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일원화는 실패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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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는 실패하게 돼 있다”
  • 승인 2005.05.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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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방 의학 동등 발전 틀 마련 정부에 촉구
안재규 한의협 회장, 전문지기자 인터뷰

“흡수통합 일원화는 분명 실패할 것이다.”
양의계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의료일원화론에 대한 안재규 한의협회장<사진>의 단도직입적인 표현이다.
안재규 한의협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허준박물관 개관기념으로 열린 한의협 주최의 감기세미나 도중 전문지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언젠가 협진은 될 것이지만 한의학을 없애자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안 회장은 감기에 대해서도 유사한 논리를 폈다. 갑오경장 이후 우리 것을 너무 빨리 버리고 마이신을 받아들여 감기를 치료했지만 성공하지 못해 갈수록 한약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의학과 양의학이 치료하는 목적은 같지만 접근방법이 다르다는 점에서 협진은 가능해도 합치자는 주장은 도저히 말이 안 된다는 게 안 회장의 확고한 입장이었다.
오히려 안 회장은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동등하게 발전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안 회장은 “(양의계가) 로컬의 밥그릇싸움만 바라보지 말고 미래를 보라”면서 “한국의 의학을 발전시키는 틀을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안 회장은 특히 한약제제의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1천여 가지에 이르는 과립제는 일본 한약제제의 카피약일 뿐이며 이들 제제의 약효도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첩약의 1/10에 불과하다고 평가 했다.

같은 맥락에서 안 회장은 “한의원에서 사용되는 56개 단미혼합제제의 가격이 한방의보가 실시된 지 16년이 경과되는 동안 한번도 인상되지 않아 품질이 하락되고 급기야는 한의원 취급비중이 감소일로에 있다”면서 품질 개선과 약가현실화를 촉구했다.

한편, 한·양 갈등을 촉발시킨 한의사의 CT사용과 관련해서 안 회장은 “진단기기는 도구일 뿐이며 양의사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배우지 않은 원로 양의사는 써도 되고 배운 젊은 한의사는 쓸 수 없다’는 주장은 잘못이라는 게 그의 확고한 견해여서 양의계의 소송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졌다.

아울러 그는 ‘허준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동의보감은 중국책을 베낀 것’이라는 양의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으나 양의계의 잇단 한의사 고발에 대해서는 “일반인 중 누가 봐도 웃는다, 폭풍전야다”라고만 밝혀 향후 대책 여부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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