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35] 시리즈를 끝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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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35] 시리즈를 끝내면서
  • 승인 2005.05.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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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도 환
(주)아반프러스 대표


한의학도 문화마케팅 이해해야
문화지향의 에코-디자인 유효해


지난해 3월부터 연재된 ‘한의원 인테리어 - 디자이너와의 대화’는 이번 34회로 끝을 맺습니다.
그동안 관심을 가져주신 독자여러분과 지면을 할애해 주신 민족의학신문사에 감사드립니다.
끝맺는 말에 앞서 지난 2회에 걸쳐 게재한 ‘한국 전통건축의 구성원리와 인테리어’에서 못다한 부분만 추가하고자 합니다.

■ 한국 전통건축의 구성원리를 알아본 것은 서양 건축이 기능주의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찾았던 해결방법과 21세기 패러다임인 유기론적 세계관(유기체로서의 인간과 자연을 이원론적으로 보지 않고 생동하는 전체 시스템으로 보는 전일론적 세계관)이 고스란히 거기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전통에는 오랜 역사를 통해 집단적으로 형성된 인류공통의 삶의 원형이 숨겨져 있으며 그것에는 한 사회 한 시대를 초월하는 삶의 보편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전통문화라는 것은 민족문화의 개별적 정체성뿐만 아니라 인류공통의 보편성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전통성을 논할 때 과거의 관습이나 유형·무형의 유산을 참조하여 우리의 것을 찾고 계승하고자하는 다소 소극적이고 과거지향적인 경향성을 보입니다.
따라서 그 개념과 범위에 있어서 확장될 필요성에서 한국성의 개념이 논의되었습니다.

■ 디자이너와의 대화를 연재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주제어를 살펴보면 공간의 인간화, 인간중심의 디자인, 살아있는 공간, 공각지각 공간치료, 치료문화공간으로서의 한의문화, 한의원의 정체성, 한의원다운 인테리어, 디자인과 마케팅, 한의(학)문화, 문화마케팅 등의 용어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주제어들은 한가지 목적으로 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입장에서 본 한의학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모색이었습니다.
디자인이란 기본적으로 상품의 내용을 상징화, 시각화한 것으로 마케팅의 일환입니다. 그리고 한의원인테리어란 한의원의 정체성을 정확히 표현해주는 형식으로 자신에 맞는 양식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한 디자인으로 문화지향의 디자인, 생태학에 기반을 둔 에코-디자인은 유효성을 갖습니다.

■ 매일경제신문에 난 5월 10일자 기사를 옮겨보겠습니다.
“일본의 국가브랜드가 ‘메이드 인 저팬(Made in japan)’에서 ‘네오 저패네스크(Neo japanesque-신일본양식)’로 바뀐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9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도요타자동차와 마쓰시타전기 등 주요 기업들과 공동으로 일본의 전통문화를 살린 새로운 국가 브랜드 ‘네오 저패네스크’를 개발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국가 브랜드를 바꾸기로 한 것은 공산품을 중심으로 품질 면에서 외국제품을 압도해온 ‘메이드 인 저팬’의 이미지가 한국과 중국 등의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빛이 바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새롭게 개발하는 네오저패네스크는 메이드 인 저팬이 갖는 ‘고품질’ 이미지에 일본의 전통공예를 비롯해 일본의 전통문화를 접목시키게 된다.
경제산업성은 브랜드의 개념을 먼저 구축한 후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일본의 전통적 디자인을 도입한 제품개발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방송국 영화제작회사 등과도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한 프그램과 작품을 제작하도록 촉구하고 누구에게나 친숙한 ‘네오저패네스크’ 로고도 개발해 업종에 상관없이 모든 제품과 콘텐츠에 이 브랜드가 사용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이 기사는 21세기가 문화의 시대라 할 때 문화마케팅 전략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한의학 활성화 방안의 답이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한 상품판매에서 이제는 문화상품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문화마케팅은 이제 마케팅의 키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세계화라는 이름아래 진행되고 있는 보편가치의 추구에 대응해 민족 고유가치를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하여 문화적 정체성을 정립하고 문화적 맥락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문화생존전략의 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의학이 발전하려면 현 시대상황과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세계화’란, ‘웰빙’이란, ‘한류’란, 한의학의 세계화가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 한의원이용 환자의 성향분석이나 소비패턴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조차 없습니다.

이러한 분석 자료나 내용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웰빙’이나 ‘한류’와 같은 문화코드가 한의학의 정신문화와 궤를 함께 하며 한의원의 이용증가를 가져올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마케팅 대응이 부족해 오히려 한의원이용 소비계층을 놓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정해지지 않고서는 시장개척도, 세계화도 요원합니다. 웰빙이라는 소비문화코드를 분석하고 한류에 한의학을 실어야 합니다.
한류는 이제 동아시아의 문화코드로 지역학 차원에서 학제적 발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화에 대한 이해가 전제가 되어야 한의학의 세계화가 가능합니다.
한의학의 위상과 좌표설정을 명확히 하고, 단계별 계획을 세우고, 싱크탱크(마케팅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구성해 움직여야 합니다.

한의학의 발전은 개별 한의원의 경영합리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의학의 세계화는 몇 명의 한의사가 이민가서 자리를 잡았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한약재를 표준화해서 십전대보탕을 수출한다고 해서 한의학의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한의학의 세계화는 바로 한의학 정신문화, 한의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각을 통해 이루어지는 세계화시대의 지역문화의 문제입니다.
세계화란 지역화의 문제이고 지역문화의 개발은 세계화를 의미하며 이것은 문화상품으로서 한의학이 어떤 모습으로 설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한의학이 중의학과 어떻게 다른지 일반 대중은 알지도 못합니다.
4박 5일 20만원의 싸구려 중국관광을 가서는 침을 맞고 만병통치약으로 한 제에 50만 원, 1백만 원짜리 가짜 약을 가져와도 한의계에서는 아무런 대응이 없습니다.
중국관광은 한 두 명이 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무대응에 일반 대중들을 관광가이드의 말처럼 중의학이 한의학의 원조이고, 한의원 보다 싸고 더 좋기 때문에 아무런 말이 없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대장금이나 허준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만 이것을 한의계에서 자신의 일로 여겨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각 지자체에서 책정, 집행하고 있는 한방관광 문화상품의 예산은 3천억 원에 이릅니다.

한의사협회의 적은 예산을 탓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예산들이 지자체의 전시행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발전으로 연결되도록 견인할 싱크탱크가 필요합니다.
정부부처는 적이 아닙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문화관광부에서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고 견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늦장 대응에 뒷북치기 보다는 한 발 앞서 나가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문화마케팅에 대한 이해, 세계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한의학 정체성의 확립이 중요한 때 입니다.
일희일비 양방에서 어떻게 했더라는 근시안적 대응이 아니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처럼 장기 전략을 세우고 중장기적 실천과 단기적 실천을 병행해 나갈 때 한의학은 그 노력의 과정에서 그 과실을 나눌 자격을 갖게 될 것입니다. <끝>

1년여에 걸쳐 좋은 내용의 글을 보내주신 필자와 그 협력자, 그리고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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