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자존심 살리는 선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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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자존심 살리는 선거돼야
  • 승인 2006.02.0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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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중견일꾼들을 뽑는 지부장선거가 일제히 시작됐다. 각 지부는 선고공고를 내고 후보등록을 받는 등 정해진 일정에 따라 분주히 움직이는 분위기다. 극히 일부를 뺀 대부분의 지부가 간선으로 선출하는 정관 규정에 따라 대의원을 상대로 한 선거전이 불을 뿜고 있다. 소속 시·도 회원들은 투표권이 없어 선거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경륜과 능력이 출중한 후보, 한의계의 문제를 쾌도난마처럼 풀어나갈 지도자, 한의학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헌신적으로 일할 일꾼이 뽑히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다. 후보들도 일선 한의사와 대의원의 정서를 읽기라도 한 듯 현실적이고 명쾌한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어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항간에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다는 소문이 나돌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그냥 근거 없는 루머로 끝나기를 기대하지만 행여나 사실일 경우 선거의 공정성은 물론이고 일선한의사들의 자존심에 크나큰 손상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행 한의협과 지부 선거규정은 1인당 10만 원 이상의 선물과 3만 원 이상의 음식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이 규정은 ‘그 이하는 괜찮다’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본다. 사회적 관행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 혹은 지자체장과 광역·기초 의원선거 어디를 보아도 금품과 향응 제공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 터에 한의사만 유독 규정준수를 내세워 혼탁선거를 치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한의협이 먼저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선거규정을 손질했어야 했어야 했다.

한의협 산하조직의 선거문제가 불거진 것은 경쟁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일면 발전적 측면도 없지 않다.
최근 지금까지는 단일후보가 많아 금품제공 등 공정선거를 해칠만한 일 자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선거초반에 터진 금품제공설은 한의계 선거의 경쟁이 살아나고 있다는 역설적 표현이며, 후속조치만 잘 취하면 한의계 선거풍토를 쇄신할 보약이 될 수도 있다.

한의계는 문제가 된 선거규정을 사회적 관행에 걸맞게 개정하고, 선거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그릇된 선거문화가 발붙이지 못하게 회원과 대의원의 자각과 자정활동이 선행돼야 한다. 일체의 접대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시민단체의 선례를 본받아 공명선거감시단 활동을 전개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지부장선거가 선거초반의 우려를 씻고 한의사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후보자와 유권자는 얼마 남지 않은 선거기간동안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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