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 담화문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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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 담화문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문
  • 승인 2013.08.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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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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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한의사 회원 여러분!

회원 여러분들께서 이 글을 보실 즈음이면 저는 보건복지부 차관과 함께 제 13차 한·중 동양의학협력 조정위원회 회의를 위해 중국에 있을 것입니다.

7월 14일의 불법적 임총 이후 우리 한의계는 급격한 혼란에 빠졌습니다.

회원들의 의지를 배반한 소수 대의원들과 대의원회 의장단, 본연의 책무를 망각한 채 41대 집행부 발목 잡기에 혈안이 된 감사단, 일선 회원들의 의지와 아랑곳 없이 특정 집단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일부 시도지부장들이 이 혼란의 책임자들입니다. 2만 한의사 회원들이 일으켜 만들어낸 협회 개혁과 한의약 부흥의 기회가 일부 집단이 만들어내는 혼란과 내홍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저는 협회장으로서 7월 14일 임시 대의원 총회 및 그 때 결의되었던 한조시약사, 한약사 참여 첩약시범사업 TFT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한의사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한조시약사, 한약사가 참여하는 치료용첩약시범사업에 대한 우리 한의사 회원들의 뜻을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그 와중에 의장단과 감사들은 지난 임시 대의원 총회의 결정은 한조시약사, 한약사가 참여하는 치료용 첩약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논의를 해보는 것일 뿐이라는 말장난에 가까운 항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칭 한조시약사, 한약사 참여 첩약시범TFT 스스로가 밝히고 있듯이 이 문제는 논의에 참여하는 순간 한조시약사, 한약사와의 참여가 불가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제가 이전 담화에서도 분명히 밝힌 바 있고, 우리 회원 여러분들께서도 정확히 인지하고 있기에 AKOM을 통한 설문조사에서 이 사업에 대한 반대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무려 5037명의 한의사 회원분들께서 조사에 참여해주셨고 그중 87%가 넘는 4396명, 절대다수의 회원분들께서 직접 한조시약사, 한약사가 참여하는 첩약시범사업에 대해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의 뜻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 한의사회원분들이 직접 보여주신 결연한 의지에 숙연한 마음과 함께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지난 7월 14일 열린 임시 대의원 총회 및 그 결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표한 이후 단 하루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연 내가 내린 결정이 옳은 것인가, 회원들을 위한 최선의 결정인가, 혹시라도 편협함과 식견의 부족으로 잘못 생각한 것은 아닐까.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렇게 수천, 수만번을 물었지만 결국 한조시약사, 한약사와의 첩약시범사업은 결코 한의계에 이득이 될 수 없다는 결론밖에 내리지 못했습니다.

저는 우리 회원들이 현명함과 사려깊음, 한의약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열정을 가졌다고 확신합니다. 바로 그런 회원 다수의 생각이 제 결정과 일치했습니다.

한조시약사, 한약사와 첩약시범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이미 첩약 시장은 끝이라고 합니다. 이미 끝난 시장이니 조금이라도 시장을 키우기 위해 한조시약사, 한약사와 함께 해서라도 일단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사업의 진행에 어떤 독이 들어있느냐는 나중에 생각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한약이 국민들로부터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게 된 이유는 양의사의 한약폄훼, 한약재 안정성에 대한 언론 비판을 무방비적으로 방관한 한의계의 미흡한 대처, 홍삼으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철저한 대응 부재, 식약공용 한약재 문제에 대한 정책 실패 등 우리 한의계의 내부의 문제의식의 결여, 무기력함이 문제였습니다. 그동안의 정책부재와 무기력을 떨쳐버리고 한의계 내부의 지혜를 모아 결연하게 총력을 다해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가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자포자기식의 한조시약사, 한약사와의 첩약시범사업이 아닙니다. 양의사의 한의약 폄훼에 맞서야 합니다. 식약공용 한약재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의원에서 처방된 한약은 정부가 인정한 안전한 규격품만을 쓴다는 사실을 알리고 홍보해야 합니다.

회원여러분! 저는 첩약의보에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첩약은 한의계의 비급여 분야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이고 한방의료의 주축이기도 합니다. 이를 보험급여화 하는 데는 충분한 정책적 준비와 공론화가 선행되어야합니다. 제가 협회장으로 회무를 맡아보니 그동안 협회에서 첩약의보를 도입하기위한 정책적 연구는 거의 준비된 것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첩약의보는 자동차보험과는 달리 약가마진을 인정하지 않는 공공보험이기 때문에 준비 안 된 섣부른 시범사업 참여는 오히려 훗날 우리를 더 큰 곤경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준비작업이 필요합니다.

정부에서 보험재정에 여유가 생겨 한의계에 혜택을 주려는 의지가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지금도 열악한 한방의료보험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정책을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습니다. 시중의 돌팔이들도 몇 만원씩 받는 뜸수가가 재료대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한방물리요법적용이 1일 20명에 제한되는 절름발이식 운영, 한약제제에 대한 급여화의 미비, 현대적 진단기기의 보험적용유보, 노인 정액제의 비현실적인 상한선 등등 일선회원의 경영을 압박하는 미비점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부분의 개선이 오히려 더 시급하며, 회원여러분의 한의원 경영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우리 2만 한의사 회원들께서는 바로 이러한 일을 해달라고 저 김필건을 협회장으로 세워주셨고, 이번 AKOM에서의 투표로 다시 한 번 그 의지를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저는 그 뜻을 겸허히, 무겁게 새겨듣겠습니다.

지난 7월 25,26 양일간 저는 강원도 강릉과 원주에서 일선 한의사 회원분들을 만났습니다. 여러 회원분들의 많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회원분들은 저를 믿어 주셨고 힘을 주셨습니다.

이미 한의신문을 통해 발표된 것과 같이 중국에서 돌아온 이후부터 약 한 달 동안 강원도에 이어 전국을 돌면서 회원분들을 직접 만나겠습니다. 회원분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습니다. 그간의 회무를 설명드리고 앞으로의 청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힘닿는 데로 많이 다니고, 더 많은 회원분들을 뵙겠습니다. 가슴을 열고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회원여러분들과 함께할 미래를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2만 한의사 회원분들께서 저 김필건이 아닌 김필건이 내세운 공약과 한의계 부흥의 기치에 확고한 믿음을 보여주셨음을 다시 한 번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오로지 2만 한의사 회원분들의 믿음과 뜻에 따르겠습니다.

중국에 잘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온 후 직접 사랑하는 2만 한의사 회원분들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2013년 7월 29일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김필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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