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88] 實驗單方②
상태바
[고의서산책288] 實驗單方②
  • 승인 2006.04.14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갖가지 신기한 鄕藥 治驗錄

지난 호에 이어 이 책에서 처음 접하는 재미난 치료법 몇 가지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선 ‘文殊洗頭洗眼法’이라는 특이한 眼疾豫防 건강법을 들여다보자.
의외로 간단해 보이는 방법으로, 뽕나무를 태운 재를 물에 타 만드는 桑灰水로 눈을 씻는데 정월초구일, 2월 7일, 3월 9일, …… 이런 식으로 12월 29일까지 대략 한달 간격으로 실행한다.
그런데 이 날짜가 어떤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렇게 1년을 씻으면 어린아이의 눈(瞳子眼)이 되고 2년을 씻으면 天眼을 얻게 되고 3년을 씻으면 法眼이 열리게 된다고 하였다.

‘판目’이라는 생소한 병증도 보이는데 여기에는 한글로 ‘쌈눈’이라는 명칭이 달려있다. 이 병증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眼中白脈’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흰자위를 드러내면서 눈알이 뒤집히는 증상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옛 의서를 읽다보면, 이런 종류의 질병증상에 대한 우리식 표현과 새로운 용어를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우리 고유 의학용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뒤따르지 않은 채 원론적인 용어 표준화에 대한 필요성만이 제기된다거나 사전적인 개념정의에 따른 통일안만 강요되어서는 곤란하다.

또 여기에는 기존의 문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 침법이나 임상에서 실제 적용하던 전통침구법이 적지 않게 수록되어 있다.
예를 들면 大頭瘟에 응용하는 當陽穴은 일종의 기혈이었던 듯, ‘天庭最突處’라는 주석이 달려있다.
대개 이 당양혈이 여기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의림촬요』, 『동의보감』, 『인제지』 등에서는 ‘目瞳子直上入髮際處’라고 표현되고 있는데 반하여 이 책에서는 경혈 위치를 사뭇 실전적으로 표기하였음을 볼 수 있다.

함部에는 좀 더 다양한 의외의 대증치법들이 들어 있다. ‘落함’은 脫함 혹은 失함이라고도 부르는 증상으로 함骨脫臼를 말한다. 이 증상에 대해서 침, 뜸, 처방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치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만 살펴보자.
우선 맨 먼저 “좌우 귓구멍과 턱뼈 끝의 튀어나온 부분에 각기 1장씩 뜸을 뜨고 난 뒤에 손바닥으로 병자의 뺨을 한 차례 때리면 들어간다”라고 하였다.
그 뒤에 “하루 동안은 웃고 떠들거나 음식을 씹어서는 안 된다.”는 주의사항이 달려있는데, 게다가 “뜸뜰 곳을 상세히 알지 못하거든 의사에게 물어라”라는 친절한 안내문까지 붙여놓았다.

또 이 증상에는 消毒散, 淸陽飮 같은 방제도 수록되어 있지만, 水母, 梅實, 天南星 같은 약재를 찧어 붙이기도 하고 아예 시술자가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사용하여 환자의 입을 벌리고 손바닥으로 빠진 환자의 턱을 감싸 안아 밀어 넣는 手技法도 제법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것 역시 저자가 얼마나 임상에서 실천적인 경험을 축적해 왔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면이라 하겠다.

흥밋거리 중에 하나로 腎囊部에는 다음과 같은 수술법이 들어 있다. 곧 원인이 병 때문이든 저절로 그리 됐든 囊心이 터져 붙지 않은 증상에 먼저 산돼지 털로 꿰매고 나서, 꿰맨 상처 부위에 四黃散을 개어 바르거나 그 위에 다시 고약을 붙여두라 하였다.
또 글로 옮길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難治로 여겨졌던 走馬痰에 仁骨을 作末하여 燒存性하는 사용법까지 들어있어 얼마나 난치질환의 치료에 부심했는가를 짐작하게 해준다.

더욱이 이 책안에는 저자의 실제 임상경험담이 담겨진 의안이 적지 않게 실려 있다.
예컨대 疝症部에 있는 40代 남자 곽란증 치험례, 치질부의 一女胎上累月泄瀉黃門生痔례, 탈홍부의 一人脫肛不入將至死, 脚部의 年四十婦人膝上股自內骨中刺痛, 족부의 一男以과腫若一年 등과 같은 의안이 치법, 치방과 함께 항목마다 1, 2조문씩 섞여 있어 경험방을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특히 이들 의안은 怪疾, 손상, 전염성질환에 한층 집중되어 있어 저자의 관심사가 어느 분야에 치중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