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 옌칭도서관 한국관 방문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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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 옌칭도서관 한국관 방문기(상)
  • 승인 2008.02.1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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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해외소재 한의학 자료조사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근 미국 하버드 옌칭도서관 한국관을 방문한 경희대 한의대 차웅석 교수가 방문소감을 본지에 보내 온 것으로 2회로 나누어 싣는다. <편집자 주>

■ 국제적 명성의 동아시아문제연구소

‘하버드(Harvard)’ 하면 우리에게 그다지 낯설지 않은 명칭이지만 옌칭연구소, 옌칭도서관이라고 하면 비전공자나 관련분야가 아니면 약간 낯선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옌칭연구소는 하버드대학교 부설기관으로 1928년에 하버드에서 동아시아문제를 연구하는 기관으로 처음 시작된 것이 지금은 동아시아문제를 연구하는 국제적인 연구소로 성장해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와 동아시아 각국 출신의 전문 연구자들이 스텝으로 근무하고 있다.

도서관은 고대 희귀본자료를 포함하여 동아시아 관련자료를 광범위하게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으로 꽤나 이름있는 곳이다. ‘옌칭(Yenching)’은 중국의 옛 수도이름 ‘연경(燕京)’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1928년부터 1965년 이전까지는 Chinese -Japanese Library of the Harvard-Yenching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라는 긴 이름으로 불렸으나 1965년부터 하바드 옌칭도서관(Harvard Yenching Library)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동아시아라고 하면 그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아마도 중국의 문명과 코드를 같이하는 곳을 통칭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듯싶다. 그렇다면 중국과 한국, 일본 그리고 베트남까지 포함한다. 옌칭도서관의 컬렉션도 이들 4개 국가별로 나뉘어 구성되어있다. 여기에 서양언어권의 소장자료까지 합쳐져 5개국의 고대 및 현대자료가 소장되어 있다. 서양언어라 함은 독일어, 불어, 이태리어 등 모든 Western language로 나온 동아시아 관련자료들을 포괄하는데 주로 영어가 많다.

■ 韓·中·日·越 등 국가별 자료관리

현재 한국관을 담당하는 사람은 강미경 관장으로 이곳에 온지는 2년이 채 안되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 한국관을 담당했던 윤충남 박사는 십수 년에 걸쳐 한국본 희귀자료를 정리하고 해제까지 붙여 출간했을 정도로 이곳의 자료정리에 공로가 많으신 분이다. 윤충남 박사가 하버드 한국관의 역사를 정리한 「하버드 한국학의 요람」(The Cradle of Korean Studies at Harvard University)이 2001년에 을유문화사에서 출판됐다. 그 분은 2006년에 은퇴하여 그 자리를 지금의 강미경 관장이 이어가고 있다.

이곳 도서관에는 도서관 관리자 즉 사서들을 위한 별도의 사무공간은 없고 각 층마다 빽빽이 들어차 있는 서고 옆에 간이벽으로 만든 조그마한 공간에서 근무한다. 지하 1, 2층은 한국관련 자료들이 있는 곳인데 서가 옆에 마련된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한국관에 속한 6명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 간편한 자료이용 절차

필자가 이곳 하버드옌칭도서관에 온 이유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해외소재 한의학 자료조사연구 프로젝트의 첫 사업인 중국조사가 3년째인 2008년에 끝나고 2009년부터는 일본, 2010년에는 미주와 유럽 등으로 대상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그 사전조사를 위한 것이다.

이곳 하버드옌칭연구소의 소장자료는 하버드도서자료 검색웹페이지, HOLLIS Catalog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www.lib.harvard.edu). 모든 목록을 영문은 물론 한글 및 한자를 입력해도 찾을 수 있고 한글이름을 로마자표기법(McCune-Reischauer 표기법 : 현재 미국 공공도서관에서 사용하는 외국어표기법)으로 병기해두었기 때문에 약간의 규칙만 이해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소장자료는 개가열람식이며 출입카드를 받으면 자유롭게 이용가능하고 국가별로 층별 소장위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쉽게 이용가능하다. 그러나 장서의 양이 계속 늘어나고 장소는 제한되어 있어서 일부자료는 Depository(보관서고)에 보관해두고 있다고 한다. 한국자료의 경우 1/3 가량이 별도로 보관되어 있다. 웹페이지 목록에서 원하는 자료가 Depository에 있다고 되어 있을 경우 안내데스크에서 신청하면 그 다음날 확인할 수 있다.

