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락 교수가 쓰는 주의해야 할 한약재들(13·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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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락 교수가 쓰는 주의해야 할 한약재들(13·下)
  • 승인 2004.04.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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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간 물에 불려 10분간 다려야

김인락(동의대학교 한의대 교수)

□ 대황과 종대황(下) □

3. 대황의 종류

전세계적으로 대황속에는 60여종이 있으며 대개는 북반구에 있고, 중국에는 37종 2변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에서 가장 많다<표 3>. 13세기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도 감숙성 凉州(현재 武威)에 대황이 많이 난다는 언급이 있다. 크게 3종으로 구분하는데 정품대황과 비정품대황, 토대황이다.
비정품대황계와 토대황계는 사하력이 미약함에도 중국에서는 각 지역마다 이들을 대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품대황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는 한국뿐아니라 중국에서도 사정은 동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토불이를 고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4. 약재성상

대황은 대한약전에서는 根莖으로만 규정하였으나, 중국약전에서는 根莖과 根을 모두 포함한다. 장엽대황과 당고특대황은 달걀모양이거나 개머리모양이고, 약용대황은 말발굽모양으로 지름이 15cm에 달한다. 근경에는 星點(異形유관속)이 뚜렷하여 위쪽에는 1~3렬이고 아래쪽은 1렬이거나 산재한다. 根에는 성점이 뚜렷하지 않다. 종대황은 이들보다 작고 성점은 아예 없다. <사진 2>

5. 성분

대황에서 사하작용의 주성분은 유리형 anthraquinone 과 결합형 anthraquinone으로 구분되는데, 유리형에는 chrysophanol, emodin, physcion, aloe-emodin, rhein이 있고, 결합형에는 sennoside A-F가 있으며, rhaponticin은 거의 없다. 종대황에는 이들이 없고 대신 rhaponticin이 주성분이다. 이 때문에 자외선을 비추면 대황은 갈색을 띄고, 종대황은 청자색을 나타낸다.
사하작용은 1940년대 영국의 J. W. Fibairin과 북경의과대학의 樓之岺이 anthraquinon이 주성분이라 하였는데, 1967년에 와서는 일본 宮本益雄 등이 sennoside를 분리하고 이것이 주성분임을 밝혔다. 한국과 일본약전에서는 결합형인 sennoside A가 0.2% 이상으로 규정하며, 중국약전에서는 유리형인 chryso-phanol과 emodin이 합하여 0.50% 이상으로 규정한다.
도홍경이 감숙성의 것이 품질이 우수하고 사천성의 것은 뒤진다고 하였는데, 감숙성 卓尼懸 六盤山 당고특대황과 사천성 滿原 약용대황에서 결합형과 유리형 anthraquinone 함량을 조사한 결과도 이와 같다. <표 4>

6. 대황의 약리

대황의 약효는 瀉下作用이 위주로 알려져 있지만 神農本草經에는 瘀血, 痰飮, 宿食제거 등 작용이 다양하다. 현재 연구된 것은 사하작용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 止血작용도 있다.
대황의 사하력은 장내미생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J. D. Hardcastle 에 의해 알려졌다. 결합형 anthraquinone 중 sennoside 가 대장에 이르러 대장균 등에 의해 포도당이 떨어져나가고 다시 분리되어 분리형 anthraquinone이 된다.
그런데 분리형 anthraquinone은 소장에서 소화되어 사하력은 상실된다. 그러므로 대황에는 결합형이 분리형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결합형도 일부는 소장에서 흡수되고 간에서 대사되어 골반신경총을 자극하여 사하력을 발휘한다.
물론 실제 대사과정은 이보다 복잡하여 sennoside 대사산물은 4가지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작용기전은 3가지로 대장의 장벽을 자극하여 수축력을 높이고, 대장으로 수분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여 장내용물들의 수분함량을 높여 팽창케 하고, 이것이 골반신경총을 자극하여 軟便을 보게한다. 이와 구분되는 것은 망초인데 망초는 대장에서 수분을 장내로 이동시킨다. 따라서 망초는 대황보다도 작용시간이 빠르고 水樣性설사를 하게된다. 한의학이론으로는 대황은 苦以泄之이고, 망초는 鹹以軟堅에 해당한다.
그리고 대황은 소장의 흡수력은 방해하지 않지만, 피마자유나 파두는 소장에 작용하여 소장흡수력을 방해한다. 종대황에는 이런 사하성분이 거의 없으므로 사하력은 대황의 1/20 정도이다.

