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돈 도서비평] 제대로 된 질문이 상대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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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도서비평] 제대로 된 질문이 상대를 움직인다
  • 승인 2014.11.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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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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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질문의 힘

우리는 질문과 대답이라는 대화를 통해 살아간다. 저자는 질문에도 요령과 테크닉이 중요한데 이를 자신의 습관으로 만들면 큰 재능을 가지게 된다고 말한다. 제대로 된 질문과 경청으로 소통이 중요한 의사들에겐 소중하다.

저자는 질문 능력을 키우는 훈련을 위한 상세한 예를 제시한다. 강연 내용을 삼색 펜으로 구분, 정리하고, 처음부터 강연을 들으면서 질문거리를 생각하라. 강연내용을 노트에 받아 적으며 질문도 메모하는데, 메모할 땐 삼색 볼펜으로 구분하고 파란색으로 강연 내용을 적고, 중요한 부분은 그 위에 빨간 펜으로 표시한다. 질문은 초록색으로 적어 색깔을 구분한다. 즉 강연자가 말한 객관적인 사항은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내 주관적인 생각은 초록 펜으로 쓴다. 이때 질문은 주관적인 사항에 속하므로 초록 펜을 사용해서 물음표를 붙인 뒤 괄호나 동그라미를 친다. 중요도에 따라 가장 궁금한 내용은 동그라미 세 개, 그 다음으로 두 개, 한 개를 친다. 강연이 끝난 직후 중요한 질문부터 순서대로 물을 수 있다. 그리고 질문을 다섯 개 이상 생각해놓고 그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뽑아서 물으면 질문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사이토 다카시 著
남소영 譯
루비박스 刊

많은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고 나서 질문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질문은 상황이나 맥락을 어느 정도 파악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 책은 대화능력을 질문능력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비결은 질문능력에 있다’가 가장 큰 메시지다.

질문의 달인 되기에서는 일방적으로 자기경험을 늘어놓지 말고,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가 경험한 세계를 이해하고 잘 끌어들여 이야기에 재미있게 연계시키는 화법이 바람직하다. 상대의 고생이나 경험을 들춰내는 질문을 하면 상대는 분명 진솔한 대화였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면 화제가 깊어진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는 힘은 모두 ‘질문’에 달려 있으며 훈련을 통해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내용이다.

저자는「다니카와 준타로의 33개 질문」중에 인상적인 질문들을 소개하고, 정말 뛰어난 질문으로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는 도구를 하나만 말해주세요”라는 질문에 감탄한다. 이 질문으로 그 사람에 대해 전부를 알 수 있고, 인생에서 무슨 일에 에너지를 쏟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탁월한 질문으로, ‘당신이 지금까지 읽은 책 중 인생에 영향을 준 책 열 권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을 수 있다. 여기에서 그 사람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질문은 그물이다, 촘촘히 만들면 맛있는 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구체적인 질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몇 가지를 제시한다.
1.좋은 질문은 구체적이고 본질적이어야 한다. x,y축으로 나누어 구체적인가 추상적인가, 본질적인가 비본질적인가로 구분해서,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인,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와 같은 질문을 하라. 창조적인 대화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도 창출하려면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 영역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2.머릿속을 정리해 주는 질문이다. x,y축으로 나누어 묻고 싶다와 묻고 싶지 않다, 상대방이 대답하고 싶어한다와 대답하기 싫어한다 영역으로 나누는데, 묻고 싶고 상대방이 대답하고 싶어하는 스트라이크 영역을 염두하라.
3.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질문이다. x,y축으로 나누어 현재의 맥락(상황)을 따르고 있는가 여부와 상대방의 경험세계, 즉 과거의 맥락을 따르고 있는지 여부로 구분하는데, 가장 유용한 질문이란 현재의 맥락에도 맞고 과거의 세계와도 관련 있는 물음이다.

4.회사의 운명을 결정한 단 하나의 질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비결로 첫째가 따라가며 방향틀기다. 듣는 사람이 고개를 잘 끄덕이면 말하는 사람은 상대가 자기 이야기를 잘 따라온다고 여기고 용기를 얻는다. 언어차원에서 맞장구가 고갯짓에 해당하는 따라가기 기법이다. 반복하기 기법도 다음 말을 끌어내는데 효과가 있다. 상대방의 말을 확인하듯 반드시 어미를 내려서 반복하면 상대가 계속 이야기하기 쉽다. 다음 기법이 말 바꾸기 기법이다. 즉, 자기 말로 바꿀 수 있다면 내용을 음미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증거가 되는데, 이는 맞장구나 반복하기 기법보다 한 단계 위의 기법이다. 또 다른 따라가기 비법은 ‘끌어들이기’이다. 상대가 조금 전에 한 말을 다시 한번 지금의 문맥으로 가져오는 방법이다. 여기서 상대를 따라가며 던지는 질문에는 본질을 꿰뚫는 질문과 변화에 대해 묻는 질문이 있지만 공부 부족이 ‘질문능력 부재’의 원인이 된다. 고로 질문 능력을 높이는 것의 기본은 상대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그의 전문성을 따라가는 질문을 하는데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창조적인 질문이며 질문의 최종목표는 상대에게 영감을 주는 질문이다. 상대와 공감대를 마련하며 ‘~로서 묻는다’라고 말하는 습관은 창조적인 대화에 아주 좋은 방법이다. 상대의 경험세계를 따르는 창조적인 질문은 상대에 대한 사전지식을 가설 삼아 질문하라. 저자는 질문능력을 여러 가지 예를 제시하였고 어떤 소설도 질문능력이라는 관점을 의식하며 읽으면 재미도 있고 질문능력을 키우는 훈련도 될 것이라고 전한다. 떨어지는 가을, 질문의 고수에 빠져 들면 어떨까. (값 8700원)

김진돈 / 시인, 서울시 송파구 가락2동 운제당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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