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485) -「新舊驗方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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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485) -「新舊驗方編」
  • 승인 2011.04.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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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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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爲堂이 고심한 시대정신

일평생 石谷 李圭晙을 사숙하고 석곡학설을 계승하고자 했던 無爲堂 李元世 선생, 그는 젊은 시절 잠깐씩 석곡선생을 뵙고 가르침을 받았으나 오랜 기간 수학하진 못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훗날 대구의 石齋 徐丙五에게 사군자와 화필을 수업 받는 등 철저히 석곡의 족적을 따라 추종했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남긴 많은 분량의 사본들도 석곡선생의 저작을 베꼈거나 혹은 저술에 주석하여 부연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오늘 소개할 책의 제목은 「新舊驗方編」으로 되어 있으나 그저 경험처방을 모아놓은 처방집과는 성격이 다르다. 일제 강점기에 나온 양면서식의 이면지를 뒤집어 사용한 원작에는 맨 처음에 六經起止歌가 수록되어 있고, 본문 편에는 脈辨이 가장 앞서 실려 있다. 본문이 시작되는 곳에 ‘無爲堂漢醫院 主 李元世’라고 새겨진 고무인이 날인되어 있어 자신이 직접 작성하고 즐겨보던 수장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어 병증처방 편에서는 平脈法第二, 傷寒例, 辨濕脈證, 濕病, 渴病, 辨太陽病脈證治法(계지탕류), 辨太陽病脈證治法(마황탕류), 辨陽明病脈證治法, 辨少陽病脈證治法, 辨太陰病脈證治法, 辨少陽病脈證治法, 辨厥陰病脈證治法, 類傷寒, 正傷寒, 溫疫, 暑病, 神驚 , 健忘, 不寐, 九種心痛, 氣虛, 證, 癲狂, 遺精 夢遺, 諸氣滯, 血病, 便血, 氣鼓, 水脹, 膽病, 肝病, 급성복막염, 만성복막염 급결핵성장막염, 소갈, 협통, 폐옹 폐위 맹장옹 장옹, 해수, 내상, 中風, 疝 奔豚, 積聚, 黃疸, 泄瀉, 便秘, 痢疾 등의 병증에 쓰이는 각종 처방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 두통, 안병, 이병, 비병, 구병, 인후병, 성음, 頸項 附肩臂痛, 胸 乳病, 腰痛, 汗證, 疹 丹毒, 腫毒, 부인병에 대한 간략한 병증해설과 갖가지 처방이 채록되어 있다. 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해설하였는데, 예컨대 氣虛 時虛勞에 “옛적에는 陽虛, 表虛, 裡實이라 했는데, 요즘은 神經衰弱이라 말하는 것이 모두 氣虛다. 그 증상은 虛煩하면서 아프고 時作時止하며……”라고 하였다.

아울러 膽病(膽囊炎 膽石症), 肝病(肝硬變, 肝蟲), 급성복막염, 慢性腹膜炎及結核性腸膜炎, 소갈(당뇨증), 협통(늑막염), 폐옹 폐위 맹장옹 장옹, 해수 만급성기관지염 폐렴 디부테리아 古云 喉痺, 纏喉風, 又馬痺風, 내상, 위경련 위암 위산과다 위 십이지장궤양과 같은 현대의학적인 질병질환도 열거되어 있다. 또 인후병은 扁桃腺炎, 척주가래스는 골수염, 이렇게 대비하여 적어 놓았다.

더욱이 ‘中風 고혈압은 此乃下虛上實’이라 해설하였고 대시호탕조에는 “고혈압 비만 및 心下와 계륵부에 저항력이 강하고 변비가 있는 경우에 사용하면 大效한다”고 적혀 있다. 避産에 사용하는 過期飮은 우슬, 도인, 소목 등에 파혈지제를 가미한 처방인데 피산 즉 피임에 매번 월경을 거친 후 15일 내에 하루 1첩, 밤에 취침할 때 3일 동안 따뜻하게 복용한다고 했다. 그러나 처방문 전체에 빗금을 긋고 방문 하단에 ‘不可信’이라고 적은 것으로 보아 그가 철저히 검증을 거쳐 경험방을 선별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뒷부분의 추록한 부분에는 담석증에 쓰는 砂神湯, 담석증 재발 수술 후에 쓰는 廣濟飮, 특히 간염, 간경화, 황달, 복수, 간염에 쓰이는 청간건비탕이 소개되어 있는데 경희대 한의대 처방임을 밝혀놓았다. 또 암증에 쓰는 內消湯과 威克內消湯, 馬寶丸 같은 처방도 수재해 놓았다. 암증도 환자를 衰弱者와 壯實者로 구분하고 암종이 외부에 있는지, 내부에 있는지를 구분하여 처방을 제시해 놓았다. 저자가 시대현실에 맞게 臨變하여 고심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처방서이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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