도서 외에 DVD, CD자료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고 고전자료의 경우는 계속해서 디지털화하고 있어서 많은 자료는 마이크로필름으로 편리하게 열람할 수 있고 출력도 할 수 있으며 플래쉬메모리가 있으면 파일로도 복사해 갈 수 있다.
일부자료는 HOLLIS 웹에서도 원본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옌칭도서관에 있는 한국고전자료 중에서 한국에서 소장하고 있지 않은 자료 469종 945책을 3년에 걸쳐 디지털화해서 양국 기관이 공동으로 웹서비스하기로 되어 있어서 그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128종의 작업을 마쳤으며 웹상에서 전체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 한국자료 13만여권 소장

도서관은 지하 2층, 지상 3층의 총 5개 층이고 1층에는 안내데스크와 그 옆에 참고열람실이 있다. 이곳에는 국가별로 사전류, 총류 등이 비치되어 있으며 잡지전문서가도 갖추어져있다. 이곳에서 구독하는 한국잡지학술지는 1천 종이 넘지만 1층 서가에는 대표로 십 수 종만을 진열해두고 있다.
중국자료는 1층과 지하1층에 전문서가가 있으며 일본자료는 1층, 2층, 3층에 전문서가가 있고 한국자료는 지하 1층과 지하 2층을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자료는 지하 1층에 전문서가가 있다. 도서관의 전반적인 구조는 협소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다 보니 미로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근무하는 직원들이 친절하기 때문에 지나가다가 조금이라도 낯선 표정을 지으면 누구를 찾는지, 도와줄 일은 없는지 물어보기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이곳이 동아시아 관련자료가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중국계직원들이 많아 보인다. 전체직원의 43%가 중국계라고 한다. 고전희귀본자료(Rare Book)인 경우는 국가에 관계없이 도서관 3층의 별도의 구역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곳 옌칭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자료의 규모는 총 1,191,123권(2007년 6월 30일 기준)이며 한국관의 경우는 그 중에서 134,317권이다. 해마다 새로 들여오는 자료는 옌칭도서관 전체 3만권정도인데 한국관의 경우 지난해 5411권의 자료를 새로 들여왔다.
이곳의 출입카드 발급은 대학의 연구자인 경우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교원신분증(사진부착) 또는 재직증명서와 여권 같은 사진이 붙은 신분증명을 가져오면 별도의 엄격한 절차없이 간단한 ID카드를 만들어 주는데 사용기한은 일주일 정도이다.

이 곳 담당자와 이야기하면 기한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학 이외의 기관인 경우이거나 개인의 경우라면 이 곳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미리 확인절차를 받아야한다.
필자가 확인하고 싶어했던 자료는 고대의서류였고, 이곳에 오기 전에 목록검색을 통해 약 50종의 중국의서 리스트를 미리 이 곳 담당자에게 보냈다. 나중에 여기 와서 안 사실이지만 그렇게 리스트를 미리 뽑아서 보낼 필요가 없었다. 일단 출입카드를 받으면 내가 원하는 자료는 얼마든지 열람이 가능한, 아주 편리한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이지 지난 수년간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안상우 부장님과 중국의 여러 기관을 다니면서 고대의서 원본자료 확인하면서 몸고생 마음고생을 좀 했었다. 문전박대 즉 함부로 보여줄 수 없다고 애당초 거절하는 것은 기본이고 겨우겨우 보는 경우에도 감시의 눈길이 매서웠다. 절대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는 엄한 분의기 속에서 어렵게 자료를 확인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 기억으로 가장 최악의 경우 北京大學圖書館 고서실인데 보여주지도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 곳에 있는 명나라판본을 복사라도 해올라치면 장당 복사비가 중국돈 몇 백원 우리 돈 2~3만원하는 식이니까, 한권 복사하는데 우리 돈으로 족히 200만원은 줘야한다. <계속>

차웅석(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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