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의계 안팎의 상황은 엄중하다. 한 순간만 방심하거나 판단 착오를 일으켜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한의계의 상황이다. 회장당선자의 인격과 능력을 신뢰하면서도 여전히 긴장을 풀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회장당선자는 취임 직후부터 임기를 마칠 때까지 주도면밀하게 업무를 장악해 회무생산성을 배가시켜야 할 것이다.
우선 선거과정에서 했던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 공약에서 언급한 내용은 물론이고 정책발표회와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답변했던 내용까지 모든 지켜야 할 약속의 범주에 든다. 일선한의사와 대의원들은 이런 약속을 지킬 것이라 기대하고 당선자를 선택했던 만큼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공약을 이행을 평가할 장치가 없다고 대충 얼버무릴 생각이 있다면 당장 단념하기 바란다. 식언의 책임이 당선자뿐만 아니라 당선자와 함께 했던 집행부 성원 모두에게 돌아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회장 혼자서 한의협 회무의 95%를 하는 방식도 이제는 지양돼야 한다. 한의협은 지역조직과 직능조직, 다양한 참모조직을 갖춘 거대한 기구다. 조직과 조직원 모두가 자기 몫을 해낼 때 시너지효과를 거두는 법이다. 부회장과 담당이사, 위원회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인사와 관리 양면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발성을 상실한 사무국조직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음을 자각해 내부혁신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필요하다. 시시콜콜 행사에 참여해 인사하는 회장이기보다는 하나라도 성취하는 내실 있는 회장이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연구, 기획조정, 비서업무, 사무국의 정보관리업무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런 모든 업무를 아우르는 능력이 리더십이다. 회장에게 주어진 인사권, 예산권은 물론이고 회장의 사회적 권위와 개인의 철학, 정치력까지 활용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리더십의 요체다. 임기가 끝나는 2년 뒤에는 정말 잘사는 한의사, 행복한 한의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도력을 100% 발휘해 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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