임신 및 낙태율, 성병발생률,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과 사망의 비율, 소년소녀가장 세대 등을 꼽고 있다.

우리의 건강법은 어디에
헌법 제35조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사회적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가 정책수단을 동원해서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WHO도 1978년 알마아타 선언을 통해 건강의 개념을 "단지 허약하지 않거나 질병이 없는 것만이 아니라 완전한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안녕의 상태"라고 정의해 개념의 확장을 도모하는 한편 1차보건의료의 범위를 건강증진, 예방, 치료, 그리고 재활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정리했다.

그런데도 예방 내지 건강증진과 관련된 투자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보건사업에 투입되는 자원 중에서 4%도 안되는 자원만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해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념까지 고려하면 우리의 건강증진 수준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법을 간과하지 않나 여겨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동양전통의 양생사상, 기공, 도인법은 대표적인 전통적 건강증진·예방법이다. 조선시대의 선비들도 이런 건강법을 이용하여 건강을 지켰다. 실학자들은 농민 계몽의 일환으로 도인법을 써서 남기고 있다.

21세기에 막 진입한 지금 우리 시대의 건강법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든 약물과 치료 위주의 의료가 압도하는 이 시대에 생명을 온전하게 유지해주는 건강법을 찾아 사회에 보급하는 일은 이 시대 보건의료인과 정부의 역할로 남는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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