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학박사 학위 받는 동의대 고우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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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학박사 학위 받는 동의대 고우신 교수
  • 승인 2004.08.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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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초의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 규명
“한의학은 투명인간, 보여 줄 방법 찾아야”

한의학 임상교수가 이학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최근 고우신(41·동의대 한의대) 교수가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분자면역학교실에 ‘염증과 관련된 질환에 사용되는 부평초의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제출한 논문이 박사학위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 석·박사를 마친 고 교수는 한의학의 예방의학적 기능을 생각하다 서양과학의 면역학을 떠올렸다. 그는 유기체 내의 기능을 살려 질병을 치유한다는 면역학과 한의학적 마인드의 유사성을 확인하고 97년 부산대 대학원 분자면역학교실에 등록했다.

원광대에서 외관과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장이기도 한 그는 분자면역학과 한의학의 접목에 주안점을 두고 염증과 알러지 질환에서 작용하는 한약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이번 박사학위 논문에서 그는 염증에 많이 쓰이는 부평초가 알러지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비만세포에 항히스타민작용을 해서 체질개선 및 염증완화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임상을 겸해야 하는 고 교수로서는 연구시간이 늘 부족한 것이 제일 큰 애로였다.

또한 공부를 하면서 “방법론적으로 면역학을 중심으로 한의학을 해석하는 것은 진짜 한의학이 아니다”라는 고민이 생겨났다.
지금 그는 “한의학을 보여주기 위해 면역학틀을 어떻게 빌려와야 할 것인가”에 방향을 정하고, 방법론을 강구하고 있다. 나아가 거시적으로 한의학을 면역학으로 기술해보겠다는 것이 목표다.

고 교수는 “한의학이나 한의학의 주요 개념인 기, 이런 것들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말하자면 투명인간입니다. 투명인간을 눈에 보이게 하려면 그 위에 제3의 물질을 뿌려 드러내게 하는 방법이 있죠. 이런 방법론을 만드는 길 중 하나가 분자면역학”이라면서 “현재는 한의학을 포장하는 기술이 필요한 때인 만큼, 타학문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대학원을 입학하던 시절만 해도 한의계에 근거중심의학적 마인드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데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었다.
지난 6월 식약청으로부터 동의대 한방병원이 임상시험지정기관으로 지정됐다. 고 교수가 이 작업을 주도했고 현재 학교에서 한방임상시험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다.

“임상과 연구는 뗄 수 없다”는 신조로 일관해 온 그는 개원 생각이 없냐는 물음에 “대학, 대학병원보다 연구환경이 협소하다”고 대답했다.
고 교수는 한의학을 드러내기 위해 분자생물학, 한의학 임상시험 체계 마련 등 방법론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가득차 있다. 학위수여식은 내년 2월에 있을 예정이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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