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의 젊은 힘, 지역보건의 참 일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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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의 젊은 힘, 지역보건의 참 일꾼(6)
  • 승인 2006.09.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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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保社硏 근무 한의과 공보의 지속 배출됐으면”

6. 연구원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의 만남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에 한의과 공중보건의사로 출근한지 어느덧 2년 6개월이 되었다.
어느 곳이나 처음 가는 곳은 낯설겠지만 첫 출근하는 그날의 어색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연구원 공보의. 일선 보건소와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다른 공보의들과는 다소 다른 업무를 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 진료의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었다.

먼저 보사연을 소개해야겠다. 보사연은 총리실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간단히 소개하면 보건의료·사회복지·사회보장·인구가족·국민연금·건강보험 등과 관련한 정책과제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물론 한의학도 보건의료의 한 분야에 속하기 때문에 한의학 관련 정책과제도 종종 있다.
대부분의 공중보건의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연구원 공중보건의사의 위치도 역시 조금은 애매하다. 솔직히 표현하자면 처음 보사연에 왔을 때는 공중보건의사로서 아무런 존재감도 느끼지 못했다.

처음 2주간은 밀폐된 방에서 나를 포함한 5명의 공중보건의사가 하루 종일 빈 책상에서 신문만 봤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고,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점심식사 시간에 구내식당에서도 정장차림을 한 건장한 다섯 남자들을 사람들은 신기한 듯 쳐다보곤 했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3주가 지날 즈음, 처음으로 과제와 관련된 연구보조업무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단순한 작업들이었지만 우리를 불러주는 그 자체가 그렇게 즐거웠었다. 그렇게 시작한 공보의의 생활에서 지금은 모두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연구원과 한의학과의 연결고리 속에서

이곳에는 한의사 출신 연구원이 없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곳의 많은 연구원들이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서로 손을 내미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도 같고, 한의계의 무관심 때문인 것도 같고, 아무튼 보사연과 한의학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곳에 출근한 이후 줄곧 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그것이었다. 아무도 한의과 공보의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일단 이곳에서 한의학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원내진료실 운영이다.
연구라는 것이 하루 종일 스트레스 속에서 컴퓨터와 책상과 씨름을 하는 일이라 분명 많은 직원들이 항강증을 포함한 많은 질환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우리가 이러한 부분에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분명 연구원에서 한의학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박순일 원장님께 부탁을 드려, 작은 베드 2개의 진료실을 마련하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기존의 과제들에 대한 서포트 작업만 하고 있던 우리는 직접 proposal을 제안하여, 두 가지의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해가 지나갈 무렵 처음으로 우리의 이름이 새겨진 두 권의 과제물이 나왔다.

■ 한의사를 넘어선 보건의료인으로서

이 곳 생활의 장점은 한의사의 시각이 아닌 보다 넓은 의료인의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 안에서 한의학의 위치라든지, 더 나아가 중의학과 서양의 대체의학 속에서 보는 한의학의 위치를 보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한의학에 대한 오해가 일반 의료계에 얼마나 많이 있는지, 또한 한의학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다.
솔직히 후임 공보의들이 계속해서 한명이라도 꾸준히 배출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이곳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한의사가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한의사의 시각이 필요한 곳이고, 개인적으로는 한의사를 넘어 범의료인으로서의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제 6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나는 그 점이 가장 아쉽다. 참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인데, 뒤를 이어 줄 한의과 공보의 후임이 없다는 것이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솔직히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처음 우리가 생각했던 보사연에서 한의학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목표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현재 나와 함께 계시는 다른 한의과 공중보건의사 선생님들은 의료실태에 관한 조사 등 각종 연구과제에 참여하여 원내 출근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나는『농어촌 의료서비스 개선 사업』에 이제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리고 내일은 지금 원장님이신 김용문 원장님께서 애착을 가지고 계신 1사1촌 자매결연 운동의 일환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보사연의 이름으로 충주에 있는 월촌마을로 의료봉사를 가는 날이다. 이렇듯 우리는 한의사로서 보사연의 이름을 빛내는 일도 하고 있다.
끝으로 우리보다 더 나은 후임 한의과 공중보건의사가 보사연 내 연구인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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