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한방신경정신과 시스템 구축…치유 공동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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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한방신경정신과 시스템 구축…치유 공동체 바람”
  • 승인 2013.11.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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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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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임상가 (28) 사암침법으로 심리치료 하는 이정환 원장(혜민서한의원)

아버지의 옛날 약국자리에서 10년째 한의원을 하고 있다는 이정환 원장(44·혜민서한의원). 그가 처음 한의원을 오픈할 때 기존의 한의원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단다. 그것은 뭔가 새롭고 신선하면서도 한의사와 환자 등 모두 함께 이익이 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오래 전 아버지가 운영하던 동네약국과 같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부담 없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있고, 부대끼는 사람냄새가 있는 동네한의원. 이 원장의 동네한의원 프로젝트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특히 접근하기가 다소 어려운 정신과 진료를 ‘대중적한방신경정신과’를 표방하며 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이 원장을 만나보았다.

스스로의 삶 이해하고 사랑하는 게 치유 시작
질 높은 서비스에 많은 이들 부담 없이 치료받았으면

 

▶사암침법을 통해 경락심리치료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린 시절부터 철학, 심리학 등에 관심이 많았고, 나 스스로도 독특한 정신세계를 구축해오며 스스로 생각을 만들어 고민하는 일을 즐겼다. 여러 가지 심리치료기법과 공안법을 만나게 된 것도 이 길로 들어서기 위해 준비된 경험이었던 것 같다. 특히 금오 김홍경 선생의 강좌를 듣고 15년 동안 사암한방의료봉사단에 몸을 담으면서 마음의 병을 치료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더욱 명확해졌다.

▶혜민서한의원만의 치료시스템를 소개하자면.
혜민서한의원의 치료시스템은 내가 추구하는 목표와도 연결돼 있다. ‘대중적한방신경정신과’를 표방하며 보다 많은 대중들과 관계를 가지고 유대를 만들며 마음 속 깊은 공감을 통해서 치유의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바람이다.
그 목표를 위해 사람들이 쉽게 치료받을 수 있는 방식을 연구했고, 동네한의원임에도 질 높은 서비스의 포맷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침 치료, 한약치료, 상담치료 등 각각 사람들의 특징에 맞게 치료 방법을 배분하고 있으며, 대중적인 것을 표방함에 따라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탕약보다는 과립제 처방도 많이 하고 있다.
아울러 자가치료 및 단체교육 등도 함께 운영하는데, 이는 환자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테면 혈자리 지압을 통해 기운을 조절하거나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는 연습을 하게끔 하고,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사랑의학교’를 열고 강의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사실 의사와 약에 의존하고 치료에 수동적인 입장보다는 환자 스스로가 치료의 중심이 되어 적극적으로 변화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문 진료와 관련 기억에 남는 임상사례를 들려 달라.
의료봉사를 하다가 만난 분으로, 심리치료를 따로 받고 싶다고 해서 내원했다. 뇌종양이 있어서 수술을 해도 반신불구, 수술을 하지 않아도 반신불구라는 판정을 받은 상태인데다가, 기존에 전신화상으로 인해 한 여름에도 긴 옷으로 몸을 가리거나 진한 화장으로 화상을 숨기는 환자였다. 내원 당시 이미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와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환자가 침 치료 8회, 상담 4회 정도 받은 후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 내원 당시와 비교해 뇌종양이 없어지거나 화상이 없어진 것도 아닌데, 현재 삶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바라보는 것이었다. 이 환자의 케이스를 경험하면서 치료의 핵심은 바로 ‘어떤 이유나 조건이 없어도 환자가 환자 스스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여러 케이스가 있다. 7~8년 동안 임신이 되지 않은 여성 환자가 난임 치료가 아닌 심리 치료를 통해 7~8개월 만에 임신이 된 경우도 있다. 한 중학생 환자의 환취 증상도 그 원인이 친한 친구의 배신이었음을 찾아냄으로써 치료가 됐다.
질환의 증상 중에는 의외로 마음의 병이 많다.

▶임상실력을 어떻게 연마하는지 공부법을 소개해달라.
사암한방의료봉사단에서 사암침법을 이용한 경락심리치료 그룹을 형성해 스터디를 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경락언어라는 기초이론들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사암침법을 통한 경락심리치료를 개발하기 전, 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s, 감정자유기법)를 배우고 관련 단체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 EFT협회장으로 다양한 기법들을 공부하고 연마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학의 한방정신치료과 교수님들과 연계해서 여러 심리치료에 대한 연구와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특별한 환자관리 노하우가 있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사랑의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한의원의 치료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내 삶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어떤 조건, 환경, 이유 등과 상관 없이 나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하게 하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되지 않았을 때 병이 생긴다. 다른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원래 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었지만, 어떤 교육이나 사건들에 의해 이 사실을 잊고 ‘자신이 모자라고 잘못된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괜찮다”라며 다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을 교육하는 곳이 바로 ‘사랑의 학교’이다.
‘사랑의 학교’에 아픈 이들만 오는 것은 아니다.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 오는 이들도 있다. 자유롭게 교육에 참석할 수 있다. 자신을 진심으로 조건 없이 사랑하게 된다면 세상을 보는 눈 역시 달라진다. 자신이 변화하고 세상을 보는 눈도 변화하고, 이렇게 변화한 사람들이 조금씩 많아진다면 세상도 밝고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사랑의 학교’를 나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사람들이 진심으로 스스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알리고자 한다. 두 번째는 지속적으로 ‘대중적신경정신과’의 포맷과 치료시스템을 구축해가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끝으로 사암침법을 통한 경락심리치료의 방법에 대해 좀 더 학문적인 체계를 세우고 발전시키고자 한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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