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極醫學’ 有感”에 答함 - 三極醫學이란(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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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極醫學’ 有感”에 答함 - 三極醫學이란(下)
  • 승인 2005.09.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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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行說은 잘못된 가설, 한의학의 골칫거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사물에서 陰陽 四象 五行의 이치가 보이는데 왜 五行과 사상의 이론을 부정하는가, 십이경맥의 유주를 체험했다고 해서 한의학의 기초이론인 五行과 사상을 부정하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다 가리워지겠는가, 자신의 눈만 가리워질 뿐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중학시절에 최초로 五行이론을 접하고 그에 매료되어 결국 한의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으며 그 동안 五行說이 단순한 가설이 아니고 우주의 원리라는 것을 찾기 위해 사적인 삶을 거의 포기하고 수행에만 매진하면서 우주의 이치를 관찰하려고 전신전령을 다 바쳤습니다. 자다가 일어나도 머릿속에는 인체의 원리와 陰陽五行에 대한 생각이 화두와 같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陰陽三極論의 완성과 함께 五行說의 허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五行은 실로 한의학의 골칫덩어리입니다. 우선 문헌적으로 살펴보면 한의학의 초기문헌에는 五行說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의학뿐만 아니라 동양학문의 초기에는 五行說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1973년과 1983, 4년 중국 湖南省 長沙市 馬王堆와 湖北省 江陵縣 張家山에서 출토된 의서는 기원전 210년과 기원전 190년 사이에 해당되는 시기에 만들어진 사본이므로 원본은 그보다 더 오래 전에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의서에는 經絡과 三陰三陽개념은 나오지만 五行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黃帝內經의 경우 과학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運氣七篇은 王氷이 증보한 것으로 보고 나머지 내용의 2, 3할은 前漢시대의 것이고 7, 8할은 新, 後漢시대의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황제내경 중 초기의 저작에 해당되는 내용에는 五行의 언급이 보이지 않으며 후기의 것에 초보적인 분류방식으로서의 五行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설명이 너무 길어졌는데 각설하고 황제내경과 함께 한의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상한론이나 신농본초경 등의 문헌에서는 五行說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五行說은 陰陽論과는 전혀 별개의 이론으로 全國시대 후기에 鄒衍과 같은 인물에 의하여 만들어진 가설로서 陰陽과 사상, 팔괘 등 周易과 같은 고대의 과학의 틈새를 파고들어 자리잡은 이론입니다. 당시에는 역사의 예측이나 미래에 대한 예견을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분야입니다. 물론 과학이 발달하지 못한 고대에는 지혜롭지 못한 군주와 같은 이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분야였을 것이라고 짐작이 됩니다.

흔히 陰陽五行說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이 두 가지는 전혀 별개의 개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께는 五行說의 시발은 언제 어떻게 발생하였는지 연구해보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한의학에서 과연 五行說이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에서 상한론, 신농본초경을 언급했는데 그 외에도 脈學에서도 五行說은 필요없는 존재입니다. 간혹 후세에 맥을 五行으로 분류한 곳이 있지만 응용가치는 없습니다. 동의수세보원에서도 이제마선생은 五行에 대해 단 한마디만 언급하였습니다. 내경에서 분류한 오태인론 체질분류에 관하여 언급하였을 뿐입니다. 물론 부정적인 견해였습니다.

사상의학에는 五行이 없습니다. 혹자는 사상이 五行이라는 식의 논리를 펴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사상의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며 과거 五行家들이 陰陽, 사상, 팔괘이론에 五行을 억지로 붙여보려고 한 시도의 결과인 것입니다. 이제마선생은 이미 五行人 분류법은 잘못된 것이고 사상분류법이 맞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또 동양사상의 근간이고 陰陽, 사상, 팔괘사상의 원전이라고 할 수 있는 周易에도 五行說은 없습니다. 역사상 周易의 가장 권위있는 연구가라고 한다면 孔子를 들 수 있습니다. 孔子는 周易의 죽간을 묶은 가죽끈이 3번이나 떨어질 정도로 연구하였고 또 현대의 우리가 그나마 周易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인 周易十翼을 저술한 실질적인 周易의 편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孔子는 三極원리는 周易의 형성원리로 언급하였지만 五行론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五行 안에 陰陽이 있다고 하는 말을 하는데 실제로 五行을 보면 미완성 상대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水와 火는 고정적인 원소가 아니고 陰陽의 상대개념입니다. 즉 水火는 寒熱로 溫度의 陰陽입니다. 그리고 土金은 濕燥로서 濕度의 陰陽개념입니다. 그런데 木의 陰陽상대개념은 무엇일까요? 木에는 陰陽도 없고 상대개념도 없습니다. 실제로 五行은 필요하면 상대적인 陰陽개념으로 사용하고 또 절대개념으로도 사용합니다. 거기에 상생상극, 상승상모개념까지 도입하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만능입니다.

五行과 六氣의 관계는 더욱 가관입니다. 六氣는 온도, 풍도, 습도의 상대개념의 미완성 형태입니다. 이러한 육기와 상대개념도 절대개념도 아닌 五行을 결합시키려고 하니 엉뚱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五行침을 심포와 심 그리고 삼초와 소장은 그 자체의 생리적인 특징이나 병리적인 특징이 전혀 별개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火로 묶을 수밖에 없는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럴듯한 말로 넘어갑니다. 五行說이 가는 곳에는 그럴듯한 말로 통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심지어 五行을 이용한 운명학의 일각에서는 목극목, 금극금이라는 해괴한 논리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에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의사라면 임상에서 과연 五行이 얼마나 필수적으로 쓰이는지를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필자도 최초에는 五行을 살려보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보았지만 연구하면 할수록 五行說의 모순점만 쌓여가고 실제와는 동떨어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五行說이 실제와는 다른 잘못된 가설이라는 증거는 수없이 많지만 지면상 이만 줄이기로 하겠습니다.

五行說을 부정하는 것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 아니고 五行說이야말로 우리의 눈과 지혜를 가리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간혹 명리학과 같은 것으로 혹세무민하는 이들이 있지만 한의학에서 만큼은 반드시 이러한 행위를 도입해서는 안됩니다. 환자의 상태를 보지 않고 생년월일로 진단하고 체질감별하고 처방까지 내리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한의학이 살기 위해서 또 주류의학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행위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행위는 인간의 생명을 해치는 행위일 뿐만 아니고 한의학 전체를 공멸의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드리고 싶은 말은 많지만 시간과 지면이 허락하지 않아 두서없이 설명드린 점 송구합니다.
그리고 촌각이 아쉽습니다. 앞으로 고전에는 이러한데 왜 三極醫學은 달리 주장하는가라는 식의 질문은 사절합니다. 그런 내용은 필자의 저서 ‘三極醫學’을 보시거나 강의를 참고하시면 쉽게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임상적으로나 실험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이러한데 三極醫學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언제든지 대환영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계속 연구하고 새로이 시도하여 2000년 전의 한의학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분들에게는 三極醫學은 항상 문을 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충고와 채찍질에 감사드립니다. <끝>

三極醫學 저자 오수일 올림
(경기 용인 감로한의원장)

註 : “‘三極醫學’ 有感”(길경주·서울 복음한의원)은 본지 9월 12일자(528호) 11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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