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중의 중금속 이야기 <백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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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중의 중금속 이야기 <백은경>
  • 승인 2007.12.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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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분유에서 쇳가루가 나온다는 TV방송이 있었다. 분유를 먹이던 엄마들의 환불요청이 쇄도했고 다른 회사제품으로 바꾸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반분유 만이 아니라 뇌손상으로 섭식장애가 있어 충분한 영양섭취를 못하는 아기들이 따로 먹던 고칼로리의 수입 분유 역시 한바탕 난리가 났다. 회사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여러 자료들을 보면 우유에도 미량이나마 중금속이 있으며 국가별 안전기준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그렇다면 모유는 어떨까? 부산지역 건강한 산모 106명을 대상으로 하여 혈액과 모유 속에 있는 납·크롬·구리·몰리브덴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납은 공업지역에서, 크롬은 주택지역에서, 구리와 몰리브덴은 농촌지역에서 가장 높이 검출되었다. 혈액중의 중금속 함량과 모유 속의 중금속 함량 평균값은 성분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예를 들어 모유의 납 함량은 혈액의 납 함량에 비해 30% 정도였으며 평균값이 5.28±1.79㎍%로 미국 등에 비하면 꽤 높은 수치였다. 인종이나 지역만이 아니라 산모의 기호식품별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 산모들의 모유 중 납농도는 기호식품이 육류>채소류>해물류 순이었다.

최근 모유 속 중금속에 관련된 흥미로운 보고가 있었다. 일본의 어떤 병원에서 7개월된 남아가 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를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간 고질병처럼 한포(汗疱: pompholyx)증이 낫질 않았다. 원인을 추적해보니 과산화크롬이 문제였으며, 평소 초컬릿과 코코아를 아주 많이 먹고서 젖을 먹였던 엄마의 식습관이 문제였다. 그래서 산모에게 초컬릿과 코코아를 먹지 않게 하자 2주내로 아기의 한포증이 회복되었다는 증례였다.

또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Huludao (葫蘆島)시에서는 중금속섭취의 주된 경로가 씨리얼과 해산물, 야채류섭취였으며 과일이나 우유 육류 달걀은 그 다음이었다는 조사결과도 소개되어 있었다.
한국은 어떨 것인가? 식약청에서 조사한 한국인이 섭취하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 108종 중 유해중금속 검출순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비소(As)는 김과 미역, 카드뮴(Cd)은 김과 굴, 납(Pb)은 무청과 토마토, 수은(Hg)은 동태와 참치통조림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검출범위는 nd(불검출)~최대 7.21㎎/㎏이었다. 1994년, 2000년, 2001년 세 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완전식품으로 먹는 식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나라 국민의 1일 섭취량과 평균 주간섭취량은 국제기준에 비춰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범위로 결론지어졌다.

젖을 먹이는 산모들이 산후조리약으로 한약을 먹었을 때 아기는 모유로부터 안전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안전하다. 재작년에 우연히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게 되었는데, 한약을 먹어서 쌓인 중금속을 해독하는 치료를 임산부들에게 해준다는 제독요법이란 설명이 있었다. 도대체 한약을 알기나 하고서 지껄인 소린지 따지고 싶었다.

한약 역시 천연물이라 미량금속이 있지만 미역이나 김, 무청, 동태와도 비교할 수 없이 낮은 수치이다. 한약을 하루 2회, 100일간 지속복용하면 미역국 한 그릇에 해당되는 정도의 문제를 가지는 것으로 환산된다. 그나마 미역국 한 그릇에 들어있는 중금속량은 일일섭취량으로 따지거나 주간섭취량으로 따졌을 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수치이다. 따라서 산후회복을 위한 한약의 안전성에 대해 바른 이해와 적절한 복용의 지혜가 있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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