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한의대 출강거부 운동 “치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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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한의대 출강거부 운동 “치졸”
  • 승인 2005.05.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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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학’ 11곳 중 4곳 교체, 빈자리 1곳

지난해 말경 서울행정법원의 ‘한의사 CT 사용 적법’ 판결에 항의하는 의사들이 한의대 내 방사선학 과목 출강을 거부하면서 금년 학기 초부터 교수가 없어 자습으로 채우고, 급하게 다른 교수로 대체하는 등 일부에서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CT 판결 직후 의사측에서 판결을 뒤집기 위해 총력투쟁한다는 입장을 천명했고 그 일환으로 한의대 방사선학 출강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우석대 한의대의 경우 지금까지 방사선과 전문의인 전임교수가 강의를 거부함에 따라 자습으로 수업시간을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우석대측에서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학점을 이수하고, 다른 교수 및 강사를 대체하는 등 학생들의 정상적인 교육이수를 위해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면서 “해당교수가 의사단체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었겠지만 이런 상황은 곤란하다”며 당혹스러운 모습을 나타냈다.

한편 경희대와 동국대는 로컬에서 개원하고 있는 복수면허인을 동시에 외래강사로 영입했다. 하지만 강사가 개원의인 관계로 두 학교에서는 정규 수업이 끝나는 저녁시간에 방사선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 11개 한의대 중 경원대, 대전대, 동신대, 동의대, 상지대, 세명대 등 6개 대학에서는 변동 없이 기존의 교수 및 강사에 의해 강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들 중 의사는 4명, 한의사와 방사선의료기사 각 1명이다.

고원일 경희대 한의대 학생회장(본2)은 “CT는 태생적으로도 의학이 아닌 곳에서 만들어졌다. 한의학적 진단과 변증에 CT를 활용함에 있어 의사쪽이 독점을 주장할 근거가 없다”면서 “더군다나 교육현장에서 출강을 거부한다는 것은 치졸한 행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사태로 바뀐 교수의 출신을 보면 경희대와 동국대는 복수면허인, 원광대는 한의사, 대구한의대는 의사 등으로 방사선과 전문의가 아니지만 양의학을 전공하거나 배운 한의사 등이다.
하지만 교육 질적인 면에서 기존의 수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교수와 학생들의 반응이다. 오히려 학생들은 한의학 전공자의 수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정욱(동국대 본3) 씨는 “학생들 사이에서 의사 전공자의 의학중심 강의는 이해도가 떨어질 뿐더러 한의학과의 연계성도 없고 수업에 임하는 자세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음파 등 의료기기의 이해 및 활용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동안 의학전공자들의 수업내용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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