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기업 열전④ - (주)씨알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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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기업 열전④ - (주)씨알테크놀로지
  • 승인 2006.04.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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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더 관심 가져 주시길”
한방 기술 응용, 건보급여는 양방만

지난해 보건복지부 용역으로 보건산업진흥원이 연구한 고령친화산업 중장기 실행전략을 굳이 한·양방으로 나누어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보면 한의학이 훨씬 높다. 그런데 의료산업 현장에서는 제도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한의사가 뒤쳐져 있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 한방의료 가능성은 무한

“한방의료가 통계화 돼 있지 못한 것이 주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한의학은 통증이나 만성퇴행성 질환에 뛰어나지만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자료는 빈약하다는 것이죠.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의학의 진단과 치료를 객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의계는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기제조업체인 (주)씨알테크놀로지 이근용 대표이사(38·사진)가 한방의료를 접하면서 늘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모 통신회사에서 병역특례산업체 근로자로 근무했던 이 대표는 이후 한 때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의 희망으로까지 떠올랐던 M사의 연구원으로 들어갔다. 의료기기산업의 가능성에 대한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대기업보다는 미래에 대한 도전에 마음이 이끌린 것이다.

M사에서 이 대표는 경락기능검사기·스트레스진단기 개발을 성공하며 한방의료와 가까워 질 수 있었고,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러나 가능성은 있었지만 근거를 요구하는 현실을 만족시킬만한 토대도, 수단도 부족하다는 것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결국 그의 도전정신이 2003년 8월 씨알테크 창업으로 이어졌다.
진단기기 개발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소기업 차원에서 진단기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막연한 희망사항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대표가 진단부분에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체열진단기를 보급형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 900만원대 체열진단기 개발

2005년 1월 1억원대에 육박하는 체열진단기를 900만원대의 초저가형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임상활용도가 높지 않은 부위까지 촬영되는 기존의 방식에서 사람의 손으로 원하는 부위의 체열을 측정하는 방식의 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신체의 체열 이미지를 형상화 해내고, 기존의 진단기에서 한 차원 발전해 척추체열을 통해 척추의 통증을 진단해 낼 수 있는 진단기라고 표시돼 있지만 寒熱의 차이를 중요시하는 한의학에서 체열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진단한다는 것은 양방과는 기본 개념부터 다르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건강보험법상 체열진단기는 한·양방 모두 비급여로 확정돼 있지만 한의학의 이론을 더 많이 뒷받침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회사에서 출시됐거나 개발하고 있는 의료기기들 대부분이 한의학적 원리가 응용돼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형식의 기기는 제작할 때부터 한·양방을 나누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시장규모를 놓고 볼 때 현실성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더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고 기대한 한의계에서 반응이 부족했을 때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한다.

씨알테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자기장/레이저 치료 응용기술 ▲전기치료 응용 기술 ▲생체 신호 계측기반 기술 ▲적외선 체열 진단 기반 기술 등을 꼽을 수 있다.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전문의료기기 개발 제조회사라는 구호에 걸맞게 씨알테크는 현재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함께 고령친화형 한방의료기기 개발을 진행 중이고, 보건복지부 국책과제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Photon Counting 방식의 Digital X-Ray Dectector 개발’을 연구 중이다.

특히 2004년 산자부로부터 ‘생체자기를 이용한 뇌자도(腦磁導) 진단 시스템 개발’의 2부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뇌자계’를 개발 중이다.
뇌자계는 뇌 진단기기로 지금까지는 구조 측면에서 조사나 관찰을 통해 질병을 진단했던 것에서 벗어나 뇌자도의 신호처리 및 분석시스템을 이용해 장기 또는 신체 전반의 정상·비정상 상황, 특히 질병의 정도·상태 등을 관찰해 내는 의료기라고 설명한다.

■ 의료기기 건보급여 확대 매개체

한의학에 많은 장점이 있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이 대표는 이를 위해 한의학이 가장 필요한 것은 대중들의 접근도를 높이는 일이라고 말한다.
건강보험 체제가 자리 잡은 우리나라 의료계에서 한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4.1%에 불과한 상태로는 국민보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전체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하루아침에 끌어올린다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서서히, 점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의료기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씨알테크가 2003년 개발한 심부자극 전자기장 치료기인 CR-3000은 환부 깊숙이 10cm가 넘는 심부에 위치한 통점을 비침습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기구로 한방의료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침 시술 방법을 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통증치료에만 국한돼 있지만 양방은 건강보험 급여대상에 포함돼 있으나 한방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라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IMS 학회 회원이 3천명이고, 약 300곳의 양방의료기관에서 이러한 형태의 통증치료기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한의계가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의사가 침의 최고 전문가라면 이를 응용한 의료기기 역시 더 광범위하게 많은 질병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기기의 활용도를 높여 보험급여하고, 환자만족도를 높여나갈 때 한의학은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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