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광고비, 득인가 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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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광고비, 득인가 실인가?
  • 승인 2010.01.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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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leejy7685@http://


효과 없으면 불신세력 형성

막대한 광고비, 득인가 실인가?

한의원 유입 크게 늘려 장점… 특화 한의원 유리
환자 기대치 높아… 효과 없으면 불신세력 형성

TV, 잡지 등 전통적인 매체 뿐만 아니라 버스나 지하철 등 운송수단, 인터넷 등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시선이 닿는 곳에 항상 광고가 있다. 의료기관은 광고심의가 까다로운 특성 때문에 적극적인 광고가 힘들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2007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광고를 대폭 허용하고 의료인단체(한의협, 의협 등)에 사전심의 업무를 위탁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하는 의료기관도 크게 늘어났다.

한의원 광고는 지역 매체나 지하철이나 버스 등 지역광고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역민들을 타겟으로 하는 경영전략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면광고와는 달리 버스나 지하철 등 운송수단의 광고는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고 있어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2007년 이후 공격적 광고 마케팅 등장
한의원 지하철 버스 등 지역광고 집중 
 
한편 이는 매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작년 10월 소비자시민모임이 개최한 '의료광고 심의대상 확대를 위한 토론회'를 통해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소시모는 “신문 등 인쇄매체의 의료광고는 사전심의제도를 통해 의료기기의 효능 효과 및 치료 전후 체험사례 등에 대해서는 근거자료 요청이나 환자 동의서 등을 확인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과장된 의료광고는 광고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운송수단이나 인터넷 광고는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고 있어 검증되지 않은 효능효과나 치료사진이 광고되고 있다며 사전심의 대상 매체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등을 이용한 광고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어 인터넷 광고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기존 방송이나 인쇄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시장이 침체에 빠져가는 것에 비하면 인터넷 의료광고는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으며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광고효과도 빠르고 높다. 실제로 네이버 지식인 같은 카테고리에서 한의협 건강자문 한의사를 위촉하는 것도 이러한 인터넷의 힘을 감안한 것이다.

의료 마케팅의 고전적인 방법인 구전 마케팅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인터넷 마케팅의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장 규모 면에서 보더라도 라디오 광고시장을 능가하고 머지않아 인쇄광고 시장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한의원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높은 나이 대에 집중돼 있는 특성상 인터넷 활용도가 높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성형회과 등 양방과에 비해 다소 비중은 적다.

때문에 공신력 있는 주요 일간지 등을 통한 지면광고의 매력은 여전히 크게 다가온다. 실제로 헬스조선에서 조선일보 광고지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07년4~11월 8개월 간 총 91개 병원이 239개 광고를 집행했고, 이 중에서도 한의원 광고가 전체의 47%나 차지했다. 그 다음이 정형외과(신경외과)>치과>성형외과 순이었다.

특히 급여항목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로컬 한의원과 달리, 지역을 굳이 가라지 않아도 되는 특화 한의원이거나 첩약 등 비급여 항목의 비중이 높은 한의원의 경우는 광고효과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급여항목일 경우 환자의 유입 수에 따라 일정한 매출이 더해지는 반면, 비급여 항목의 경우는 금액 자체가 크기 때문에 매출은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환자 유입을 늘릴수록 한의원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조철호 대구한의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광고를 본 환자들은 직접 내원하거나 무시하는 부류로 나뉘는데 이렇게 분류되는 데는 환자 본인이 갖고 있는 의료지식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운송수단 인터넷매체 과장광고 온상 눈총
조선일보 의료광고 중 한의원이 전체 47%
광고효과 일회성 충성도 높은 환자가 필요  

주요 일간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광고를 내는 한의원들은 몇 군데로 압축된다. 적극적인 광고마케팅을 하려면 우선 엄청난 광고비를 투자할 수 있어야 하고 접근성도 편리해야 하는 지역적 요소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 등 주로 대도시에 있는 규모가 비교적 큰 한의원들이 주로 해당된다.

대표적인 곳이 편강한의원이다. 모 일간지에 전면이나 1면 등 광고가 꾸준히 게재되고 있다. 서효석 원장은 직접 개발한 편강환·편강탕으로 아토피 비염 천식 등을 치료할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수도권 위주로 지점만 5곳을 두고 있다. 편강한의원의 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편강기획 황미라 대리는 “지면광고는 주요 일간지 3곳을 비정기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광고가 나가면 전화량이 늘어나는 등 효과는 뚜렷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광고가 나간 후 유입 환자가 어느 정도나 늘어났는지를 분석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유입경로 조사를 보면 광고를 보고 온 환자가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주요 일간지의 경우 1면 등 좋은 자리에는 1회 광고비만 해도 수천만원이 들어가는데, 이러한 광고를 할 여력이 안되는 개원가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광고로 인한 매출 상승효과는 일시적이다. 광고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며 광고효과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한다.

게다가 시쳇말로 ‘광고발’이 먹히게 되는 기간은 한정돼 있고, 효과가 따라오지 못하게 될 경우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고를 보고 멀리서도 찾아온 환자의 경우 기회비용 만큼 기대감이 커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게 되면 도리어 주변에 안 좋은 얘기를 퍼뜨리면서 전체 한의원에 대한 인식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감이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나,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의료기관의 정보를 미리 습득하는 환자들이 실 이용자의 평가를 쉽게 받아들이거나 정보가 확대·재생산되면서 왜곡되는 것도 이러한 우려감을 더욱 키운다.

모 한의원 원장은 “광고 등을 통해 환자가 찾아갈 경우 그에 따른 기대치가 있는데 즉효가 나타나지 않거나 효과가 미미하게 되면 이런 환자들이 전체 한의원에 대한 안티그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체 한의학을 왜곡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조경철 교수도 “광고를 보고 찾은 환자들은 일반 환자보다 훨씬 기대치가 크다. 이러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의료진료인·행정서비스·시설·이미지 등 여러 만족 요소가 있는데 환자 각자가 가중치를 주는 요인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게 된다. 광고는 유입수를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지만 환자가 요구하는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는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지거나 재이용 의도가 낮아지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재이용 의도가 높아지려면 의료 서비스 품질의 향상을 통해 의료기관과 신뢰감을 쌓고, 충성도 높은 환자를 만들어야 한다. 또 환자들의 의학적 지식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해 광고내용에 홍보문구를 강조하기 보다는 실증적 데이터를 충실히 해 환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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