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裏가 같이 병들더라도 치료는 각기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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表裏가 같이 병들더라도 치료는 각기 달라
  • 승인 2013.06.2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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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백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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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4>

-분역이 나뉘면 위치와 기세도 달라지니 病機 또한 나뉜다. 삼음삼양을 안다는 것은 辨證論治의 첫걸음을 내딛음이다.

[원문 해석] 表分과 裏分이 함께 병들었다는 것은 함께 사기에 손상받았다는 뜻이니, 표분은 사기가 빽빽하고[實] 이분은 정기가 비어있는[虛] 상태라는 말이 아니다. 氣는 바로 六淫이다. 대략 한기와 열기로 그 예시를 밝힌다.

표분과 이분이 함께 한기에 밀린 경우에는, 치료할 때 中府를 溫化시켜 한기를 발산해야 裏分의 정기가 굳건해져 外邪가 물러날 것이다. 仲景이 ‘신체가 疼痛하고 淸穀[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을 下利하면 먼저 이분을 온화시키고 나중에 표분을 공략하라’고 했으니, 큰 원칙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표분과 이분이 양쪽으로 한사에 감촉[兩感]했을 때 실제로는 ‘溫化裏分’과 ‘發散表分’를 일시에 함께 써야지 반드시 선후를 나눠야 할 필요는 없다.

표분과 이분이 함께 열기에 밀린 경우에는, 치료할 때 甘寒한 성미의 약물로 해야 하고 辛凉한 성미의 解表發散하는 효능이 있는 약물로 보좌해야 하니, 香岩[天士]의 溫熱에 대한 치료법 같은 상황이다. 陽明腑[胃腑]의 熱實症인 경우라면 더욱더 먼저 苦寒鹹寒한 성미의 약물로 攻下시켜야 하니, 承氣湯을 복용하고 대변이 통창할 때 汗出이 저절로 일어난다.

앞의 두 가지 사례는 표분과 이분에 동일한 사기가 있으므로 이분에 중점이 있으니, 이분을 치료함에 표분 또한 곧바로 호응하여 나을 것이다. 표분에 아직 다 없어지지 않은 여분의 사기가 남아있다면 다시 표분을 살짝 淸化하는 것도 괜찮다. 먼저 표분을 공략한다면 이분이 허약해질 뿐만 아니라 표분도 淨化할 수 없으니, 표분을 정화하려고 했지만 正氣가 손상을 받았으니 이분의 사기는 또한 어떤 통로로 몰아내 제거할 수 있단 말인가?

표분에는 열기가 이분에는 한기가 점유한 경우, 그 사람이 본래 中寒에 속한 상태에서 새로 風熱을 감수했다면 치료할 때 표분을 해소할 따름이다. 그 사람이 안으로 生冷한 음식물에 손상받고 밖으로 풍열에 손상받아 表裏가 모두 새로운 사기에 감촉하였다면, 치료할 때 辛凉한 성미의 약물로 표분을 소통하는 方劑 안에 芳香性의 氣機를 調達하는 약물로 보좌토록 해서 內分의 한기를 전화시켜야 한다.

표분에는 한기가 이분에는 열기가 점유한 경우, 이분의 열기는 표분의 寒邪때문이라면 ??理가 폐색되어 일어난 상황이므로 표분만 해소할 따름이다. 이분의 열기가 溫邪가 맺혀 쌓여서 발생하고 표분 또한 새로 風寒을 감수했다면, 輕症인 경우 辛凉한 성미의 약물로 이분의 열기를 疏導하더라도 외표의 한기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重症이라면 한기의 세력이 열기를 폐색시킬 만하므로 치료할 때 辛香하면서 가볍고 사나운 성질의 약물로 서둘러 표분을 소통시켜야, 表邪[표분의 사기]의 오랜 속박으로 이분의 열사가 더욱 깊이 들어 경락으로 적셔들고 血分을 끈적거리도록 만들어 문득 손을 쓰기 어려운 지경까지 도달함을 모면할 것이다. 다만 방제 중에 凉滋(邪熱을 식히면서 陰血을 보충할 수 있는 약물)로 보좌하게 해야 지나치게 燥渴하지 않을 수 있으며, 표분이 풀리면 서둘러 이분의 열기를 淸化시켜야 한다.

