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침 KS제정 한의학 표준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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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침 KS제정 한의학 표준화 첫걸음
  • 승인 2009.08.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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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치료 안전성 논란 제거하고 신뢰도 높이는 계기 마련

일회용 멸균 호침이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KSTS)의 한국산업표준(KS)으로 제정 고시됐다. 한방 치료도구가 KS로 제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의계는 향후 한의학 의료기기들의 표준화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재동 대한침구학회장은 “임상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침의 국가 표준규격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KS 제정은 선언적 의미가 크지만 시장성 담보는 불투명하다. 표준규격이 강제성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방섭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장은 “호침 KS 제정은 한의계가 몇 년 전부터 준비해온 한의학 표준화작업의 일환으로써 의미가 크지만 임상에서 많이 활용될지는 미지수이고 아마도 한동안 큰 변화가 감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선미 한국한의학연구원 침구경락센터 본부장도 “산업표준인 만큼 일단 침구 제작업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의사들도 의료행위의 안정성을 위해 KS 인증제품을 사용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경우에 따라 침구 제작업체 쪽에 KS와 관련된 시험결과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임상에서는 안전성이 확실치 않은 호침이 유통되기도 한다. 때문에 KS 인증이 중국 등 동남아에서 OEM 방식으로 만들어져 질이 떨어지는 침들을 퇴출시키는 전위대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의협은 이런 점을 감안해 소속 회원들에게 “가능한 KS 인증된 제품을 사용할 것을 당부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상황 변화에 따라 침구제작 업체들이 바빠졌다. 벌써 발빠르게 변신을 시도하는 업체도 있다. 이창훈 동방침구제작소 기술연구소 부장은 “한국한의학연구원 쪽에 의견을 내는 등 KS 제정과정에 적극 참여해 왔고 회사의 침 제작규정이 KS와 별 차이가 없다”며 “KS에 표면처리 부분이 포함돼 이와 관련한 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영세 업체들은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겠으나 그리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보건을 위해 KS 호침이 대중성을 얻는 건 시급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의료용품 허가를 담당하는 식약청이 보다 강력한 허가기준을 마련해야 하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평수 한의학정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KS 제정을 환영하는 분위기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앞으로 침 관련 허가규정을 보다 강력히 해서 침의 수준을 높이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침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식약청 강력한 허가기준 마련해야

식약청은 올해 말부터 침과 관련한 내부 심사기준 강화를 예고해 왔던 터라 이번 KS 규격을 내부기준에 일정 부분 준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주 식약청 의료기기연구과 연구관은 “침과 관련한 허가기준이 오래돼 미약한 부분이 많았다”며 “고시된 KS 규격을 참고해서 보다 강력한 허가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침구 제작업체 대다수가 영세성에 허덕이는 점을 미뤄볼 때 침구업계가 서너 개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독과점 형태가 형성되면 자칫 호침 가격이 치솟을 수도 있다. 이는 그렇잖아도 어려운 동네 한의원 경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정책 당국은 이런 점을 고려해 가격 인상 등 시장상황 변화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 뜸 부항 등도 표준화 적극 나서야

한의계에서는 호침의 KS 제정을 계기로 뜸 부항 등 의료기기도 표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돈다. 하지만 제정과정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최선미 본부장은 “중국과 일본에는 국가표준이 존재하고, 식약청이 침 관련 고시를 내놨고, 국제표준인 ISO 침 표준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 꽤 진행되는 등 침의 경우 KS 제정에 필요한 기반이 웬만큼 조성돼 있었지만 부항이나 뜸은 시작 단계라서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특히 뜸의 경우 한약재가 포함돼 표준화가 쉽지 않아 관련 전문가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일회용 멸균 호침의 규격

이번 표준에서는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강선으로 제작된 일회용 멸균 호침의 치수, 재료, 성상 및 외관, 침체 표면처리, 멸균 및 무균, 시험, 포장 및 표기방법 등 침의 제조 전 과정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침이란 “한의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인간의 체표상 일정한 부위에 질병치료, 예방관리 및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자입 또는 자극하는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기”를 일컫는다.
재료는 의료기기의 생물 안전성 시험에 적합하여야 하며, 인체에 유해성이 없어야 한다.
침자루는 인체에 유해성이 없는 의료용 재료를 사용하고 코팅재료는 일회용 멸균 호침의 사용기간 중 변질, 부식되지 않고 인체에 유해하지 않아야 한다. 침관은 의료용 무독성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외에도 침체 표면의 코팅처리는 가능하나 자침과정에서 체내에 잔류되지 않아야 하며 멸균방법은 에틸렌옥사이드 가스 또는 코발트 60에서 방출되는 감마선 등을 이용해 멸균한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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