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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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20)
  • 승인 2008.10.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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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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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밍의 쥐화위안 한약시장
윈난(云南)성은 지형이 복잡하고 양한 자연조건이 있어 전국 식물종류의 최다 省이 되었다. 열대·아열대에서 온대의 식물품종들도 가세한다. 중국 전역의 3만여 종 고등식물 중 윈난성이 1.7만 종을 가지고 있어 명실상부의 ‘식물왕국’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약재의 고향’ 자리를 굳혔다.

윈난성 약재의 우수한 품질은 잘 알려져 있다. ‘윈난성, 귀주성에 걸쳐 있는 고원지대는 넓어서 산지약재가 많다’는 얘기가 전해 온다. 당연히 유명한 삼칠, 운목향, 운당귀, 운황련, 천마, 운복령 등의 산지 약재를 생산하고 있고, 소목, 사인, 백두구, 빈랑, 육계 등의 남약이 줄을 잇는다. 생산량이 백만킬로그램인 한약으로 의이인, 계혈등, 방풍, 오매, 천문동, 운산사 등이 유명하고, 사향, 웅담, 동충하초, 우황, 녹용 등의 귀한 한약도 나온다.

답사일행이 찾은 윈난성 성도인 쿤밍(昆明) 쥐화위안(菊花園) 한약재전문시장은 중국 17개 한약재 전문시장의 하나로, 쿤밍 시정부에서 동남쪽인 버스터미널 옆에 위치해 있다. 1991년에 설립한 이 한약전문시장은 주로 2층 건물이 주를 이루고 300여개 상점이 입주해 있다. 버스에서 내리니 시장 입구의 한 상점에 삼칠을 가득 쌓아두고 있다. 중국인삼 삼칠의 고향답게 상점마다 ‘문산 삼칠’이란 간판을 붙여 놓았다.

화장실을 찾다 2층에서 우연히 이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한약상점을 찾았다. 상호는 ‘백초원 약초 슈퍼마켓’인데 250종의 한약구입이 가능하다는 간판이 보인다. 2층이고 도매상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발걸음은 뜸하지만 한약 종류는 잘 구비하여 다양성은 그런대로 누릴 수 있다. 2006년 이곳을 찾았다가 금년 6월 다시 다녀왔는데 장허민(張何民) 백초원 사장을 다시 만났다. 그가 먼저 필자를 알아봤다. 우리는 반갑게 악수하면서 해후했다.

한약배달전문상점이란 표시 옆에다 ‘연생약업(緣生藥業)’이란 간판을 붙인 한 상점의 규모도 크다. ‘약’자를 ‘葯’이 아닌 ‘藥’으로 써 두었다. 아마 간자체를 쓰지 않던 예전의 글씨인 모양이다. 시장 한 구역에선 단단한 천마를 물에 불려서 절편으로 잘라 말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당귀, 천마, 황기를 세로로 얇게 자른 절편도 보인다. 이처럼 중국시장에는 한약을 절편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한 상점에는 거대한 야생영지를 10여개 진열해 두고 있다. 야생영지라지만 너무 커서 놀란다. 작은 영지 20여개를 아무렇게나 쌓아놓고 있고 저렇게 큰 영지를 방치해 놓았으니 이 지역에는 영지가 흔한 모양이다.

쿤밍은 무더운 지방이라서 열대식물이 잘 자란다. 특히 초두구, 사인, 익지인, 초과 등의 열대지방의 한약도 많다. 그래서 ‘쿤밍한약시장’에는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한약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이 시장의 규모는 다른 한약전문시장보다 크지 않았고 진열해 놓은 한약 가짓수도 그다지 다양하지 못했지만 삼칠의 고향답게 많은 양의 삼칠을 판매하고 야생 영지, 천마가 풍부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 시장은 반나절 정도 답사하면 충분할 것 같다. <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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