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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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12)
  • 승인 2008.05.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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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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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인삼 삼국지
지난 5월 8일에서 13일까지 한약 조사차 중국의 후베이(湖北)성 언스(恩施)土家族苗族자치주를 다녀왔다. 12일 오후에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대지진이 일어난 날인데 청두와 가까운 언스 지역을 당일 오전에 비행기로 벗어나서 운이 좋은 듯하다.

후베이성의 왼쪽 아래 귀퉁이에 위치한 언스州. 이곳의 중심도시인 언스市에서 북동쪽에 있는 바둥(巴東)현 부근의 뤼총포(綠蔥坡)鎭, 동남쪽의 솽허(雙河) 그리고 서남쪽의 센펑(咸豊)현에는 많은 도지한약들이 재배되고 있었다. 이들 약재는 황련, 천마, 백출, 목단피, 산약, 현삼, 후박, 반하, 금은화, 패모, 대황, 두충, 당귀, 독활, 속단, 한삼, 후박, 대황 등이다.

이번호에는 뤼총포 지역과 솽허의 창링강(長嶺崗) 약용식물원에서 대량 재배하고 있는 죽절인삼과 삼칠 그리고 고려인삼에 대한 ‘한ㆍ중ㆍ일 인삼 삼국지’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해발 1620m의 창링강 약용식물원에는 죽절인삼을 대량 재배하고 있지만 사진 촬영은 통제하고 있었다. 그대신 뤼총포 지역에 규모가 큰 죽절인삼 포장이 있어 유익한 견학지가 되었다. 이곳의 포장 주인은 3대째 죽절인삼을 재배하고 있었다.

그는 사진 한 장을 보여주더니 ‘100년된 죽절인삼’이라면서 우리돈으로 1억 5천만원에 팔았다고 자랑한다. 건물내 한 창고로 안내하더니 죽절인삼으로 담갔다는 술을 한잔 권한다. 코피가 날수 있으니 많이 마시지 말라는 충고도 곁들이면서….

우리 일행이 우르르 죽절인삼 포장 안으로 들어가 열광적으로 사진을 촬영하니 주인은 인삼 꽃을 조심하라는 얘기를 몇 번이고 한다. 부피가 큰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서 비좁은 인삼 포장 내를 지나다 보면 귀한 약재를 꺾을 수 있으므로 다들 신경이 쓰인다. 촬영도 하고 인삼 표본도 만들 겸해서 우리돈 3천원 주고서 5년생 죽절인삼을 한 뿌리 뽑았다.

필자는 죽절인삼을 식물로서 처음 본다. 줄기에 꽃이 많이 달려 있어 우리 인삼과 차이가 나는 것 같지만, 주인은 “죽절인삼, 삼칠, 고려인삼을 외형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같이 비교해 보면 죽절인삼이 삼칠보다 꽃대가 길고 잎 색상도 더 진하다”고 설명한다.

이 포장에는 죽절인삼 외에도 윈난성産 삼칠과 고려인삼의 품종으로 여겨지는 장백산 인삼도 조금씩 재배하고 있다. 한 포장 내에서 한ㆍ중ㆍ일 인삼을 살아있는 모습으로 관찰할 수 있어 이곳 재배지는 ‘인삼 삼국지 여행’의 귀한 학습장이 되어 주었다.

들은 바로는 중국 사람들은 삼칠이나 서양삼으로 부르는 화기삼을 즐긴다고 한다. 고려인삼의 백삼이나 홍삼도 중국내 한약상점 진열장에서 반갑게 만날 수 있지만 우수한 효능을 가진 고려인삼이 중국처럼 넓은 시장에서 삼칠이나 화기삼에 비해 그다지 많지 않아 안타깝다.〈격주연재〉

글ㆍ사진 = 박종철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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