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정신요법의 주된 특징은 五臟의 藏神化, 즉 정신의 신체화로 변증에 따른 약물치료, 침구, 부항 등의 한방치료 자체가 정신요법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고 언어로만 하는 상담요법이 아니라 신체적 접근을 통한 교감에서 치료가 시작된다는 장점이 있다. ‘몸이 아프니 맘이 불편하다’ 혹은 ‘맘이 불편하니 몸이 아프다’라는 식의 신형일체적 관점이 주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儒門事親」에서 ‘悲可以治怒 以愴惻苦楚之言 感之’라 하여 측은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힘들고 어려웠던 苦楚之事를 말로 감동시키면 悲則氣消하고 郁結之氣를 消散하여 怒한 감정을 감동으로 치료하는 것은 상극된 감정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것으로 한의정신요법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런 정신치료 사례들은 한의 고전에서부터 내려왔다. 한의학에서는 침구, 한약물, 음식 등의 치료수단 외에 각종 심리치료방법을 임상에서 활용하여 질병을 치료해 왔다.
이 책은 고대 한의학 문헌에 수록된 수많은 임상증례 중 심리치료 의안들을 모아 중국의 왕미거 선생이 구체적으로 연구 정리했다.
현대 심리학의 지(認知過程), 정(情感過程), 의(意志過程) 심리과정과 유사하게 정서정감(情緖情感)편, 이지계모(理智計謀)편, 기공행위(氣功行爲)편으로 나누고, 그 외 기타를 편외편(篇外篇)으로 하였다.
정서정감(情緖情感)편은 칠정으로 인한 질병에 대해 칠정을 조절하고 온화시켜 예방하고 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오행정지상극(五行情志相剋)을 이용하는 정지상승치료(情志相勝治療), 강렬하고 격한 상태를 유발해 정서를 교정하여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는 격정자격치료(激情刺激治療), 격정설독치료(激情泄毒治療), 양극정서치료(兩極情緖治療), 그리고 정서가 극도에 달해 실신한 상태를 기의 조절로 치료하는 칠정기궐치료(七情氣厥治療)가 있다. 그 외에도 자기 조절로 좋지 않은 정서를 제약하는 억정순리치료(抑情順理治療)와 정지도인치료(情志導引治療)가 이에 속한다.
이지계모(理智計謀)편은 이성과 방책의 양 방면을 포괄하여 사용하는 치료방법으로,  의사의 위엄과 믿음 등에 의지하여 대화로 질병을 치료하는 언어개도치료(言語開導治療), 침약물의 사용 여부와 암시요법을 이용하는 절욕보정(節慾保精)치료, 정약조양(停葯調養)치료, 해제심인(解除心因)치료, 환자의 주의력을 전이시켜 치료하는 이정변기치료(移精變氣治療), 점몽분석치료(占夢分析治療), 축유치료(祝由治療), 좋은 이상적인 환경을 상상하여 치료하는 상상창회치료(想象暢懷治療), 그리고 방책을 채용하여 치료하는 이사치사(以詐治詐)와 권모(權謀)치료가 이에 속한다.
기공행위(氣功行爲)편에서는 오늘날 행동치료법(Behavior therapy)과 유사한 중국 전통 건강증진 및 심신조절방법으로 명상과 정신수양 면에서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고, 기타 편외편(篇外篇)에서는 정(情), 지(志), 욕(欲)의 세편에 포함시키기 곤란한 심리치료방법들을 모아놓았다.
한의 고대심리치료 의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분석한 한의학의 독창적인 심리치료 안내서로, 현대 심리치료와 접목하여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값: 15,000원)

 

석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