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는 환자 울상짓는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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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는 환자 울상짓는 한의원
  • 승인 2009.06.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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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2단계완공, 수도권 쏠림현상 우려

2011년 7월 부산에 사는 김 모씨(56세)는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서울을 찾았다.
평소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김 모씨 가족은 이번 기회에 서울에 유명하다는 병의원들을 찾아 치료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김 씨는 양방병원에서 관절수술을, 부인은 한의원에서 요통치료를, 그리고 이참에 수험생인 아들을 위해 보약을 지을 생각이다. 치료시기가 서로 다르지만 병원에서 운영하는 숙박업소를 이용하면 된다. 더구나 서울과 부산과의 거리는 KTX 2단계 구간 완공으로 이동시간이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

비록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280개 규제 유예안이나 내년에 개통 예정인 KTX 2단계(대구-부산)사업이 의료서비스의 수도권 집중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KTX 개통이 가져온 강력한 소비자 흡인력에 지방경제에 타격을 주는 이른바 ‘KTX 빨대효과(KTX Straw Effect)’가 나타났다.

지난 2007년 대구 소재의 한 대학에서 조사한 내용을 살펴보면 수도권 의료기관을 찾은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 수가 41만명을 넘어섰고 대구지역 의료계에서는 서울에서 진료 받는 지역 환자가 해마다 10% 이상 급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류성현 대구시한의사회장은 “KTX가 처음 개통됐을 당시 주된 타격을 입었던 한방, 양방 병원과 함께 개원가에게도 2차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번 2단계가 개통되면 크게는 아니지만 대구지역 한의원 환자의 이탈이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KTX의 2단계 개통 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부산 지역과 관련해 박태숙 부산시한의사회장은 “얼마전 부산시의료관광포럼에 참석했는데 이번 KTX 개통과 관련된 의료계측의 우려와 근심이 상당했다”며 “병원에 비해 개원의 중심으로 된 한의계가 받는 타격은 그리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지금보다 내원환자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이름난 몇몇 한의원을 제외하고는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환자가 유입되는 경우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오히려 시간이 걸리고 힘들지만 지역 역시 수도권의 의료비에 비해 의료인력지수나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지 않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경남을 비롯한 인근지역과 환자공유를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한의사회를 비롯한 민간단체나 지역자치단체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 지부 스스로가 지역대학과의 협조나 환자공유 같은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복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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