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64] 二養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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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64] 二養編
  • 승인 2003.07.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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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유가의 실천적 養生論


이 책은 鄭惟仁의 『이生錄(1523년)』, 李昌庭의 『修養叢書類輯(1620년)』 그리고 19세기 徐有구가 지은 『林園十六志』 안의 「보養志」와 함께 조선시대 4대 양생서로 꼽힌다. 『二養編』은 조탁이 지은 의학서로 본래 이 책에는 저자의 이름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서문에 病隱이 二養堂에서 지었다고 되어 있고 발문에도 ‘萬曆戊午病隱跋’이라 적혀 있으며 卷尾에 있는 永川郡守 趙明욱이 쓴 간행사를 보면 家君이 『이양편』을 편하여 자신에게 전한 것을 간행한다고 되어 있다. 발문에는 광해군 10년인 1618년에 완성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정작 이 책은 저자인 조탁이 세상을 뜨기 한해 전인 1620년에야 아들에 의해 간행되었다.

趙倬은 明宗 7년(1552)에 태어나 光海君 13년(1621)에 세상을 떠난 문장가로 자가 大而, 호가 二養堂 혹은 恥齋라 하였다. 따라서 이 책의 이름 역시 저자의 호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는 선조 21년인 1588년에 司馬試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갔으며 임진왜란 중 親喪을 당해 鄕里인 廣州에서 머무르던 중 사회 전반에 걸친 경륜을 바탕으로 時務十策을 상소하기도 하였다.

서문에 의하면, 저자는 젊어서 질병으로 고생하던 중 心經을 읽다가 程伊川의 글 가운데 ‘삶을 돌보지 않고 욕심을 따른 것(忘生徇慾)을 깊이 부끄러워한다’는 문구를 보고 마음에 느낀 바가 있어 이 책을 엮게 되었다고 밝혀 놓았다. 또 忘生徇慾을 養心, 養生의 藥石으로 삼은 것을 계기로 『心經』과 『小學』, 『近思錄』, 『自警編』에서 긴요한 말을 간추려 ‘自省編’이라 이름 붙이고 항상 곁에 두고 읽으면서 양생에 정진하였다. 이 ‘自省編’은 『이양편』 상편의 모태가 되는 것으로 임진왜란의 와중에 분실하여 몹시 안타까워하였다. 1608년 강릉부사로 부임한 그는 짬을 내어 다시 책을 편집하였는데, 먼저 경전와 문집 등 여러 책에서 좋은 말을 가려 뽑고『소학』의 편목과 『대학』의 조목으로 편명을 삼아 상편(養心)을 만들었다. 또 의서와 양생서 등에서 채록한 내용으로 하편(養生)을 엮었는데 이 둘을 합해 『二養編』이라 이름하였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상편인 양심편은 사회 관계 속에서 갖추어야 할 예의범절과 처신, 처세에 대한 내용이 골자이며 立敎, 明倫, 格致, 誠正, 修齊, 治平 모두 6권으로 이루어져있다. 하편은 양생의 이론과 방법을 폭 넓게 모아 놓은 것으로 恥忘, 恥徇, 無恥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의학적인 내용과 양생론을 담고 있는 하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권1의 恥忘은 恥忘生 즉, 생을 돌보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것으로 天地運氣, 內景篇, 外形篇으로 구성되어 있고 오장육부가 좀 더 앞에 배열되어 있는 점 말고는 대체로 허준의 『동의보감』과 체제면에서 거의 비슷하다. 또 내용에 있어서도 필요한 구절을 간략하게 발췌해 놓았기 때문에 『동의보감』의 양생에 관한 특집이라 할 만하다. 다만 치료를 위한 처방과 그 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권2 恥徇은 耳, 目, 口, 鼻, 四肢가 욕망을 따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내용으로 戒耳欲, 戒目欲, 戒口欲, 戒鼻欲, 戒四肢欲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권3 無恥에서는 『易傳』, 『論語』, 『孟子』 등 경전과 고인들의 문집, 의가의 여러 책, 시문 등에서 養生格言을 발췌하였으며, 이외에도 周易參同契, 壽親養老書, 東醫寶鑑 등에서 攝養, 治病, 雜病의 원인에 대해 서술하였다. 특히 섭양에는 七愼攝養이란 내용이 실려 있는데 愼嗜慾, 愼思想, 愼談笑, 愼起居, 愼出入, 愼衣服, 愼飮食 7가지 절목의 주의해야할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유가경전을 통한 양심과 의서, 양생서를 통한 양생술 두 가지 측면이 결합된 책으로 중국과 우리나라를 통 털어 기존의 양생에 관한 문헌들과는 차별되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어떤 사상, 어떤 유파이든 몸과 마음을 건전케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모두 취할 수 있다는 실용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며, 저자가 수학했던 퇴계의 유학과 양생사상에서 영향을 받은 결과라는 것이 전문연구자의 소견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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