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강화(4)- 한방공공의료 확충 블루오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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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강화(4)- 한방공공의료 확충 블루오션인가?
  • 승인 2009.09.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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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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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공공의료 확충 블루오션인가?

한방의료기관의 10%만 공공으로 확대되면 1,100개 수준

이번 글에서는 공공의료가 한의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분석, 탐색해 보고자 한다.

‣‣한의약 영역 확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수준은 전세계적 수준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인데, 한방공공보건의료는 더욱 취약한 실정이다. 한방공공의료가 국내 전체 공공의료 수준에까지 확대만 되도 영역 확대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공공의료는 의료기관의 10%, 전체 의료비의 1.1% 수준이다. 현재 한방의료기관은 11,001개로 전체 의료기관의 19%를 차지하지만 공공기관의 수는 극히 미미하다. 한방의료 서비스시장 규모 2조3천억원 중에서 1.1% 정도만 공공의료 예산이 확대된다면 230억원 수준이고 의료기관의 10% 정도가 공공으로 확대된다면 1,100개 수준이다. 현재 공공보건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는 480 명, 한방은 50여 명에 불과하다.

공공영역은 한의계 전체에 보편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비급여나 특화진료를 많이 하는 의료기관보다는 필수적 의료와 보험진료를 주로 하는 동네 1차 한의원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한의약의 역사에서 공공영역 확충은 건강보험과 공보의제도가 거의 유일하나 두 가지가 한의계에 미친 영향은 매우 커서 영역 확대와 새로운 수익구조 창출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공공영역은 한 번 포함되면 계속 확장되는 속성이 있고, 그를 기반으로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공공의료기관 근무 의사 480명 한방은 50여명 불과
단기 수익에 매달리는 사립대병원 한의약 발전 저해

‣‣학문적 발전=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WHO에서도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적극적 책임자, 시장 실패를 보완하고 첨단기술과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로 변해야 한다고 하였다. 외국의 경우 공공의료기관은 수익 대부분을 의학연구에 재투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립암센터에서는 암치료를 선도하고 있고, 서울대병원 역시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으로 의학 발전의 선두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존재한다.

한의약 학문적 발전이 더딘 이유 중 하나가 예산이 취약한 사립대학과 사립대병원 위주의 현실이다. 의학 발전과 수준 있는 연구는 단기적 수익 실적을 내야 하는 사립·민간의료기관에서 진행되기 어렵다. 한의약 학문적 성과를 위해서는 공공의료기관의 확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협진 및 한양방 상호 교류 협력= 협진이나 한양방 상호 교류협력도 현재는 민간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한양방 병원급 상호 고용 같은 협진 활성화 방안이 한의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나 대응방안은 전무하다. 상호 고용이 시작되면 큰 파장이 예측된다. 현 정부는 민간의료기관에 협진과 교류 증진을 일임하고 있는데, 민간의료기관에서의 협진은 단기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도 협진 시도가 있었으나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상호 교류에 대한 장기적 플랜과 추진체계, 기금 조성 등 구체적 계획 없이 민간의 영역에만 맡겨 왔기 때문이다. 공공의료기관에서 공적 기금을 활용하여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또한 수익성이나 단기성과에 좌우되지 않는 장기적 프로젝트의 운용이 필요하다.

‣‣한의약 신뢰도 회복= 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고 관리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 특히 공공영역에서 활용되는 의료서비스 및 의약품은 국가의 책임이다. 한약의 경우에도 한약재의 생산∙유통∙관리 및 한약의 질 관리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고 국가를 상대로 한약 안전성에 관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옳다.
한의약의 안전성 유효성을 국가에 요구하기 위해서는 공적 체계로 진입해야 한다. 건강보험 에 포함되는 필수적 의료와 의약품, 의료기기 등은 국가가 책임진다. 공공의료기관에서 진행하는 연구와 시술,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공공의료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근거 데이터가 필요하다. 근거 데이터 조성은 생각처럼 어렵지 않다. 공공영역은 다양한 측면의 정책적 요구가 결합되어 추진되는 것으로 한의계의 전략적 정책활동으로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

국립암센터 등 공공의료기관 수익 의학연구에 재투자
한약재 생산 유통 관리 등 안전성 관리 국가의 책임

‣‣민간시장 확대보다 용이= 민간영역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대형화, 고급화 경향이 심화되고 거대 영리 의료기관 연합체의 탄생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시장 확대는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 단적인 예로 자금 동원으로 규모를 키우거나 특화 없이 개원하기가 점점 힘들어 지고 경영에 대한 위험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규제 없는 경쟁은 필연적으로 양극화를 야기한다. 자금을 지닌 의료기관과 그렇지 않은 의료기관의 차이는 갈수록 심화되고 의료의 질이 아닌 마케팅과 홍보능력에 좌우될 것이다. 한의원이 아닌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경쟁에서 한의계의 자금 동원력과 새로운 서비스 창출 등의 경쟁력은 매우 낮다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공공영역의 확대는 다른 특징을 갖는다. 단기적 수익성보다는 국민건강에 필수적인가, 비용대비 효과가 있는가,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가,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한가 등이 고려된다. 중국이 대표적인 예인데, 보완대체적 의료는 국가 지원으로 정책적으로 육성되는 경우가 많다. 발전 전망에 대한 정책적 고려에 의해 추진될 수도 있다. 민간시장의 개척은 개인적 차원인데 비해 공공영역의 확대는 한의계의 집단적 노력이 모아지면 충분히 추진 가능한 부분이다. 한의계를 대표하는 집단에서 한의약의 특성과 발전 가능성, 국민의 이용 빈도, 양방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적인 부분 등 여러 측면에서 한방공공보건의료의 장점을 부각하고 핵심적 정책을 선정, 현실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의약 특성은 1차진료에 부합= 한의약은 전인적 의료관을 갖고 있고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관계 맺음 속에서 통합적 관리를 하는데, 이는 1차의료의 기본개념과 유사한 진료철학이다. 1차의료의 핵심은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관계 맺는 주치의를 통해 일상적인 건강관리, 건강문제 발생 시 해결 및 의료전달 등을 하는 것으로 현 대다수 한방의료기관의 진료형태이기도 하다.

대표적 공공의료 영역인 건강증진사업 역시 한의학의 양생관으로 연결된다. 사실 한의학의 기본 내용에는 공공의료, 건강증진에 대한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이 풍부하다. 한의사들의 진료형태 또한 1차의료적 성격을 많이 지녀 공공의료를 구체화시키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양방의 경우, 고가의 진단기기나 대형 병원 시스템 등이 없으면 보건사업 수행이 어렵고 그 결과 의료인이 배제된 프로그램 위주의 공공보건사업이 되고 있다. 한방공공보건 프로그램이 제대로 준비된다면 비용-효과적이면서도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보건사업의 새로운 영역이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의료 발전방향에 부합= 공공의료는 의료 전반을 견인하는 긍정적 선도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서비스가 아닌 대상자 별 맞춤형 공공보건사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시대의 노인보건,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 제공, 저출산 관련 생식 건강증진 등 다양한 요구가 병원을 벗어난 일상생활에서 충족되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국가 보건사업에 다양한 보완대체적 요법들을 도입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한의계는 이러한 변화를 보다 빨리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은경/ 참의료 실현을 위한 청년한의사회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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