여기의 두 가지 사례는 표분과 이분에 다른 사기가 있으므로 표분에 중점이 있으니, 이른 바 ‘쉬운 것을 먼저 공략한다[先攻其易]’이다. 이분을 먼저 공략한다면 표사가 안으로 빠져들 뿐만 아니라 裏邪 또한 쉽게 제거되지 않으면서 표사는 더욱 견고해질까 걱정된다. 이는 치료법의 대체이다. 또한 수시로 병세의 완급에 맞춰 치료를 시행하는 선후를 결정해야 하니, 神志가 치료법 안에서 명료해야 死板法(나무에 새긴 죽어있는 법도)이 아닐 것이다.

대체로 병세가 밖으로부터 안쪽으로 빠져든 경우에는 표분을 열어젖히고 이분을 지탱해서 사기가 변함없이 원래의 통로를 따라 나가게 해야 한다. 옛사람들이 ‘少陰經의 사기는 변함없이 太陽經으로 出路를 삼아야 하고 太陰經의 사기는 陽明經으로 출로를 삼아야 한다’고 하였므로, 外邪가 안쪽으로 빠져듦이 오래된 경우에는 복약 후 表證[表分의 證狀]이 나타나도록 돌려놓을 수 있어야 사기가 물러날 것이다. 또 음식에 안으로 손상받아[內傷] 惡寒을 일으켰다면 食滯를 공략하는 가운데 반드시 氣機를 調達하는 약물을 겸용하고, 안으로 精血을 손상해서 발열을 일으켰다면 陰血을 자양하는 가운데 陽氣를 潛養하는 약물을 심어놓아야 한다. 이는 또한 표분과 이분이 호응하여 허약해지거나 호응하여 넘쳐날 때의 치료법이다.

[평주] 사기가 외계로부터 침습한 外感病이나 음식 등이 腸胃에 적체해서 발생한 飮食傷 등에서 배출해야 할 사기나 濁滓가 있다면, 정상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를 다시 외계로 구축하거나 배설할 出路가 있어야 한다. 學海는 이에 대해 「用藥須使邪有出路」등 제 편에서 조리있게 기술하고 있다.

본단에서는 表分과 裏分이 같이 병들었을 때 치료의 선후와 경중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지만, 역시 주안점은 사기의 배출로를 어떻게 확보해야 壞症이 발생하지 않고 순조롭게 나을 수 있는 가이다. 학해는 본단에서 이를 크게 네 가지 상황으로 설정하여 설명하고 있다. 첫째 ‘表裏俱寒’의 경우로, 이분 양기의 활성도를 강화시켜 표분까지 도달하게 하면 표분의 사기도 저절로 퇴출하니, 굳이 표리를 나눌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표분과 이분이 한결같이 한기에 점유당해 양기가 위축되어 있고 출로는 표분에 있으므로, 이분의 양기를 활성화시켜 표분까지 도달케 하면 이분의 寒邪가 물러날 출로가 표분에 이미 확보되어, 표리간에 혼란이 없으므로 표리의 사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둘째 ‘表裏俱熱’의 경우로, 표분과 이분이 한결같이 溫熱氣에 점유당해 음기가 갈진되는 상태이지만, 마찬가지로 표리가 같은 상황이므로 이분의 熱邪를 구축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 양명경의 腑分인 장위에는 항문이라는 濁滓의 출로가 확보되어 있어 열사를 탁재에 동반하여 구축할 수도 있다. 표분의 열사 또한 이분 열사의 조장이 없고 음기가 회복하면 저절로 사그라질 것이다.

