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상한론 영역 이끈 경희대 고병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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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상한론 영역 이끈 경희대 고병은 학생
  • 승인 2005.09.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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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졸업생, 상한론 영역본 내다

경희대 한의대 본과 4학년(졸업 54기)학생들이 내년 졸업을 앞두고, 졸업작품으로 상한론 英譯本 ‘Breaking the Code of 「Damage from Cold」’를 출간했다. 후한시대 仲景 張機가 임상의학을 중심으로 저술한 상한론은 내경과 황제 등의 기초위에 한대 이전의 의료 경험을 포괄한 것으로 한의학의 대표 서적 중 하나이다. 국제화 시대라는 구호와는 상관없는 듯 한의학의 대표적인 서적이라 할 수 있는 상한론의 영역본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에서 학생들의 이러한 결실이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예비졸업생 120여명 중에서도 영역 작업을 실제 이끈 주인공은 졸업준비위원회 학술부장 고병은(25·女·사진) 씨. 고 씨는 “부끄럽지만 동기들과 교수님의 책장에서 요긴하게 쓰여진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말했다. 고 씨는 공무원인 부친의 파견근무를 따라 어린시절 2차례(4년)에 걸쳐 미국 인디애나와 워싱턴 D.C.에서 생활했다. 이 때 닦은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경희대가 토플·토익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한 국제화추진 전형에 합격해 한의대에 입학했다.

작업은 지난해 12월 졸업준비위원회에서 졸업작품으로 원서 영역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졸준위는 ‘상한론을 완벽히 알지 못하는데 영어로까지 번역하느냐’하는 내부고민이 있었지만 ‘영역을 하는 과정에서 그 속뜻을 곱씹어 보자는 의미와 함께 경희대의 이름으로 한의학 영문 용어의 정립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보자’는데 뜻을 모았다.

상한론은 원문이 전해지지 않은 관계로 전국 한의대 병리학교수들이 출판한 ‘傷寒論精解 2003년도 제7개정판’을 원저로 삼아 번역했다. 200페이지 정도 분량의 영역본은 원저의 구성에 따라 태양·양명·소양·태음·소음·궐음에 따른 맥, 패턴과 치료 등으로 구성된 조문에 해석을 붙였다. 영역은 직역과 의역을 혼합하고, 사자성어 등 한단어로 읽어야 하는 부분은 밑줄로 표시해 이해를 돕도록 했다. 고 씨는 “부록에는 본문에 나오는 영문명칭을 맥, 증상, 병명, 처방 별로 묶어 색인을 붙여넣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하고 “여기서 제시된 것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므로 하나의 제안으로서 참고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석(경희대 한의대 병리학교실) 교수는 “미국에서 상한론 영역본으로 나온 것이 있지만, 내용상 학생들의 영역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고 애정어린 평가를 내렸다. 이 책은 소장용으로 3백권이 인쇄되어 배포됐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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