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칼럼] 성공한 유학을 보내기 위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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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칼럼] 성공한 유학을 보내기 위한 고민
  • 승인 2003.04.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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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외국유학에 목매다는 학부모들에게 권유함

얼마 전 나는 평소에 자주 들르는 음식점에 간 적이 있었다. 단골이어서 그집 사장과 상당히 깊은 이야기도 나누곤 한다.

그런데 그날은 그 사장이 자기 자식을 미국에 유학 보내기로 했다면서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듯해서 큰 나라에 가서 경험을 쌓고 돌아오도록 했다는 것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큰 결심을 했군요. 하지만 꼭 유학을 보내는 것이 능사일까요? 그보다는 더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들이 있지 않을까요?” 지금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 특히 중산층 이상의 학부모들은 자식들을 유학 보내기 위해 거의 안달할 지경에까지 이른 듯 하다.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형편이 좋은 상황이 아니기에 그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유치원 시절부터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많은 학원을 전전해야 하는 고통을 아이들은 겪고 있다. 내 주변의 초등학생 아이들도 대부분 속셈, 영어, 컴퓨터, 웅변, 미술, 피아노 등 5개 정도의 학원 수강은 보통이다. 그렇게 해야만 대학에 갈 수 있고, 또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는 학부모들에겐 당연한 것이리라.

그 많은 종류의 특기 교육이 과연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은 팔방미인이 되기도 어렵거니와 팔방미인이 되는 것도 바람직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현대에 와서는 한 가지를 확실히 하는 것이 자신을 확실히 마케팅하는 것이며, 성공의 지름길임을 많은 전문가들,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임을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모르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학부모들도 나무랄 일이 아닐 것이다.

일류대학을 나오고도 취직을 못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목격하고 있는데 어찌 부모된 사람으로 태평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랴? 그저 불안할 뿐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든 유학을 보내는 것만이 안전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누구나가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유학이나 위장 이민에 혈안이 된 듯 하다. 그런데 실제 외국에 있다 온 사람들에게 들으면 한국 유학생의 대부분이 실패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유학을 반대할 일도 아닌데 대안은 무엇일까 나는 생각해 본다.

나는 그들에게 유학을 보내기에 앞서 자신을, 자신의 뿌리를 확실히 확인하는 일을 선행할 것을 권장한다.

만일 자신이 속한 나라와 민족 그리고 자신에 대한 고민 없이 특히 커다란 미국 같은 나라에 갔을 때는 고국에서 하는 몇 배의 고민을 하게 되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해서 폐인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함을 우리는 본다.

만일 거대한 미국이란 나라에 가서 그 엄청난 규모의 문물을 순식간에 보고 준비가 안 된 사람이라면 분명히 어떤 문제가 생기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그 문제란 두 가지를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엄청난 규모의 문물에 주눅이 들어 바보가 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미국이 최고라는 사대주의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상상하게 된다.

나는 내 자식을 유학을 보낼 의사도 없지만 만일 꼭 유학을 보내야 한다면 먼저 전국 배낭여행을 보내고 싶다. 최소한의 경비만 손에 쥐고 최소한의 여행도구만 가지고 여행을 떠났을 때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러면서 겪는 고통을 소화해 낼 수만 있다면 어떤 유학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가 있지 않을까? 돈이 떨어지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보충하고, 여기저기서 사람들과 부대껴보고, 민족문화유산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유학을 가기 위한 완벽한 준비라 생각한다. 그랬을 땐 아무리 어려운 지경에 봉착하게 되더라도 극복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나는 한국의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권고한다. 유학은 만병통치가 아니라고. 그리고 한국의 교육여건이 불안하여 자식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유학을 보내게 된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뿌리 교육, 최소한의 민족역사, 문화 교육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부모의 지혜, 부모의 사랑이 아닐까?

민족문화운동가 김영조(02-969-777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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