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방송홍보에 이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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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방송홍보에 이상 있다
  • 승인 2005.03.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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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프로그램 출연 잇단 취소, 보도횟수도 빈약
외주 제작 증가, 한의학계의 인터뷰 기피에도 원인

미디어시대에 방송을 빼놓고 한의학을 홍보한다고 할 수 있을까?
한의학을 홍보해야 한다는 논의는 무성한데 정작 홍보의 주무대인 방송에서 한의학은 소외돼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의학분야 방송의 주요 프로그램인 교양프로그램과 뉴스에서 한의학관련 기획물과 보도물이 점차로 줄어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모방송 특집물에서 한의학과 관련해서 출연 논의가 오고가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발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또 얼마 전에는 다른 방송의 프로그램에서 한의대 교수가 출연을 중지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의학관련 교양프로그램에서 한의학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교양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뉴스물에서도 한의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의학관련 뉴스는 빈번히 보도되고 있는 데 비해 한의학 뉴스는 이따금 보도되는 실정이다.

한의계는 이런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한의협의 한 이사는 “의료관련 교양프로그램의 제작시스템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즉, 의료관련 교양프로그램이 대부분 외부 프로덕션에서 제작해 본사에 판매하는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제작비를 지원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의료직종의 참여 폭이 달라지는 것이지 항간에서 말하듯 방송국 의료관련자문위원의 존재 유무에 좌우될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의대 교수가 출연을 중지당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출연 대상자의 선정이 시청자의 요구에 직접 영향을 받는 본사 제작 프로그램의 경우 한·양방 출연자가 비교적 형평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런 방송환경의 변화를 짐작케 한다.

한의학관련 방송프로그램이 부족한 데는 한의계 내부의 문제도 적지 않다. 뉴스의 경우 기자의 코멘트요청에 응해줄 한의학계 인사를 섭외하기가 너무 힘든 현실도 난제로 거론된다. 한의사의 의권과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서 협조요청을 받아도 방송내용을 물어보고는 ‘나와 관계 없으니 빠지겠다’, 혹은 ‘그건 곤란하다’고 말하기 일쑤다. 한의학계의 방송 출연 기피는 병원과 학회 단위에서 기획되는 양의계의 풍토와 대비된다.

방송 인터뷰 기피원인은 방송 출연 후 양의계의 공격대상이 되거나 한의계 내부로부터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적 능력으로 방송에 출연하는 한의사들도 심리적 압박감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한의학을 왜곡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은 코멘트조차 기피하면서 출연하는 다른 한의사에게는 한의학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다고 비난해 중도하차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의계는 방송홍보를 언제까지 방치할 수 없다고 보고 대안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한의계는 객관적 조건이 열악한 데서 발생하는 문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주관적 요인으로 문제가 된 것은 내부적인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종안 한의협 홍보이사는 해결방법으로 우선 학회의 기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분과학회의 학회장이나 학술이사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방송에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안 이사는 학회뿐만 아니라 한의협 차원에서도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의협 차원의 대국민 포털사이트가 개설되면 질환별, 계절별 질병정보를 축적하면 방송의 요구에 쉽게 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한의사 개개인도 단타성 홍보에만 매달리지 말고 고정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도록 기량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스타한의사 양성론도 이런 배경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원인분석과 대안제시에도 불구하고 한의계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데 인색한 실정이다. 예산을 집행하는 주체들이 문제를 정밀하게 분석해서 치밀하게 대처하기보다 현안이 발생하면 미봉책으로 일관하는 게 관례처럼 굳어져 방송홍보문제를 단기간 내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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