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신용협동조합 탐방기] 1. 경남한의사신협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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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신용협동조합 탐방기] 1. 경남한의사신협 편
  • 승인 2008.07.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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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서울 중앙 한의사 신용협동조합 설립 움직임(발기인대회 7월 12일, 총회 8월 9일 예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의 한 사람인 김이현 원장(서울 강남구 상당한의원, 한국기독한의사회 초대회장) 일행이 최근 기존 지방 한의사 신협의 운영실태를 살펴보고 탐방기를 보내왔다. 경남 신협과 대구 신협으로 나누어 2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6월 26일 아침 6시. 서울 강남역 인근 뉴욕제과에서 4명의 남자가 만났다. 다른 의료단체의 신협과 비교해 한의사 신협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하는 경남 마산의 경남 한의사 신협과 대구 한의사 신협을 직접 방문해 실제적인 운영 상황과 현장을 체험해 보기 위함이다.
4명중 2명은 (가칭) 한의사 신협 설립추진위원회 실무 한의사들이고, 나머지 2명은 한의사 신협 설립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컨설팅해 주고 있는 (주)예우씨앤디 임원들이다.

마산을 방문하기로 한 이유는 지난 6월 12일에 강남구 논현동에서 개최하였던 (가칭) 한의사 신협 설립추진위원회 결성 모임에서 논의하였던 지금까지의 서류상 또는 이론상 준비되었던 추진 단계의 한도에서 벗어나 한층 더 현실적인 타당성 조사를 위하여 기존 한의사신협의 실무현장에 있는 운영진 및 이사들과 만나서 여러 가지 자료를 직접 수집하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사전에 메일로 보냈던 40여 가지 경영 및 구조 등 운영 전반에 관한 질문서의 내용을 다양하게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경유해 약속시간인 오전 11시경 마산시 장군동에 있는 경남 한의사 신협에 도착했다. 미리 보낸 질의서의 내용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설명해 주시면서 운영 현황 및 결산내용이 들어 있는 수년 동안의 정기총회 자료집들과 실무에 있어서 한의사 사회의 특성에 맞는 또, 지역적 구조적 특수성에 적합한 이상적인 신협 운영에 대해서 10여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친절하고 사려 깊은 조언을 해 주셨다. 현재 300억원 가까운 어마어마한 자산규모가 될 때까지 애를 쓰신 이야기를 들을 때는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일렁거렸다.

경남신협 설립이후, 초기에 참여하였던 이사들이 겪었던 에피소드도 많이 들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 단체인 한의사들이 너무나도 현실적 구조의 금융상황에 반하여 보수적이어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이다. 1993년도 당시만 해도 지역 한의사회에서는 금융기관인 한의사 신협이 설립 된다고 하니 모두 놀라고 의아해 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심지어는 단체 구성원들 개개인이 스스로 모여져야 큰 힘이 발휘될 수 있다는 ‘협동조직체’로서의 역할이 핵심이 되는 이 신협사업이 지역의 돈 있는 몇몇 사람의 개인적인 사금고로서 돈벌이에 활용된다는 소문도 돌아 한때는 한의사들이 외면하거나 비협조적이었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은 그 때 상황과는 정반대로 반전되어 한의사 신협이 지역의 한의사회와 조합원들에게 여러 가지 면에서 보호수와도 같은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각종 회무에 많은 도움을 주는 상생의 관계가 되었다고 한다.

항상 의문을 가장 많이 갖는 점이 부실에 대한 염려나 대책인 것에 감안하여 그 부분에 대한 실제적인 장치를 질의해 보았더니, 한의사 신협은 금융위윈회에서 인허가를 받기 때문에 철저한 규제 및 감독을 받고 있으며 신협 중앙회로부터도 분기마다 세밀한 감사를 받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두고 자율적으로 견제장치 및 검증장치를 활용하여 정직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의도적 실수’가 아니라면 구조상 부실대출이 발생되기 힘든 체계화된 경영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주위 동료들과 쉽게 모여서 곗돈을 넣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선진화된 형태라고 볼 수 있는 오랫동안의 경험에서 형성되어진 시스템적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진송근 경남 한의사 신협 이사장과 박종수 경남 한의사회장께서 마련하신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신협 설립초기의 에피소드들은 그동안의 여러 가지 불안한 걱정들을 씻어내고 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참 유쾌한 이야기였다.
당시에 진 이사장은 조합원이 되라고 권유할 때 돈을 떼일까봐 걱정하는 동료나 후배 한의사들에게 떼인 돈은 당신이 직접 책임지고 갚아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떼인 돈이 한푼도 없어서 갚아준 일도 없었다는 얘기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경남 한의사 신협은 현재 지역 한의사회와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김해, 진주, 창원, 울산에 출장소 형태로 직원을 직접 파견해 지부의 실질적인 일들을 유기적으로 돕고 있었으며 회원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주기적인 보수교육과 체육대회 등 각종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경제적인 활동에도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현 대한한의사협회 회관 준공시점에는 순이익 중에서 거액을 협회의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일도 있었다.

현재 금융사업은 어느덧 작금의 모든 사회, 모든 조직에서 기본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농업은 약 2천년간 중심산업의 역할을 해 왔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계기로 인류는 산업사회의 축복을 200년 동안 만끽하였다. 20세기 후반부터의 IT정보사회는 이제 21세기의 금융사회를 맞이하여 빠른 속도로 점점 그 활동기를 좁혀가며 급변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전문직 한의사도 이젠 금융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거대 국제의료자본의 도움을 얻기 힘든 우리 한의사 사회의 입장으로서는 스스로 모래알 같은 개개인의 힘을 모아 큰 자본을 형성함으로써 공동의 수익과 목표를 실현하고 스스로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 시킬 수 있는 방법론으로 한의사 신협과 같은 조직이 그 역할자로서 충분히 타당하리라는 것을 경남 한의사 신협의 15년 넘는 운영사례로 확신이 생겼다.

모든 한의사 회원이 조합원이 되며 그 모여진 자산력으로 구성원 각자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대출과 공제도 해주는 한편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상호부조의 사업을 한다. “돈이 중심이 되는 은행과 달리 신협의 중심은 사람이다”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고마운 경험이었다. 〈계속〉

김이현
(가칭) 한의사 신협 설립추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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