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임총, 한의계 운명 좌우할 역사적인 날
상태바
9월 2일 임총, 한의계 운명 좌우할 역사적인 날
  • 승인 2012.08.23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예정 기자

이예정 기자

ingpage@http://


천연물신약, 현대의료기기 해결 위한 지혜로운 판단 요구돼

천연물신약, 현대의료기기 해결 위한 지혜로운 판단 요구돼
한의협은 내부 갈등 끝내고 문제해결에 적극적 자세 취해야

천연물신약 문제 해결방법을 놓고 대한한의사협회와 참의료실천연합회 간의 첨예한 의견대립이 진행돼 오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 최대 현안인 천연물신약, 한약제제, 현대의료기기 사용권 확보를 위해 전체 한의사의 지혜로운 판단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산하 의료기기와 한약제제 및 천연물신약에 대한 특별TF(이하 대의원 TF) 우정순 위원장은 “대의원들의 임총 소집 동의서는 21일 현재 총 91장이 접수되었으며, 22일 저녁 한의협 중앙회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2일 한의협 임시대의원총회는 개최될 것으로 보이며, 이날 임총에서는 천연물신약, 한약제제, 현대의료기기 사용권 확보 등에 대한 대책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한의계 미래 운명을 좌우하게 되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순 위원장은 “이번 임총에서는 협회가 그간 처리해 온 천연물신약, 현대의료기기, 한약제제 관련 현안에 대한 중앙회무감사 보고, 대의원 TF 활동 보고, 협회 활동보고 및 정책방향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날 임총에서는 현 집행부의 현안에 대한 회무 실적이 객관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천연물신약 문제해결 방법에 있어서는 한의계의 이익에 부합하는 쪽으로 진격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면 그간 협회와 회원들과의 갈등은 자연스레 해소돼 모든 게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집행부가 회원들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자세로 일관한다면 임총이 끝나더라도 내부 갈등은 지속될 것이며, 오히려 저항이 더 심해 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의원 TF 정재연 간사는 “임총 소집 과정을 비롯해서 최근 AKOM 게시판에서 논쟁이 되었던 내용들이나 그 외 개인적인 감정들은 뒤로 하고, 임총에서는 현안에 대해 집중 토의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임총을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그간의 좋지 않았던 분위기를 정리하면서, 한의계가 하나로 단합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정재연 간사는 “현 시점에서 어쩌면 천연물신약보다 당장 중요한 문제가 현대의료기기 사용권에 대한 대책일 수 있는데, 천연물신약 이슈에 묻혀서 ‘한의과대학 교과목 개편과 국가고시 문항출제, 기존 한의사 보수교육 실시’ 등의 원론적인 주장 외에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방안들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임총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8월 26일 전국이사 및 분회장 연석회의와 9월 2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의원들조차도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서 시도지부장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한 개원한의사는 “현재 몇몇 지부를 제외하고는 천연물신약을 주제로 긴급이사회나 분회모임조차 개최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 회무를 집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재연 간사도 “의료기기 사용 건으로 양방의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대의원 TF에서는 각 지부별로 공동대처할 수 있는 법무법인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바 있으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천연물신약과 관련해서는 시도지부장들이 앞장서서 사용하고,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회원교육 등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지만, 별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의협과 일반 회원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권영규 교수는 “전체 한의사회 구성원 자체가 더 이상 한의사라는 동일 직업인으로 고교 혹은 대학 선후배로 연결돼 통제되거나 획일화 되어서는 안 되고, 다양하고 세분화된 직업군으로 변해 같은 전문 직종이라도 본인의 경험에 따라 관점이 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비로소 대화든 의견합일이든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천연물신약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 영입에 대해서도 권 교수는 “다른 분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게 한의계의 전문가 인재 풀이 약하다. 이 문제와 관련해 발표된 논문은 몇 개나 되고, 또 깊이 있는 연구나 지속적인 연구는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며, “천연물신약 문제라고 해서 한의계 내부의 본초 방제학 전문가로만 국한해 논의할 게 아니라 약리학 제약회사 한약학과 교수 등 외부전문가들과 연계해 토론하고 정리해 내야 비로소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들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권 교수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 중 한의사들의 핵심가치는 의사는 절대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 같은데, 지금처럼 한의사의 역할이 한정돼 있고, 교육과정, 법체계의 문제, 환자 인식 등이 바뀌지 않는다면 충분히 명분은 있지만 10년, 20년 후 미래를 예측할 때는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을 수 있다”며, “10년 뒤, 20년 뒤 우리 사회에서 한의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권 교수는 “한의계가 각자의 반대의견을 서로 수용하지 못하고 감정싸움에 치우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어느 집단보다 더 큰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란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시민사회도 대통령 탄핵까지 겪으면서 합리적으로 논의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고립된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으며, 제3자가 봤을 때 합리적이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외면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안에 대한 대응전략수립에 한의계의 변화와 시대상황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예정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