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류 활황 속 위협받는 국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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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식류 활황 속 위협받는 국민 건강
  • 승인 2004.05.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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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모니터링과 계도 나서야

우리나라 전 업계가 불황에 시달리고 있으나 유독 건강식품류 시장은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고, 식품업체와 제약사들의 참여가 잇따르는 등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의계에서는 국민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같이 높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법이 발효됐지만 무분별한 건강식품류의 남발에는 이렇다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건식류의 구성성분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이로 인한 부작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 금천구에 개원하고 있는 모 한의사는 “주변에서 건강식품류 상품을 제조·판매하는 사람으로부터 한약재로 만든 건식을 평가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처방의 내용으로 보아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해 시험삼아 먹다보니 불과 5일만에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한의사는 이어 “분명한 약성을 가진 한약재가 무분별하게 식품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상황은 국민들이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독극물에 맨몸으로 서있는 꼴”이라며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한의사가 복용한 건식은 사물탕 처방에 녹각, 오미자 등 아주 평범한 한약재들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었다.
그는 이 처방만으로는 짧은 시간에 체중이 급격히 늘고, 피부가려움증이 나타나기는 어려워 약재에 문제가 있었거나 표시된 내용 이외의 것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성분은 확인되지 못했고 제도적으로도 규정돼 있지 않아 결국 기타식품으로 분류돼 판매되고 있는 이들 식품에 과연 어떠한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식약청의 기타 식품에 대한 관리는 현장조사를 통해 수행하고 있으나 공장 이외의 장소에서 약재를 혼합해 분말로 만들어 왔을 때는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한 상태다.

또 표시된 대로 제품을 생산했다고 해도 한약재가 소량 들어간 것이 아닌 주성분이거나 다량 포함돼 있을 경우 어떠한 방향에서든 약리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일반인들은 부작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한의협 김동채 상근이사는 “한약재로 만든 식품이라고 해서 전부 한의사 진단을 받은 후 복용하라고 주장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현재 유통되고 있는 한약재로 만든 기타식품은 정도를 지나쳤다”며 “하루빨리 이를 정리해 한약과 식품의 한계를 명확히 구분 짓지 못할 경우 국민들은 심각한 지경에 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는 먼저 이들 식품류의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한의계는 자신의 체질이나 병증에 맞지 않는 건강식품류들을 섭취했을 때 나타날 부작용을 국민에게 알려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건식류로 인한 부작용이 한약으로 인한 것으로 오해되는 것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는 중론이다.

과거에는 주로 방문판매나 다단계판매에 의존하던 건식류는 최근에는 편의점과 할인점 등 일반 유통점으로 확대되고 있고, 일간지나 유선방송 등을 통한 무차별 광고 공세로 규모도 커지고 있다.

모 회사에서는 최근 4년근 인삼 한 뿌리를 사용해 한 캔의 음료로 만든 건강식품을 내놓고 올 한 해 동안 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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