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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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나의 힘
  • 승인 2003.04.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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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인간본색의 탐구

감독․박찬옥 / 주연․배종옥, 박해일, 문성근

‘오! 수정(감독 홍상수)’의 조연출을 맡았던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으로, 지난 2월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타이거상을 수상하고 18일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

한 여성 감독이 데뷔하자마자, 그 첫 번째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았다는 타이틀에서 일단 시선이 멈추고, 출연자들의 구성과 내용면에 이르러서는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하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문성근이 늙은 유부남임에도 주위 여자들을 족족 꼬셔내 ‘질투’를 유발하는 인물로, 배종옥은 젊은 총각의 구애를 받으면서도 유부남 문성근의 유혹을 즐기는 자유스러운 여자로 설정됐다. 여기서 주인공 박해일은 한사람에게 애인을 두 번째로 뺏길 위기에 처하고, 애인을 뺏은 남자에게 질투와 선망을 느끼는 젊은 남자 역할이다.

박찬옥 감독은 이 기묘한 삼각 로맨스 구도에서 젊은 남자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어 내면으로 파고든다.

대학원생 이원상(박해일)은 문학잡지사에서 일을 시작한다.

사실 이 잡지사의 편집장인 ‘한윤식’은 이원상의 옛 애인을 빼앗았던 인물. 한윤식(문성근)은 ‘로맨스가 남은 인생의 목표’라는 연애 지상주의자로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는 여자들은 그에게 빠져들고 그도 부담없이 사랑을 즐긴다.

이원상은 질투심 혹은 호기심에 그가 일하는 잡지사에 입사해 그의 주위를 맴돌다 사진기자로 함께 일하는 연상의 여인 박성연(배종옥)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회식 날 박성연 역시 한윤식과 호텔로 들어가 버린다.

한편 이원상이 세들어 사는 집주인 안혜옥은 정신병자 아버지, 정신병 징조를 보이는 남동생을 수발하며 살아가는 여자로 이 원상에게 집착한다.

이원상은 한혜옥과의 관계에 부담을 느끼고 그 집을 떠나 준비해 오던 유학을 제끼고 한윤식과 새 잡지사를 차린다.

주인공 이원상은 애인을 훔쳐 간 한윤식에 대한 질투로 회사에 입사하면서까지 그의 주위를 맴돌지만, 이 감정은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가진 자에 대한 ‘선망’이라는 감정과 뒤죽박죽되면서 변색되고, 영화는 그의 변주되는 감정을 따라가면서 조용히 ‘질투’를 탐색한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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