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본 한의관련 뉴스의 문제점(백은경 원장 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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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본 한의관련 뉴스의 문제점(백은경 원장 글 전문)
  • 승인 2008.07.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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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본 한의관련 뉴스의 문제점

백은경(한미래포럼 부대표/ 해마한의원 한방3실)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부터 중소병원, 동네의원, 한의원에 이르는 전체 의료기관과 약국을 포함한 조사에서 한방의료기관이 환자로부터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다른 설문조사결과에서도 한방병,의원을 내원한 경험이 있는 시민의 87.5%가 진료내용을 포함하여 만족스럽다는 응답을 했다. 그러나 한의계의 경영난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고, 올해 초 모 TV방송드라마에서 한약파우치를 내던지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한약이 외면당하고 있다. 드라마의 속성상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창출하지는 못하지만,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이데올로기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미 한약과 한의사의 이미지가 심각한 지경에 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약의 안전성문제는 2000년 이후로 해마다 개선되고 있는데도 사회의 인식은 정반대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의계의 대처에는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일까? 이런 의문점을 가지고 2006년 1월부터 2008년 1월까지의 뉴스를 대상으로 양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KBS, MBC, SBS, EBS 중에서 MBC가 부정적인 내용의 뉴스를 가장 많이 내보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중 부정적인 뉴스 비율이 타 신문사에 비해 높은 신문사는 중앙일보였으며, 조선일보가 긍정적인 뉴스를 가장 많이 실었다.

방송사에서 다룬 한의계 뉴스는 분기별로 1~6회로 빈도가 매우 낮았으며, 4대 일간지의 경우는 1~15회로서 방송보다는 높으나 여전히 전체적인 빈도가 낮았는데 긍정적 뉴스 2 부정적 뉴스 1 비율이었다. 그 외 연합뉴스와 YTN의 경우에는 분기별 80건 내외의 뉴스를 전하고 있었고, 경향신문, 국민일보를 비롯한 중앙지들의 경우 긍정적 뉴스제공이 월등히 많았다.

긍정적 뉴스의 내용으로는 한방R&D, 한의계 인사소개, 한의협 동정, 봉사와 후원소개, 생활의학으로서의 한방, 새로운 치료기술, 한의학의 세계적 동향, 공공의료 순이었다. 이 중 한방R&D와 관련된 뉴스는 계속 증가추세에 있고, 생활의학으로서의 한방에 대한 내용은 2006년 상반기 이후로 계속 줄고 있으며 한의협동정은 사안에 따라 기복이 심했고, 봉사와 후원에 대한 뉴스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부정적 뉴스의 내용 1위는 중금속, 이산화황, 잔류농약, 아플라톡신 등 한약품질관리문제였고, 이어 유통문제가 2위로 제기되었다. 무면허의료행위와 관련된 뉴스가 3위였으며 양한방 갈등문제가 4위를 차지하였다.

방송사와 4대일간지 및 메디게이트, 데일리메디, 데일리팜, 한국의약신문, 쿠키뉴스, 한의신문, 민족의학신문, 청년의사, 의협신문, 디지틀보사, 뉴시스, 메디&팜스 투데이, 의약뉴스 등의 전문지를 포함한 뉴스분석에서는 긍정적 뉴스가 3194건, 부정적 뉴스가 1974건 이었다.

중립적 뉴스의 내용으로는 한미FTA 반대 시위, 의료법 개정, 의료보호 환자 급여제도 변경, 한의학전문대학원, 보약의 소득공제, 복수면허자 헌재판결 등이 있었다.

이들 뉴스에 대한 협회의 대처 중 다소 미흡했던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중앙지는 물론 전문지 뉴스가 없는 날이 있을 정도로 주목할 만한 뉴스가 빈약했음을 볼 수 있다. 홍보란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며, 사회의 타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과정인데 뉴스가 없음은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는 반복되는 품질과 유통문제로 인해 한약재에 대한 불신이 고착화되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협회의 대응은 문제점 부각 6 대응 1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세 번째로는 제4의 권력이라고 부를 정도의 힘을 가진 언론이 독자에게 공평한 정보를 주고 판단내릴 시간을 주지 않는데 대한 이의제기가 불충분했음을 들 수 있다. 일부 중앙지와 방송사 및 전문지는 한의계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을 실었음에도 한의협은 부당한 기사를 실은 기자와 의대교수, 방송사에 대한 언론중재위 제소에 소홀했다. 마지막으로 한의계의 성명서가 계속 진화중이지만 여전히 용어가 어렵고 선언적이며 덜 구체적이라 설득력이 약한 점을 들 수 있다.

홍보는 단순히 뭔가를 알리는 것 이상으로 홍보주체를 신뢰롭게 하는 과정이고 문제발생시 해결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도구가 된다. 1만 7천여명의 한의사를 대변하고 있는 한의계 홍보팀의 홍보목표에 대해서, 그리고 이것을 설정하는 홍보전문교육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참고하기 위해 별도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한의계 홍보팀은 팀장포함 3명이며, 예산은 2억이 조금 넘는다. 해마다 증액되긴 하나 홍보예산만 놓고 볼때 양방의 모 분과학회 홍보비용의 1/2수준에 못 미친다.. 홍보팀원들은 홍보전문교육을 받았으며, 홍보목표설정과 관련된 전략기획, 위기관리, 홍보켐페인 실행에 대한 전문교육의 필요성이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교육기회가 제공될 필요가 있으나 현재 협회의 홍보전문교육에 대한 지원은 보통이하 수준으로 나타나 향후 보완이 절실하다.

향후 한의계의 홍보 개선방향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회와 개원가에서 대국민 홍보컨텐츠를 적극 개발하는 것이다. 또한 불거진 문제점에 대해서는 한의협의 해결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행단계에 대한 일관된 설명이 필요하다. 즉 초기의 문제는 A였으며 현재는 B단계를 거치고 있고, 곧 C단계로 진입하여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게 된다는 전망을 제시해야한다. 국민이 실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사실과 진실이 무엇이든 외면당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세 번째로 한의협 홍보팀에 대한 외부전문가의 교육기회확대와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보건의료계전문가를 양성하여 중립적이고 설득력있는 한의계 홍보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한의계는 방송사나 신문사에 행사할 영향력이 없다. 광고주가 없고, 구독자도 열세라 상업주의와 관련된 파워가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으로 홍보하며, 무엇으로 긍정적 영향력을 키워갈 것인가? 생활에 적용할 예방의학으로, 새로운 신약개발의 원천으로, 질병치료의 신기술로, 전인적 치료의 의철학으로, 보다 안전한 치료방법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것이, 그것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해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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