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외치는 어떻게 침 치료를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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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외치는 어떻게 침 치료를 받았을까?
  • 승인 2024.04.1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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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새책┃태초의 의사들

출산부터 침 치료까지 석기시대 인류가 행해왔던 각종 질병과 인체의 건강을 위한 노력을 고고학적 증거로 소개하는 책이 발간됐다.

이원길 지음, 마니피캇 펴냄

출판사 마니피캇은 지난달 이원길의 ‘태초의 의사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석기시대 인류가 앓았을 질병과 치료법을 보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제목 그대로 석기시대 우리 인류의 태초에 존재했던 의사들과 그들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시도했던 의학의 역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계 최초의 병원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괴베클리 테페 유적지, 현대의 방식으로 치과 치료를 했던 고고학적 증거와 위험천만한 뇌수술까지 실시했던 고대인들의 의술, 그리고 3만 1000년전 호모사피엔스의 사지절단술 기록과 인류 최초의 침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외치의 유적까지 석기시대 의학과 관련한 고고학적 발견이 정리되어 있다.

책의 첫 이야기로 소개되는 괴베클리 테페 유적지는 ‘태초의 산부인과’로 명명한다. 괴베클리 테페는 메소포타미아 상부에 있는 지역으로, 인류 최초의 농업공동체로 알려진 곳이다. 태초의 신전으로도 알려진 이곳에는 사원이 존재하는데, 이 사원에서 아이를 낳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출산 전용 공간이 있다고 한다.

또한 인체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던 고대인들이 위험천만한 뇌수술을 감행했고, 심지어 그 뇌수술에서 살아남은 사람도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이나 신체의 괴의한 변형, 그중에서도 뇌의 이상으로 인해 기이한 행동을 하거나 간질을 비롯한 뇌병변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은 고대인의 눈에 악령에 씐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법으로 태초의 의사들이 택한 방법은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것’이었더랬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과감함에 이어 3만 1000년 전에는 사지를 절단했다고 하니, 감염에 대한 이해도 없던 당시 사람들이 다리를 자르는 치료란 현대인의 눈으로 볼때는 기겁할 일이지만 당시로서는 치료를 위한 도전이었으리라.

흥미로운 것은 외치가 인류 최초의 ‘침 치료’를 감행했다는 이야기다. 이 책에 나오는 치료술 중 치과 치료와 침 치료가 그나마 현대의 의학과 유사하게 치료의 행위를 인정받은 편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침 치료가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외치는 유럽 농경민 냉동 미라라는 점에서 흥미를 자극한다.

저자는 이렇듯 고대 인류가 처한 환경 속에서 선사시대인이 주로 앓았던 질환은 어떤 것들이었으며, 의술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관해 전세계 고고학적 발견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었다. 특히 책 중간 곳곳에 석기시대 당시 의사들과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을 통해 픽션화한 내용을 담아내 독자들이 당시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려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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