이 두 경우는 표분과 이분 사기의 성질이 같으므로 이분의 정기만 회복하면 표리를 막론하고 사기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表熱裏寒’의 경우로, 표분의 열사를 解表發散함이 우선되어야 하고 여기에 겸하여 이분의 한사를 치는 작용을 섞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분의 한사를 熱化시켜 구축하다가 출로에 있는 표분의 열사를 격발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넷째 ‘表寒裏熱’의 경우, 표분의 한사가 이분 열사의 방출을 속박해서 더욱 치성하게 할까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서둘러 芳香性이 강한 약물로 표분을 투달시켜 울체를 풀고 연이어 열사를 구축하고 음기를 보존할 수 있는 약물[凉滋]로 이분이 燥渴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 두 가지 경우는 표분과 이분의 사기가 다를 때 사기의 출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어쩔 수 없이 표분의 사기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이지만, 그 과정에서 이분 사기의 기세를 조장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치료에 선후, 경중을 구분하면서도 시간적인 연결성을 고려하는 치밀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상의사가 명심해야 할 外感病 치료의 원칙으로 손색이 없다.

[附言] 六經의 表裏는 크게 세 가지 관계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내외 表裏經 상호간의 관계이고 하나는 陽經 또는 陰經 내부간의 관계이며 하나는 특정 經 자체에서 內外의 구분이다.

내외 표리경의 관계는 양경이 표분이고 음경이 이분이니, 태양경은 소음경의 표분이고 소음경은 태양경의 이분이며, 양명경은 태음경의 표분이고 태음경은 양명경의 이분이며, 궐음경은 소양경의 이분이고 소양경은 궐음경의 표분이다. 음양 내부간의 관계는 양명경은 태양경의 이분이고 태양경은 양명경의 표분이며, 태음경은 소음경의 표분이고 소음경은 태음경의 이분이다, 소양경과 궐음경은 각각 태양경과 양명경 또는 태음경과 소음경 사이에서 생겨나는 交際分域[半表半裏處]을 점유하니, 표분도 이분이 아닌 표리교제분역이다. 소양경은 양경에서 음경으로 흐름을 중재하는 陰化의 교제분역이고 궐음경은 음경에서 양경으로 흐름을 중재하는 陽化의 교제분역으로 둘 사이에도 표리관계를 형성한다.

經 자체를 내외분역으로 구분한다면, 태양경의 經分인 외표(머리와 신형의 후면부)는 腑分인 흉강, 기관지, 방광부 등 內腔과 표리가 나뉘고, 양명경은 경분인 외표(얼굴에서 신형의 전면과 입안, 식도 등)와 부분인 腸胃, 항문 등 내강과 표리가 나뉘고, 소양경은 경분인 외표(옆머리, 겨드랑이, 옆구리, 허구리 등을 포함)인 신형의 측면과 부분인 담낭, 膣[음호], 水道 등과 표리가 나뉜다. 三陰經 또한 이에 준하여 구분해서 표리를 나눌 수 있다. 이들 표분과 이분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서로 반응하고 공조하지만, 공간상 서로 다른 영역으로 분할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사기의 침습 등)에 따라 다른 형태로 반응하거나 경중에 차이가 있거나 시간적 편차1)를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치료법을 시행할 때는 표분과 이분에 침습한 사기 사이의 역학관계와 정기와 사기 사이의 역학관계를 주도면밀하게 헤아려 사기의 出路를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 지를 결정해야 한다.

1) 먼저 생긴 질병과 뒤에 생긴 질병사이에 뚜렷한 시간적[시차적] 인과관계(원발성 질환과 속발성 질환의 관계, 또는 앞 질환이 뒷 질환 발생에 결정적인 원인제공을 한 경우 등)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를 本病과 標病이라고 하는데, 치료의 선후에 대해 『素問·標本病傳論』에 그 대강이 기술되어 있다. 본서에서는 「病在腸胃三焦大氣流行空虛之部與淫溢??滯經脈膜絡曲折深隱之部其治不同」편에 그 일단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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