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동 칼럼] 한의대와 교수역할의 변화를 기대함
상태바
[이선동 칼럼] 한의대와 교수역할의 변화를 기대함
  • 승인 2008.03.07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최근 한의계가 총체적인 무력감과 절망,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싸여있다. 과거 20, 30년간의 활력과 가능성 그리고 희망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그동안 한의계 내부의 기대와 욕심이 우리 자체의 역량보다 부풀려지거나 커진 탓도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대와 욕심이 한의계 스스로의 발전이기 보다는 그동안 한국의 경제성장, 국내외적으로 자연주의 및 민족주의 강화 등의 배경들이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스스로 생존역량이 있었다면 아무리 힘든 환경이라도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을 것이니까.

세상은 크게 변화하고 있는데 솔직히 한의계는 과거에 너무 안주했고, 전통만을 지키고자 한 부분이 많았으며, 현재의 배부름에 만족해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했다. 세상이 변화하면서 의료소비자들의 요구도, 기대도 많이 달라지고 있으며 특히 우리의 경쟁대상인 서양의학은 크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한의계 문제의 중심에 한의대와 한의대 교수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의학에 대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에 걸맞게 내부적으로는 한의학 기초 및 임상분야의 발전과 변화를 주도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특히 한의학의 다양한 의학적 근거들을 학문적으로 제시하고 대응해야하는 게 모두 한의대나 교수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못한 결과로 한의대교육에 대한 많은 불만과 실망으로 기대감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으며 학생들이나 한의사도 스스로 살길을 찾는 것 같다. 학생들은 주변의 사교육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 오래전이며 그 수도 과거에 비해 많아지고 있고, 한의사들도 졸업 후에 사설강의를 통해 새로운 의료기술을 배우느라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고 있다. 한의계에서도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의존하는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고 슬프다.

한의계의 학문과 특히 치료기술의 리드는 오래전부터 학교나 부속병원보다는 개원가에 있다는 것을 지금은 아예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기초교수들은 임상가의 현실에 둔감하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임상교수들은 자존심 등의 이유로 새로운 치료기술의 도입과 학문적 입증노력에 매우 소극적이다. 어떤 임상교수는 학교의 역할은 임상가에서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고 이것의 효능을 교수가 증명하면 된다고 자신있게 얘기하고 있다. 어찌됐든 한의학의 학문중심은 많은 부분에서 학교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한의과대학의 현실과 교수들의 연구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특히나 요즈음에는 교수평가나 승진에 과거와 달리 많은 연구물을 요구하고 있어 당장에 교수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여기에 매주 9시간이상의 여러 과목 강의도 부담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대 및 교수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한의대와 교수는 한의학 이론이든 임상이든 한국 한의학의 중심이 돼야 한다. 현재의 많은 문제와 위기의 중심에는 한의대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회피나 무관심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한의대 관계자 모두가 한의계에 드리워진 어두운 현실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참여와 분명한 역할을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