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세계와 삶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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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세계와 삶을 조명한다
  • 승인 2003.03.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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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화가 박수근”

‘2002년 5월의 문화인물’선정 기념으로 박수근의 미공개 작품 10여 점을 포함한 80여 점이 전시되는 뜻깊은 행사가 19일까지 갤러리 현대(02-734-6111∼3)에서 열린다.

박수근(1914∼1965)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가장 중요한 한국의 작가이며 민족의 작가이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가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인내와 의지로 화가의 꿈을 실현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불굴의 예술혼과 인간애로 우리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이기도 하다.

박수근의 작품에는 가난한 모습이 절절하게 박혀 있는데, 이는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한 뒤 타계할 때까지 변함이 없는 모습이다.

작가는 주로 그가 자란 시골집, 나무, 노인, 아기 업은 여인, 시장, 노상, 농악 등, 그 시대의 가난하고 고달픈 서민의 삶의 모습을 남다른 애정과 애착을 가지고 절제된 선과 단순한 색으로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전후를 통과하는 서민의 애환을 소박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흔히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평범한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여 그것을 친근감 있고, 향토적이며 상징적으로 창조한다. 또한 모든 대상을 회백색의 화강암과 같은 독특하고 고유한 표현기법으로 평면화 하여, 더욱 강렬한 호소력을 전달한다.

박수근의 그림에는 작가의 온순하고 겸허한 인품과 평화롭고 온유한 마음이 배어있으며, 우리민족의 장래의 염원과 소망, 담백하고 솔직한 예술관이 담겨져 있다.

그가 올해 5월 ‘문화인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일하는 남정네들을 다룬 작품 두 점이 출품돼 눈길을 모은다. 이중 ‘청소부’와 ‘농부들’은 남자들의 노동장면을 담았다.

‘청소부’가 두 명의 청소부가 리어카를 앞에 세워놓고 잠시 쉬는 모습이라면, ‘농부들’은 농부 셋이 나무 아래서 작업하는 풍경이다.

박수근에게 여성은 삶의 최일선에서 늘 일하는 사람이었고, 남성은 쉬거나 노는 존재로 비쳤다.

이는 살림을 아내에게 내 맡기다 시피 했던 자신의 처지를 반영한 것이기도 했다. 아내의 고단함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무능에 대한 죄책감이 교차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작품 속의 남성은 정적인 반면 여성은 동적이다. 아이들도 사내아이는 그저 앉아 있기 마련이었고, 계집아이는 나물을 캐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미술평론가 오광수 씨는 “이런 아이들의 모습은 관념화한 그의 남성상이 확대된 것이다”라고 풀이한다. 따라서 일하는 남자 모습이 담긴 이번 공개작들은 그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김영권(백록화랑 대표, 백록당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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