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세계인삼엑스포 현장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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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세계인삼엑스포 현장에 다녀와서
  • 승인 2006.09.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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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부작용 줄인 다양한 한의학적 제품 개발해야”

인삼의 중요 산지인 충남 금산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5일까지 ‘2006금산세계인삼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생명의 뿌리, 인삼’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충남 금산군 국제인삼유통센터일원(13만평 규모)에서 진행되고 있다.

15개국의 80개 기관 및 단체에서 참여하는 이 엑스포는 전시공간인 ‘건강의 성’, 공연행사와 인삼체험이 이루어지는 ‘여흥의 뜰’, 해외 바이어들과의 교류를 위한 ‘교류의 장’ 및 ‘휴식과 체험’, ‘웰빙의 숲’ 등 5개의 테마 존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인삼산업활성화를 위한 정책포럼(10일), 친환경인삼재배컨퍼런스(11일)등의 인삼학술회의와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다음은 강병수 동국대 본초학 명예교수가 현장을 다녀온 소감을 보내온 글이다.

■ 9월 22일 개막식에서는…

현장에는 인삼 관련한 학술대회 및 문화행사와 함께 전시장에는 인삼산업과 관련된 정보를 비치한 전시공간 및 교역을 위한 공간 등이 마련됐다.
인삼, 사삼 등 생물 뿐 아니라 인삼을 활용한 제품들도 전시돼 있었다. 그리고 이 곳에서는 중국과 일본, 서양인삼의 제품들도 눈에 띈다.
한편 금산 인삼은 ‘곡삼’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포 현장을 방문하는 겸 금산의 인삼 제조공장에 들려 제조과정을 봤다. <사진>

금산을 둘러보며 인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성이 더해진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해안지역과 섬을 제외한 모든 산야에서 산삼이 자생했다. 하지만 근세 조선에 들어오면서 중국 조공 및 일본 등지에 수출, 국내 소비 등으로 매년 3~4천근까지 소모돼 멸종위기에 처해졌다.
당시 인삼을 비밀리에 재배하고 가짜가 성행하게 되자 재배가 금지됐다가 1540년대 주세붕 선생이 임금께 상소하여 재배허가를 받아 풍기 재배인삼이 탄생하게 됐고, 그가 황해도 관찰사로 가면서 개성 인삼도 재배됐다. 비슷한 시기에 금산에서도 인삼 재배가 활성화되면서 개성, 풍기, 금산 인삼이 대표적인 한국 인삼이 된다.

인삼을 실제 재배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인삼의 역사를 보다 생생히 알려준다.
인삼은 품종·토양·기후·물에 따라 품질·성분이 다르고 생산지역마다 특성이 다르다.
그들에 따르면, 일제시기부터 지역마다 인삼을 제조하는 방식이 달라서 이것이 지역의 인삼을 구분하는 특징이 됐다. 개성인삼은 직삼으로 곧게 말린 것이고, 풍기 인삼은 뿌리만 말아 놓은 반곡삼이고, 금산 인삼은 몸체까지 말아 놓은 모습이어서 곡삼이라 한다. 개성인삼을 제일 높게 쳐줬는데, 그래서 바로 남쪽 김포에서 개성인삼을 대신할 인삼을 재배하게 됐다고 한다.

■ 고려인삼의 영화 되찾자

이런 직삼·곡삼·반곡삼 등의 규격체계가 이어져 오다가 70년대 들어 이 규격이 헝클어졌다. 인삼 재배 특성상 한번 심었던 장소에서는 곧이어 인삼을 재배하지 못하고 땅을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이동해야 하는데 이 와중에 지역적인 특성이 허물어져버린 것이다. 아울러 인삼 거상들이 금산에 몰려들면서 금산이 인삼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됐다는 사실을 소상히 알게 됐다.

한편 한국 인삼의 세계 수출량이 떨어지게 된 데는 홍콩·대만의 인삼 거상과 한국 인삼관계기관 및 한국인삼업자들과의 원만치 못한 관계가 단초가 됐다. 이들은 서양 花旗蔘에 관심을 갖고 재배·품질·성분 등을 연구, 한국 인삼과 비교를 통해 문제점을 부각시키면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해 결국 인삼 시장의 90%가 3~4년근 화기삼으로 채워지는 현실로 이어졌다.

서양 인삼인 화기삼을 얘기하자면, 화기삼은 한국인삼에 비해 성분함량이 떨어지고 따라서 甘하고 冷한 약성을 가진다.
화기삼 판매상들은 이를 두고 “순하고 부작용을 없는 인삼”이라며 판매하고 있다. 화기삼은 싸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장점을 내세워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북쪽지방의 저공해지역을 중심으로 현대식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 규격에 맞는 시설을 마련해 인삼을 대량생산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한국 인삼시장의 입지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듣고 보니 한국 인삼에 대한 연구·개발에 있어 한의학적 제품 개발이 요구된다는 자각이 든다.

성분분석에 대한 연구는 진행될 대로 됐고, 이제는 더 나아가 인삼의 약성을 이용하되 다른 약재와의 배합을 통한 새로운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배합의 능력은 理法方藥 원리를 가지고 있는 한의학의 강점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녹차를 덖음으로 만들어 마시는데 덖음녹차는 탄닌성분을 가진다. 하지만 녹차가 인삼을 만나면 탄닌성분을 줄여주면서 녹차와 인삼의 효과를 함께 가질 수 있다.

아울러 인삼을 국제화하기 위해서는 중금속, 농약이 없는 재료를 가지고 건조과정을 통해 제품을 양질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인삼 뿐 아니라 한약재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되, 금산의 엑스포 현장을 돌아보며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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