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락 교수가 쓰는 주의해야 할 한약재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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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락 교수가 쓰는 주의해야 할 한약재들(7)
  • 승인 2004.04.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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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1일 용량은 12개, 절단해서 달인다

■ 대 추 ■

대추는 대한약전에 기원은 대추나무 Zizyphus jujuba Miller var. inermis Rehder 또는 기타 동속 근연식물 (갈매나무과 Rhamnaceae)의 열매이고, 검사기준은 순도시험에서 불쾌하거나 변패한 냄새와 맛이 없어야 하며, 회분은 3.0 % 이하로 되어있어 수분함량이나 약효성분 등에 관한 규정은 없다.

일반적으로 薑三棗二라 하여 1첩에 2개씩 사용하고 달일 때는 통째로 넣지만 대추 1개의 크기에 따라 용량이 달라질 수 있고 통째로 달이면 유효성분이 잘 우러나지 않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행히 상한론과 금궤요략에서는 일찍부터 해결책이 마련되어 있었다.

1. 대추 용량

상한론에서는 용량을 1일 단위로 서술하였으며 이를 동시에 달여 하루에 여러차례 나누어 복용하게 된다.
상한론 113개 처방에서 대추가 사용된 것은 계지탕을 비롯하여 모두 40개 처방이고, 금궤요략에서는 36개 처방인데, 중복되는 것이 7개(시호계지탕, 십조탕, 갈근탕, 계지거작약가촉칠용골구역탕, 황금가반하생강탕, 영계감조탕, 자감초탕)이므로 중경방에서는 모두 69개 처방에서 대추가 사용되었다. <표 1>

이 중 계마각반탕, 계지이마황일탕, 계지이월비일탕, 시호계지탕은 복방이고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소시호탕의 1/2, 시호가망초탕은 소시호탕의 13/에 가미한 것이며, 대추 100개가 든 서여환은 탕제가 아니다.

69개에서 이들 7개를 제하면 62개 처방이 된다.
이중에서 대추가 12개인 것은 42개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10개인 것과 15개인 것을 합하면 모두 55개나 된다.
따라서 상한론과 금궤요략에서는 12개정도가 표준임을 알 수가 있다.

대추의 크기에 관하여서는 십조탕에서만 큰 것이라 하였다.
대추 이외에는 소함흉탕의 大瓜蔞實, 통맥회역탕과 통맥회역가저담즙탕의 大附子와 大猪膽, 小承氣湯의 大枳實, 梔子柏皮湯의 肥梔子가 크기를 규정하였다.
따라서 언급이 없는 것은 평균적인 것이라고 추정된다.

농산물표준출하규격<표 2>에 의하면 중간크기 대추의 무게를 조금 더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대추 중간크기는 100g에 35개 이상 55개 이하이다.
45개가 100g인 대추 12개에서 씨앗을 제거하고 실측한 결과 대략 20g이 된다.
상한론 서술 당시의 대추는 현재의 대추보다도 크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苦酒湯에서 반하를 대추씨앗만한 크기로 깨뜨린다 하였으므로 대추씨앗의 긴 변은 반하 지름과 거의 일치한다.
뿐만아니라 금궤요략에서 부인 陰寒證에 삽입제로 사용하는 蛇床子散은 대추크기로 규정하므로 상한론 저술당시의 대추는 크기가 현재와는 동일함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상한론과 금궤요략에서 용량이 갯수로 표현된 것 중 사간 13개, 도인 50개, 조협 1개, 지실 7개, 치자 14개, 행인 70개 등이 모두 실측결과 20g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추 12개에서 씨앗을 제거한 뒤의 무게 20g은 대추만의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경우임을 알 수가 있다.

상한론에서 갯수로 표현된 것은 현실적으로 약재의 종류에 따라 갯수로 측정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인데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무게로 다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한론과 금궤요략에서는 유달리 용량이 3냥인 경우가 많다.
계지탕에서도 거피계지, 작약, 생강이 각 3兩이고 자감초만 2兩이다.
이에 근거하여 씨앗을 제거한 대추 12개의 무게 20g은 3兩일 가능성이 크다.
20g을 3兩과 동량이면 1兩은 6.5g 정도이다.

만일 1兩을 현재까지 알려진 15.6g으로 한다면 대추 20g은 1.3兩에 해당하고, 갯수로 표현된 것만이 다른 약들에 비하여 용량이 적게 되어 모순이다.
그리고 1.3냥이란 상한론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용량단위이다.
상한론에서는 용량이 1냥 단위로 서술되었으며 半兩으로 된 것도 매우 더물다.

현재 한약사와 한약제조약사에 조제권이 주어진 한약처방의 종류 및 조제방법에 관한 규정(개정 1995. 3.15 보건복지부 고시 제1995-15호)에서는 계지가용골모려탕에서 대추는 3~4g으로 상한론의 내용과 맞지않다.

2. 찢어야 잘 우러난다

상한론에서는 대추를 손으로 찧은 뒤(擘) 달이게 되어있다.
대추를 쪼개는 시기는 나무에서 따서 바로 쪼갠 뒤 말리는 경우와, 통째로 말린 뒤 쪼개는 경우 2가지로 추정할 수가 있다.

대추를 말린 뒤에 찢으려면 단단하여 힘이 많이 들지만, 딴 뒤에 바로 쪼개면 쉽게 쪼갤 수가 있다.
그리고 껍질을 그대로 둔 채 햇빛에 말리면 20일 이상이 소요되고, 50℃에서 말리면 3일이 소요된다.
쪼개어 말리면 이보다도 빠르다.

약전에서도 수분함량기준이 없고, 시중에 유통되는 대추는 언제나 속이 젖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찢어 말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약을 달일 때 껍질을 찢으면, 유효성분이 우러나는 속도는 2배, 우러나온 성분량은 3배가 된다.

이런 것에 비추어 본다면 산조인이나 괄루인, 행인, 도인 등도 깨뜨리거나 간 뒤에 달여야 한다.
이것은 상한론에서 약들을 부咀하라고 한 것과 일치한다.
부咀는 입구(口)변이 있어 흔히 입으로 씹어 쪼개다로 해석하지만 현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팥알 크기로 깨뜨리는 것이다.
이는 내경에서 治半夏(冶半夏가 옳다)라 하여 반하를 깨뜨리는 것과 동일하다.
일본에서는 한약재를 팥알처럼 깨뜨려 유통한다.
그러므로 대추도 찢는 정도가 아니라 얇게 절단하는 것이 권장된다.

3. 씨앗은 그대로 두어도 좋다

상한론에서는 대추을 달일 때 씨앗은 빼내라는 주문은 없다.
다만 송대 임억, 고보형 등이 신농본초경을 교정하면서 대추씨앗은 제거하라고 하였다.
무게를 정확히 하려면 씨앗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대로 둔채 달여도 우러나온 성분은 전체의 4% 뿐이고 해로운 성분은 없으므로 무방하다.
이유는 대추씨앗이 두껍고 단단하며 봉합도 매우 견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발아율은 10% 정도이고 씨앗의 위아래 뾰쪽한 부분을 가위로 자르고 다시 아래위를 눌러 껍질을 깨뜨려 주어야 발아율은 50%가 된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무게를 측정하고 잘게 절단하기 위해서는 씨앗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기는 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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