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1. 中國 延邊 朝醫病院, 朝醫硏究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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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기] 1. 中國 延邊 朝醫病院, 朝醫硏究所
  • 승인 2008.02.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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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실질적 학술교류 모색 위한 발걸음 떼다

이 글은 지난 1월 10일부터 일주일동안 中國 延邊의 朝醫病院과 민족의약연구소(통칭 朝醫硏究所), 北京의 北京中醫藥大學, 圖書館 및 中醫科學院 基礎醫學硏究所 등을 탐방한 내용과 성과를 소개한 글이다. 경희대 한의대 원전학교실의 백유상·장우창 교수, 김용주 조교 이외에 경희대 미래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목인석·김미령·김윤지 학생이 동행했다. <필자 주>

이번 탐방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 韓中 학술교류가 실질적인 학문적 내용에서 긴밀하게 이루어지기보다는 연구기관이나 학회 단위의 교류가 많았으며 그로 인해 서로간의 연구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규모 학술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벗어나 소규모의 비공식 방문 형식을 택해 양국의 신진 연구자들이 만남을 갖고 향후 진지한 학술교류의 장을 마련해 나가고자 했다.

中醫學 학술 분야는 2000년 이후 들어 그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개방과 경제발전 이전의 시기에는 전통 中醫學의 틀을 유지하고 기존 학문 지식들을 정리하면서 연구 기반을 다져오다가 최근에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中醫學을 재해석함으로써 질 높은 연구 성과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韓醫學이 언제까지나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리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延邊 朝醫硏究所의 탐방은 이러한 中醫學의 양적 팽창과 질적 발전 속에 소수민족의학 또는 한국적 기반을 가진 의학이 어떠한 몸짓을 하고 있는가를 참고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北京中醫藥大學과 中醫科學院 방문에서는 세계 전통의학의 흐름을 주도하려는 中醫學의 현재 모습은 어떠한가를 일부 엿볼 수 있었다.

延邊 自治州는 조선족만 80여만 명(중국전체 약 200만)이 있으며 북한과의 국경 부근에 위치한 延吉市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조선 말기부터 조선인이 개척하여 거주한 곳으로 문화적으로는 거의 한국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朝醫學은 이곳이 중국에 편입된 이후부터 독립적으로 유지되어온 民族醫學을 말한다. 내용을 보면 李濟馬의 四象醫學을 기본 축으로 하여 우리나라 한의학의 전통인 『醫方類聚』, 『東醫寶鑑』 등을 연구 접목하고 있으며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국인들의 문화 속에 남아있는 민간의학의 내용까지 포괄하고 있다.

이러한 朝醫學은 바로 延邊 조선인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보통 의학이 발전하는 데는 대규모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있거나 전쟁, 기근 등의 어려운 현실이 배경이 되는데, 延邊의 경우는 일제 강점기의 어려움 속에서 많은 지식인들이 이주 활동하면서 의학의 전통을 유지할 수 있었고 李濟馬의 四象醫學도 그 가운데 명맥을 이어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朝醫學의 중심이 되는 四象醫學의 특징을 보면, 정통 『東醫壽世保元』의 내용을 고수하는 전통을 유지해오다가 최근에 이르러 기존 한의학의 내용을 접목하여 풍부하게 변형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辨象의 개념을 제시하였는데 이때의 象은 質象(體質本象), 病象(病의 象), 症과 徵象(病理의 象), 氣質象(心理特徵의 象) 등을 포괄한다. 辨象 과정은 각 체질별 五行歸類, 體格, 飮食嗜好, 臟腑, 聲音, 皮膚, 性情, 生理特徵, 藥物反應 등에 따라 결정된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太陽人, 少陽人, 太陰人, 少陰人의 순서대로 金, 火, 水, 木에 배속하고 있으며, 체격은 각 체질을 肥滿型, 壯實型, 瘦型 등으로 세분하고 寒熱, 痰濕의 구분을 다르게 하고 있다.
가장 특이한 것은 손톱 뿌리에 나타나는 흰 반원의 개수로 체질을 구분하는 것인데 위에 열거한 체질 순서대로 10개, 9~8개, 6~5개, 4~0개가 나타난다. 즉 陽人일수록 반원의 개수가 많아지는 것이다.

목소리는 남자의 경우 陽人일수록 높고 맑으며 여자의 경우는 陰人일수록 높은 음이 나온다. 皮膚는 陽人일수록 견실한 반면에 검버섯은 이른 나이에 피고, 잠은 陽人일수록 잘 오지 않는다. 약 6,000명 정도의 검증을 실시하여 각 체질별 1,000명 이상의 실례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였고 위의 각 기준에 대한 가중치를 산출하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나름대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단, 이러한 기준들이 나오게 된 朝醫學의 전통적 맥락에 대하여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朝醫硏究所에서 저술한 책으로는 『中醫朝醫學』, 『東醫壽世保元校釋』 등과 한국의서 『鄕藥集成方』, 『濟衆新編』 등이 있다.
中國의 소수민족 정책은 자치를 인정하면서도 집중적으로 육성하지는 않았는데 이 때문에 朝醫學은 1980년대까지 크게 육성되지 못하였고 독립된 교육기관과 면허제도도 만들어지지 못하였다.

처음에는 사설로 교육을 시행하다 최근 정규 中醫藥大學 출신자들이 유입되었고 독립면허는 중앙정부에서 약속만 한 상태이다. 최근에 정부지원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중국의 경제발전 속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수민족 지원을 늘린 결과로 보인다. 朝醫病院 규모는 외래환자 연 3만명, 입원환자 연 700명 정도의 중간급이며 직원은 교수 포함 80여명이다.

朝醫硏究所에서 희망한 四象醫學, 『東醫寶鑑』, 『醫方類聚』 관련 국내 최신 저서와 자료를 전달하였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학술 교류를 약속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일행을 환대해주신 李濟禹 소장님과 崔正植 부소장님께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硏究所 방문을 마치고 독립운동의 얼이 서려있는 龍井市와 윤동주 시인이 공부했던 명동소학교 등을 돌아보면서 민족의학의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다음호 예고 : 2. 北京中醫藥大學·中醫科學院 편>

대표집필 = 白裕相
(경희대 한의대 原典學敎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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