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중의약대학 부속 曙光醫院 종양과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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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중의약대학 부속 曙光醫院 종양과 연수기
  • 승인 2008.07.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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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방 협진과 병용치료로 노하우 쌓아가는 모습 부러워”

지난 4월 20일부터 4주간 대전대 부속 둔산한방병원의 중국연수 프로그램을 통해서 상하이 중의약 대학 부속 서광병원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2년여의 암환자를 보았던 임상경험으로 한방 종양학의 장점과 단점을 어설프게나마 알게 되었던 시점에서 필자에게는 퍽 좋은 기회였다.

필자가 머물었던 상하이중의약대학이 위치한 곳은 포동구 장강고과(浦東區 張江高科)로 한국의 대덕연구단지에 해당하는 곳이며 지금도 많은 연구소와 산업단지, 학교가 건설 중에 있다.
상하이의 관문인 포동국제공항에서는 대략 자동차로 약 40분, 자기부상열차로는 약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으며, 상하이 시내에서는 지하철로 약 30분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상하이중의약대학은 중국의 4대 중의약 대학 중 한 곳으로 1956년 상하이에 산재해 있던 4개의 중의약 학원을 통합하여 설립되었으며, 학제는 한국의 한의학 학제- 예과 2년, 본과 4년 -와는 달리 7년제 중의학 과정, 5년제 중의약 과정, 중의기초의학과정, 지압학과, 4년제 중의약 과정, 3년제 의학 전문대과정 등의 7개 과정이 있다.
지리적 위치상 국제교류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현재까지 100여개 국가에 한의사를 배출하였으며 유학생의 편의를 위해 한국어, 영어, 일어, 프랑스어 등의 언어로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상하이중의약대학 부속병원은 서광병원(曙光醫院), 용화병원(龍華醫院), 악양병원(岳陽醫院), 상하이시 중의병원(上海市 中醫醫院), 보타구중심병원(普陀區 中心醫院) 등 총 5곳이 있었으며 모두가 순수한 한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양한방의 결합체계로 되어있다.
중의사에게 양-한방처방권한이 다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방처방을 할 수 도 있고, 양방처방만을 할 수도 있고, 동시에 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한국과의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연수를 다녀온 서광병원(曙光醫院)은 상하이 최대의 종합병원으로 병상은 東院 720병상, 西院 600병상 총 1,320병상이며 외래환자 하루 평균 4천명, 응급환자만도 1천명에 달한다.
서광병원 종류과(腫瘤科)- 중국은 cancer를 腫瘤라고 표현한다 -의 평균 재원 환자수는 대개 40~50명이며, 종양전문 중의사는 교수급 3명, 전공의급 1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암·폐암·간암 같은 고형암 뿐아니라, 림프종·백혈병과 같은 혈액암까지 모든 종류의 암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회진은 오전에 한번 돌고, 의료진의 수가 환자수에 비해 많은 편이고 한국에 비하여 침, 뜸, 부항, 수기치료 등 손이 많이 가는 치료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점심 이후에는 비교적 한가한 편이었다.
회진 후 한약 혹은 양약 처방을 내리고,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를 받는 모습이 둔산한방병원 종양과와 별반 다른 게 없었다.
암과 사람이 함께 간다는 치료의 대법(大法)이 우리와 유사하고, 같은 약재를 쓰면서 필요시 양방치료를 시행하는 모습도 우리와 매우 흡사했다.

우리나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 명의 의사(중의사)가 양방적 치료와 한방적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양방적 치료가 유효할 경우는 양방치료를, 한방적 치료가 유효할 경우는 한방적 치료를, 두 가지 병행이 더 이득일 경우는 한양방병용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에서 한약제제로 만든 수액을 맞는 환자의 모습은 일상적인 일이며, 이레사와 같은 항암제를 복용하면도 동시에 한약을 복용하는 폐암환자도 매우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양방과 한방이 서로의 단점만을 가지고 다투면서 장점들마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게 대체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에 필자에게 중의학의 의료 현실은 신선하면서도 부러운 측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한·양방이 서로를 인정하기를 꺼려하는 동안 중국은 한양방 협진-병용치료를 시행하면서 그들만의 노하우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게 여겨졌다.

4주간의 연수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연수였다. 우리나라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치료 기준과 치료 방법, 치료 약재를 가지고 치료 한다는 점에서 놀랍기도 했고, 나름대로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양방 통합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겨주었다.
앞으로 이러한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한방 암치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동서암센터의 조종관, 손창규, 유화승 교수님께도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박봉기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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