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임상가(17) 곽재영 분당 경동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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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임상가(17) 곽재영 분당 경동한의원장
  • 승인 2013.02.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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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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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의학이 줄기…뿌리는 ‘원전’에 있어요


“경기가 불황인데다가 사회도 불안한 가운데, 특히 새해가 시작되는 연초에는 더욱 긴장되기도 하죠. 하지만 이 같은 불안도 잊게 해주는 것은 한의학을 꾸준히 공부하고 실력을 연마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한의사로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것은 한의학적 사고를 축적해가는 것이며, 그의 일환으로 한의학의 뿌리가 되는 원전을 가장 중요시한다. “15년째 동의보감과 형상의학을 공부해왔지만 아직도 풀지 못한 것들이 많다”라며 “이를 해결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곽재영 원장(43·분당 경동한의원)을 만났다.

형상의학, 봉침 등 …주 2~3회 새벽 강의 들어
‘사고는 양방으로 하면서 몸만 한의사’는 안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한의학 분야에 대해 말하자면.
‘형상의학’, ‘봉침’, ‘약침’, ‘사암침’ 등을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특히 형상의학의 경우 15년째 실력을 쌓고 있다. 형상의학을 깊이 공부해보지 않은 일부 사람들은 형상의학을 관상을 보는 것이라 오해하기도 하지만, 형상의학은 얼굴의 형과 색, 그리고 맥과 증상을 본 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형상의학은 정통

◇어려운 시기일수록 한의학을 꾸준히 공부하고 실력을 연마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곽재영 원장.<신은주 기자>
한의학의 근간이 되는 동의보감을 기반으로 한다. 동의보감 및 형상의학이 아니더라도 한의학의 원전을 공부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물론 다양한 침법과 새로운 치료법 등의 스킬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한의학의 뿌리가 되는 원전이 중심이 돼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의학과는 차별화되는 한의학적 관을 정립시켜줄 수 있는 것이며, 아울러 한의사로서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임상에서의 형상의학의 적용례를 들려달라.
앞서 말했듯 큰 뿌리는 형상의학으로 봉침, 약침, 사암침을 두루 사용한다. 내원 환자 중 80~90%가 통증환자로, 형상의학으로 진단을 한 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봉침, 약침, 사암침 등으로 치료효과를 내고 있다. 단순히 근육문제로 그치는 증상이 아닌 몸의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통증이 유발된 경우에는 형상의학의 역할이 특히 돋보인다.
이를테면 환자가 어깨가 아프다고 할 때, 단순히 어깨 근육 문제일 수도 있지만 다른 곳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배가 차가워도 어깨가 아플 수 있고, 위장이 좋지 않아도 어깨가 아플 수 있으며,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도 어깨가 아플 수 있다.
한 예로 ‘산증(한습의 사기가 간경이나 임맥에 침범하여 음낭이나 고환이 종대하면서 통증이 있거나 또는 아랫배가 당기는 증상)’인 여성 환자는 어깨통증을 호소했는데, 아랫배를 치료해줌으로써 어깨통증이 말끔히 나았다.
또 각지고 네모난 얼굴의 ‘기과’ 부류는 보통 기가 잘 맺혀 스트레스를 잘 받고 가슴에 병이 많다. 때문에 이들 가운데 어깨통증을 호소한다면 우선 가슴의 기를 흩어주는 치료를 해서 어깨통증을 잡아준다.

 

▶같은 통증환자라 해도 한·양방의 접근법의 차이가 있는가.
팔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양방에서는 아픈 부위에 통증 주사를 놓고 물리치료를 한다. 물론 근육이 아픈 것은 맞는데, 근본 원인은 내부에 있을 수 있다. 바로 한의학에서는 내부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을 치료해준다. 즉 기본적인 진단은 원전으로 하되 치료는 다양한 스킬을 사용함으로써 통증을 완화시킨다.
물론 중요한 것은 같은 한의학 내에서도 근본 원인을 찾아낼 수 없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요즘은 동네마다 한의원이 많아서 환자들은 ‘이 한의사가 과연 제대로 진단하고 하는 말인지 그렇지 않고 대충 하는 말인지’를 평가하기도 한다. ‘한의사의 말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라고 판단된다면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다. 요즘 환자들은 결코 첩약부터 먹진 않는 것 같다. ‘이 한의사가 내 병을 고칠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이 왔을 때 마음을 여는 것이라 생각한다. 환자의 상태를 한의학적인 관으로 쉽게 설명해줬을 때 환자들은 한의사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한의학의 특징을 잘 알고 환자들에게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것 또한 결국 원전을 공부하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중무장하고 그 외의 스킬을 다듬는 것이 양방과 차별화되는 것임은 물론 다른 한의원과도 차별화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자신만의 공부법을 소개하자면.
나만의 공부법이라기 보다는 대한형상의학회에서 매주 2~3회 형상의학 강의를 듣는데, 아침에 진행되는 강의 시간에 따라 생활패턴도 그에 맞춰져 있다. 새벽 5시10분에 분당에서 출발해 강의를 듣고 마치면 8시10분이 된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다시 분당에 오면 9시30분이 되는데, 힘든 면도 있지만 강의를 들어보면 그동안 몰랐던 내용을 새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더 크다. 그렇게 보람을 느끼며 15년째 공부를 해왔다. 현재 150명 이상이 함께 공부하고 있는데, 소수가 아닌 여럿이 함께 공부를 하기 때문에 중간에 이탈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요즘 단기간 완성하는 스킬 강의도 있다. 동의보감 및 형상의학은 단기간 완성되는 공부는 아니다. 꾸준히 공부하며 실력이 쌓이는 것이며, 어떻게 보면 기다림과 인내를 가지고 임해야 하는 학문이다.

▶공부와 더불어 환자를 대할 때의 마음가짐은.
앞서 말했듯 그동안 공부를 통해 쌓은 한의학적 주관으로 환자들에게 환자의 상태를 한의학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더불어 아버님이라든지 어머님 등의 용어로 환자를 친근하게 대한다. 또 환자가 치료를 다 마치고 나갈 때에는 꼭 어깨를 주물러준다. 의사로서 권위를 버리고 편안하게 대하려한다. 환자를 치료할 때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환자가 호전될 때까지 충분히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정성스럽게 치료에 임하는 것이다. 효과 좋은 약을 우선 권할 수도 있겠지만, 첩약은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원했을 때 권하려고 한다.  

▶한의사 새내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원전 공부는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치료를 위한 스킬도 필요하지만 우선 강조되어야 할 것은 원전이다. 평생을 함께 해야 한다. 오래 걸린다고 전제하되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가야 한다. 나 역시 꾸준히 원전 공부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요즘 들어 사고는 양방으로 하면서 몸만 한의사인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한의사의 자존심은 한의학적인 사고에 뿌리를 둬야 한다. 불황에 사회도 불안하지만, 한의사로서 한의학적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자. 불안감은 꾸준한 연마를 통해 진정 타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남=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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