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세포복제기술과 한의학 - 배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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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세포복제기술과 한의학 - 배현수
  • 승인 2005.06.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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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조절기술에 한의학접목 여지많아
제3의 생물통한 녹용의 대량생산 가능할 수도
난치병 치료기술개발에 한의학 역할 증대

배 현 수
경희대 한의대 교수

최근 몇 년간에 급격하게 발전한 체세포 복제기술은 급기야 인간배아 복제성공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 중심에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있으며 이는 곧 우리나라 과학계의 중심이 줄기세포연구로 급속하게 전이됨을 예상할 수 있다.
인간 배아복제에 대한 윤리적인 이슈는 차치하더라도 난치병 또는 불치병에 속하는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이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을 비롯한 몇몇 선진국에서 윤리적인 문제를 들춰내서 연구의 진행을 막고는 있지만 결국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에 이끌려 치료의학으로서의 인간배아복제술은 실용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의학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생명과학과 한의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체세포복제를 하여 난치병을 치료하고자 한다면 몇 가지 넘어야 할 관문들이 있다. 일단 인간의 체세포로부터 인간배아세포를 만들어야 하며, 그 다음은 이렇게 얻어진 인간배아세포로부터 특정 장기로 분화시키는 줄기세포분화가 될 것이다. 이중 첫 번째 관문은 이미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그 다음은 바로 줄기세포분화기술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사실 복제양 생산에 성공한 후 과학계에서는 인간배아복제는 바로 실현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각 나라의 윤리적 시비와 법률적 제약 등으로 더 이상의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의 공백기에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급진전되어 지금의 성과를 이룬 것으로, 선진 체세포 연구집단이 매우 개탄해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두 번째 난관인 인간배아줄기세포 분화연구가 오히려 첫 번째 관문보다도 더욱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체세포로부터 인간배아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곧 어느 누구나 자신과 유전형질이 똑같은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렇게 얻은 줄기세포를 우리가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사실 줄기세포는 여러 가지 이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세포가 원하는 세포 즉 뇌, 심장, 간 등의 장기로 분화를 시킬 수는 있지만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로 우리가 원하지 않는 세포로 발달할 수도 있다. 이보다도 더욱 위험한 상황은 특정 세포로 분화한 후 더 이상 증식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과정이 잘못되면 성장통제가 불가능하게 되어 결국 암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

이밖에도 특정장기로 분화에 성공하였어도 그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줄기세포 통제 불능 상태에서 생길 수 있는 상황들은 인류역사상 체험해 보지 못한 것으로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이미 줄기세포를 연구해온 여러 연구결과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마지막 선택일 수밖에 없으며 난치병이 아닌 불치병에 적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줄기세포 치료적용이 힘든 대부분의 난치성 질환들은 기존의 치료법에 의존하게 되며 이러한 부분에서의 한방치료기술의 발전과 한약물 연구개발은 그 이전보다도 더욱 진전되어야 할 것이다.
근래에는 한의계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한의학적 치료방법론에서 약물유전학적 접목(한약물유전체학)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토론이 지속되고 있다.
즉 환자개개인의 유전적 소인과 전통한의학적 진단을 접목하여 최적의 한약물치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의학으로 임상적용시 최대의 효과를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고 이러한 노력들은 인간배아세포복제에 버금가는 연구성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황교수의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한 한의계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로는 줄기세포 조절기술에서의 한의학의 접목이 될 것이다. 한의학적 시각에서 줄기세포를 설명하자면 음양오행의 모든 기운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그 기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내외부의 자극에 의해 오장육부의 어떤 장기로도 성장할 수 있는 세포로서 한의학에서 말하는 “유기능체계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한의학적 치료기술이나 약물은 근본적으로 오장육부 기능조절에 있으므로 줄기세포 분화조절 능력과 일목상통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러므로 한의학에서 쓰여지는 각종 처방들이 줄기세포가 특정기관이나 세포로 분화하는데 영향을 미쳐 자연친화적인 줄기세포조절 능력을 갖춘 약물개발도 가능하며, 일단 줄기세포 분화성공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한방치료약물이나 기술로 제어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줄기세포의 조절기술은 현대의 연금술과 같은 것으로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여러 가지 배양조건을 무작위로 탐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적극적인 한의 줄기세포연구는 또 하나의 한의학계 연구테마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 예로 실험관상에서의 한약물에 의한 줄기세포 분화연구에서 몇몇 긍정적인 결과들도 발표되고 있다.

한의학 소재 중에서 줄기세포 분화조절 물질을 다량포함하고 있는 대표적인 약물로는 녹용이 있다. 녹용은 그 자체가 혈관, 신경, 골조직 및 피부를 포함하는 조직들을 1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재생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최근 발표된 녹용유전체 연구결과에서도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성장호르몬이나 줄기세포분화조절 인자들의 유전정보들을 다량 확보하였다. 이렇게 확보된 녹용유전정보는 제 3의 생물(대장균, 효모, 유산균 등등)에서 대량합성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생산이 가능하다.

인간배아세포 복제는 분명 자연현상에 역행하며 신의 권한에 도전하는 행위이다. 한의학의 천인합일론과도 상충하는 어쩌면 도저히 한의학도로서 용납하기 힘든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난치병극복을 위한 인류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고 여기에 한의학이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난치병치료기술의 극복에 한의학 연구진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며 한의연구인력의 양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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