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균의 도서비평]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101가지 핵심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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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의 도서비평]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101가지 핵심 주제
  • 승인 2014.10.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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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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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스미소니언 교양과학 백과 5, Science 101 GEOLOGY 지질학
역사의 흐름은 간단하다. 어떻게 시작하였고,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그 결말은 어떠하고, 그래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이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이다. 그러기에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래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은 그 역사의 굽이마다 만일 그 순간에 이랬다면 지금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품기도 하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비록 소설이 아니라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위기의 순간이나, 인간이 이룬 위대한 업적과 크고 작은 패배와 승리의 순간에도 우리는 감동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하나 맥락을 짚어가면서 전후의 상황전개를 이어가다보면 어느새 그 역사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흥미는 그것이 어떻게 시작되었을까를 파헤칠 때일 것이다.
Mark A. S. McMenamin 著
손영운 譯
이치사이언스 刊

모든 학문이 어느 정도는 기본적으로 그러하겠지만, 지질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 시작점에 대한 규명을 담은 학문이라 할 수 있겠다. 즉,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지구는 언제 생겼으며, 바다와 산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으며, 생명은 언제 태어났고, 식물과 동물은 언제부터 비롯되었으며, 그것들은 또 어떻게 계통발전하게 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그래서 지질학은 그 이름에서 나타내듯 지구를 연구하는 과학이기는 하나, 단순히 지구라는 땅덩어리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천문학을 기본으로 하는 행성지질학을 비롯하여, 지구를 이루고 있는 광물학은 물론, 기후변화에 따른 풍화작용과 토양을 다루고,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작용과 물의 순환에 따른 물리적 작용이 지구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루기 때문에, 실로 거의 모든 학문이 융합됨으로써 근본을 확인해 가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의 지질학 관련 과학자들은 지구와 태양계의 기원과 진화 과정, 그리고 지구 대기권과 생물권에서의 지질학적 영향을 가장 앞서 연구해 왔다. 이 책은 이처럼 세계 최고의 지질 박물관에서 가장 앞선 과학자들이 만든 책이다. 그렇다고 다른 과학서적들이 대개 꽤나 두꺼운 두께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한다면, 이 책은 겨우 200쪽이 조금 넘는 정도이니 부담 없이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는 두께다. 게다가 이 얇은 두께 안에 250점 이상의 고해상도 사진과 삽화, 그리고 각종 도표를 통해 지질학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지식을 다채롭고 폭넓게 담고 있다. 모두 101개의 핵심주제를 12개의 장으로 나눴는데, 각 주제들은 2쪽짜리로 정확하고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어, 비록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고교졸업생 이상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접근하여 간단히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물론 어느 서적에서나 그렇듯이 약간의 오자가 눈에 띄고 해석의 어색함이 보이지만, 이 정도면 다른 서적에 비해 거의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실제로 아쉬운 점은 이 책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와 원서가 아니면 거의 부교재가 없는 우리 의학의 현실이다. 한글세대에 맞춰 우리 서적들이 한글로 되어 있는 것은 많지만, 어려운 교과서와 원서를 떠나서 우리 의학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기 위한 교양서적들이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반 대중을 위한 서적들은 조금 있다 하지만, 연구자의 여건이 열악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우리 학문의 발전을 위해 부교재의 집필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값 1만4000원)

金洪均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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