7. 한국에서 유통되는 대황의 문제점

1) 종대황

현재 한국의 대황은 가장 큰 문제점은 종대황이 유통된다는 점이다. 종대황은 원래 대황으로 사용한 종이 아닌데도, 국내에서 재배하고있고 중국에서 많이 수입되므로 국고가 낭비되고 있다. 종대황이 수입되는 이유중의 하나는 대황이 이화학검사에서 sennosie A 함량 미달로 불합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sennoside 함량을 측정하는 것이 불합리하며 중국약전 기준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사하작용의 주성분은 결합형인 sennoside A이며, 중국에서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여도 sennoside A가 장엽대황과 당고특대황에서는 1.09% 이상, 약용대황에서는 0.64% 이상인 것으로 나와있다. 따라서 한국에 수입되는 대황이 불합격되는 이유는 다른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인데, 채취시기가 일단 의심된다.
sennoside가 가장 많은 때는 3년생으로서 9~10월 열매가 익은 뒤인데, 이때에는 발아기에 비해 3배나 된다. 중국약전의 기준인 chrysophanol과 emodin은 이보다 이런 시기인 잎이 무성할 때 가장 많다.

2) 껍질

상한론에는 껍질을 벗기고 술로 씻은 뒤 사용하게 되어있다. 중국약전에서는 기원에 껍질을 벗기라고 명시하였다. 대한약전에서는 껍질벗기라는 것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성상항에서 대부분 껍질이 벗겨져 있다 하였다.
껍질에는 tannin이 많으므로 떫은 맛을 내며 수렴작용이 강하다. 대황을 다량 복용하면 사하작용이 있지만 소량복용하면 사하력보다도 tannin의 수렴작용이 강하게 되어 止瀉한다.

3) 전탕법

상한론에서는 대황을 다른 약들을 달이다가 나중에 넣게 되어있다. 실제로 대황을 1시간 전탕하면 사하력은 매우 약화됨이 밝혀졌다. 현재로서는 30분간 물에 불렸다 10분간 달이는 것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 5>
상한론과 금궤요략에서 대황이 사용된 처방은 35개이고 7개가 환제이므로 28개 처방은 전탕한다.
이중 달일 때 넣는 물량이 3승이나 5승인 것은 전체 전탕시간이 짧으므로 다른 약들과 함께 달이지만 시호가용골모려탕, 후박삼물탕, 대승기탕, 인진호탕 등에서는 대황을 나중에 넣고 달이는 것의 근거가 된다.
상한론의 계지탕에서 물을 7승넣고 전탕한다. 대개는 1냥을 15.6g, 1승을 200㎖으로 추정하지만 본인의 계산에 의하면 1냥은 6.5g, 1승은 70㎖ 정도이다.
계지탕에 이를 적용하면 물 7승을 넣고 微火로 달여 3승이 되면 1승씩 나누어 복용하는데, 전탕시간은 총 40분정도 소요되고, 끓을 때까지는 10분가량되므로 실제 100℃로 끓는 시간은 30분간이다.
대황을 30분간 물에 불렸다 10분간 달이면 총 40분이 소요되는 것과 일치한다. 다만 대황을 나중에 넣을 지라도 반드시 물에 미리 담구어 두어 속까지 물이 스며들어야 한다.

4) 약재절단크기

상한론에서는 모든 약들을 부咀하라 하였는데 부咀는 팥알이나 콩알만 하게 잘게 쪼개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대황이 이렇게 유통되고 있다. 팥알 정도로 쪼개어야 약효성분이 잘 우러난다.
상한론에서 탕재에서 약재절단 크기는 대개 4가지인데
① 통째로 사용(독성이 강하고 다량인 것 대반하탕, 대오두전)
② 8조각(생부자나 포부자)
③ 부咀(일반적임)
④ 깨알 크기(잠간 달이는 경우)이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대황은 팥알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

5) 오래두기

육진약은 아니지만 1년 이상 묵혀두어야 복통, 설사, 구토 등의 부작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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