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한의대인가 임상연구센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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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한의대인가 임상연구센터인가?
  • 승인 2005.12.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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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한의사,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실체에 강한 의문

정부가 설립하려는 국립대한의대의 실체가 국립의료원내 석·박사과정과 흡사한 형태를 띄어가자 일선한의사들은 한의계를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강력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의계의 반발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립대한의대가 학부와는 거리가 먼 전문대학원 형태로 설립될 것으로 예측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전망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22일 발표한 ‘제1차 한의약육성발전 5개년종합계획’에서 일부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립대한의대는 ‘국립의료원 이전계획과 연계하여 동 부설 한의학대학원 대학(전문대학원)으로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한의학대학원 대학 설립의 취지로 한의학의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를 강화하고, 한의학 교육을 진료중심에서 연구중심으로 전환하여 특성화된 인력을 양성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의계는 정부의 국립대한의대 설립계획이 학부도 아니고, 4+4제도 아닌 그야말로 현재의 대학원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 실망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의계 관계자들은 특히 정부가 말하는 ‘한의학대학원 대학’이 한의계 일부 인사들에 의해 4+4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잘못된 인식이라고 보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양방의 전문대학원은 4+4제로 학부개념인 데 반해 한의학대학원 대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석사 2년, 박사 2년의 과정이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사면허와 석사학위를 받는 의치학전문대학원과 석·박사학위를 받는 한의학대학원 대학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도 이런 방향으로 한의학대학원 대학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국립대한의대의 설립 목표가 임상의 배출보다 전문연구인력 배출이 주목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더욱이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조건으로 병역, 보수, 지위, 신분보장, 민간연구와의 연계 등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혀 정부의 한의학대학원 대학이 일반적인 학부나 4+4제인 의(치의)학대학원과 형태가 다를 것임을 암시했다.

한의계 관계자들은 연구자 배출을 목적으로 면허 없이 석·박사 학위만 주는 전문대학원 형태가 될 경우 우수한 인력이 지원하기 어렵다고 보고 정부의 정책방향이 수정돼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였다.
한의협의 한 관계자는 “이미 나온 한의사의 수준을 높이려는 조치가 아닌가 추측된다”면서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임상센터를 설치하는 게 더 낫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한의사는 “정부의 한의학대학원대학(전문대학원) 설립 추진방침은 한의과대학도 아니며 공약이행도 아니다”면서 “학부제 형식의 국립대한의대를 설립을 통한 상징성 획득을 희망해온 한의계의 꿈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한의계의 입장과 달리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공약도 지키고, 국립대한의대 설립에 따른 민원사항도 피해갈 수 있다는 다목적 포석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일선한의사들은 정부의 안이 학부의 성격을 가진 단과대학이라는 전제 아래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의협은 “국립대한의대의 키는 한의계가 쥐고 있다”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한의사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정부 계획의 초기단계에서 침묵하다 뒤늦게 반대하는 시늉을 하다 정부의 결정에 끌려가기를 반복해온 한의계가 이번에도 과거의 관성대로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는 것은 아닌지 일선한의사들의 걱정만 쌓여간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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