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95] 新編牛醫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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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95] 新編牛醫方
  • 승인 2008.11.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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濟生을 위해 몸바친 畜生의 恩德

소병에 관한 치료법을 담고 있는 이 수의학서는 사실 아주 오래된 것이다. 조선이 건국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定宗元年 趙浚, 金士衡, 權仲和, 韓尙敬 등이 펴낸 것으로 오래 전 여기서(67회 軍馬로 大同國家 도모한 獸醫書) 『新編集成馬醫方』을 소개하면서 이 책에 대하여 짧게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이 책의 첫머리에는 典醫少監知濟生院事 房士良이 지은 서문이 붙어 있다.

원래 이 책은 『鄕藥濟生集成方』을 펴낼 때 함께 붙여 1책으로 펴냈다고 하니 1399년 강원도에서 처음 간행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단독으로 여러 차례 간행되었는데, 1484년 갑진활자본, 1580년 전주간본, 1633년 제주각본, 1915년 奉天 萃文齋 高麗原刊本 영인본, 일본번각본 등이 알려져 있으나 주변에서 흔히 보긴 어렵다. 필사본은 대개 위 판본의 초사본류이다.

서문에 따르면 소는 享祀에 제물로 쓰이고 군대가 이동할 때나 讌饗, 射禮에도 모두 쇠고기가 쓰일 뿐 아니라 농사지을 때도 없어서는 안 된다. 또 들일을 할 때에는 천 사람, 만 사람의 몫을 감당한다. 그러니 소는 軍國經費의 힘이 되는 물자이자 만민이 조석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원천이 된다고 전제하였다. 이 책을 편찬할 당시 조준은 좌정승, 김사형은 우정승으로 있었으니 당대 최고위직에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편찬하는 총책임이 주어진 것이다. 또 예천백 권중화와 서원군 한상경 등에게 고금의 의서를 참조하여 펴내게 하였으니 결코 이 책을 가벼이 여겨서는 곤란하다.

목록에는 相牛法 이하 4편의 의론과 온역문 이하 17편의 병증문이 열거되어 있다. 相牛法은 머리와 두개골의 대소와 목덜미, 몸길이, 눈과 코, 치아의 형상, 털의 색깔 등을 보아 건강한 소와 병든 소를 가려내는 방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의론의 첫 편인 選擇造牛廠吉地論은 소를 기르는 외양간을 짓기에 적합한 장소를 가리는 방법이 적혀 있다. 그 중, 움푹 파인 곳, 파나 부추씨를 뿌린 곳, 가마터, 사당터, 전장터, 감옥터 등 10가지 마땅치 않은 장소를 열거하고 적합하지 않은 곳에서 소를 기르면 새끼를 배지 못하고 소가 다치는 일이 잦다고 하였다. 또 養牛雜忌論에서는 새끼를 낳고서 금해야 할 것이나 소가 죽었을 때 주의할 점 등이 나열되어 있는데, 牛舍를 지을 때에는 소나무나 밤나무를 쓰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盖造牛廠利便年月日論에서는 외양간을 지을 때 年月日을 선택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한편 相牛形狀及毛色論에는 소의 형상과 색깔을 보아 소의 성질과 길흉을 논한 내용이 들어 있는데, 9가지 경우의 사례가 도면과 함께 구체적으로 예시되어 있다. 이 같은 방식은 『馬醫方』에서 갖가지 병든 말의 형태와 움직임을 일일이 그림으로 그려 나타내었던 경우와 거의 흡사한 방식이다.

본문은 일반병증보다 앞서 瘟疫門이 맨 앞에 나와 있는데, 이것은 아마도 가축에게 있어 돌림병을 가장 위중하게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는 瘴疫方 등 11가지 治方이 수록되어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인삼을 쓰는 것도 있어 당시 소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는지를 보여준다. 또 치료법에는 약물을 먹이는 것 말고도 침으로 찌르거나 째는 방법, 약물을 태워 연기를 코에 쏘이는 방법, 약재를 태워 환부에 붙이는 방법, 약물로 씻어내는 방법, 吹鼻法, 점액법이나 안약을 넣는 방법 등도 사용하고 있어 신속한 효과를 얻기 위해 갖가지 치료법이 총동원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하 口舌病門으로부터 咽喉病, 心病, 肺病, 咳嗽, 脹病, 糞血 附瀉痢, 尿血 병증에 대한 치법, 치방이 수재되어 있다. 그런데 본문내용을 목록과 대조해 보니 中惡門까지만 실려 있고 나머지 瘦病門, 疥病門, 産病門, 蹄病門, 雜病門에 대한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1633년 濟州開刊本에서 없어진 부분인데, 좀 더 이른 시기의 판본을 찾아 하루 빨리 복구해야할 필요가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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