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483) - 「醫宗金鑑」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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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483) - 「醫宗金鑑」③
  • 승인 2011.04.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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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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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추린 古今名方, 刪補名醫方論

「산보명의방론」제1권 목록

이번에는 「醫宗金鑑」전서 가운데 하나인 ‘산보명의방론’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 한다. 전90권 가운데 제26권에서 33권에 해당하며, 모두 8권 분량에 200여 수의 방제가 열거되어 있다. 대부분 漢·唐·元·明 이래 각종 방서에 나온 것을 가려 뽑아 놓은 것이며, 아울러 처방의 성격을 살펴 溫, 淸, 消, 補 등 부류별로 나누어 안배해 놓았다.

방제마다 먼저 주치병증과 약미, 분량, 제법, 복용법을 제시한 후에 청나라 이전 명의들의 논설을 실어놓았는데, 李杲, 吳琨, 李中梓, 柯琴, 汪昻과 같은 의가들의 方論을 붙여놓았다. 또 주해를 덧붙여 처방약물의 배합과 약리작용, 가감변화와 같은 문제를 설명하였다. 이와 같은 방식은 독자들로 하여금 방제의 주요작용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임상활용에서 정확하게 약을 사용하도록 하는데 매우 용이하다.

또 이 책에 쓰인 인용근거를 토대로 빠트린 것은 보충하고 번잡한 것은 刪削하여 간단하면서 명료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산보명의방론’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해설되어 있다. 권두에는 간단하나마 수천 년 방제의 역사가 요약되어 있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상고시대에는 의방이 아무나 전해줄 수 없는 것이기에 ‘非人勿傳’이라 하여 扁鵲과 倉公이 모두 藥方을 ‘禁方’이라고 불렀다. 함부로 아무에게나 알려주어 인명을 해칠까 두려워서 그런 것이니 신중함을 기한 것이다.

뒤에 後漢의 張機가 「상한잡병론」을 저술하여 비로소 여러 가지 처방을 만들어 천하에 공포하였다. 그러므로 後漢 이전에는 치료할 방도가 없었고 宋代 이후에도 비록 「和劑局方」이 있었으나 법칙으로 삼을 만한 것이 되지 못했다고 술회하였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金匱要略」 「千金方」 「外臺秘要」 같은 여러 방서에서 널리 모으고 王好古, 李杲, 劉完素, 朱震亨, 張從正, 薛己 같은 제가들의 좋은 처방을 채록하여 책을 엮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방론은 成無己로부터 시작했고 후대에 吳琨, 李中梓, 柯琴, 汪昻 같은 의가들이 각자 밝힌 바가 있지만 그 사이에 고를 만한 것도 있고 精緻하지 못한 것도 있다. 이에 자세히 밝히지 못한 것은 그 立方 의미를 다시 推究하여 간단하게 종합하고 刪繁補闕하였다고 밝혀 놓았다.

첫 권에는 獨蔘湯, 蔘附湯, 生脈散, 保元湯, 四君子湯으로부터 시작하여 25종의 名方이 열거되어 있는데, 元氣가 大脫하여 구급할 처방부터 먼저 제시한 것이다. 둘째 권에는 보중익기탕, 평위산, 육미지황환, 팔미지황환, 경옥고 같은 처방들 25종이 수록되어 있다. 이어 3권에는 속명탕, 옥병풍산, 강활유풍탕, 방풍통성산, 승마갈근탕, 삼소음, 곽향정기산 등 24종, 4권에는 황련해독탕, 양격산, 도적산, 팔정산, 용담사간탕, 이진탕, 온담탕 등 29종, 5권에는 실소산, 선방활명음, 탁리소독산 등 24종이 수록되어 있다.

이후로는 상한방이 실려 있는데, 6권에는 계지탕, 마황탕, 갈근탕, 소건중탕, 백호탕, 오령산 등 상한 명방 29종, 7권에는 대소승기탕과 조위승기탕, 도인승기탕, 소함흉탕, 반하사심탕 등 25종, 마지막 8권에는 소시호탕, 이중탕환, 사역탕, 白通湯, 眞武湯 등 21종이 실려 있어 도합 202종의 방제에 대한 논의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있어 방제의 역사와 유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다양한 方論을 수록하여 방제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개론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조선후기 두창과 마진치료, 또 외과 치법의 보급(13회 사라진 조선의 外科術-「醫腫金鑑」 1999.10.4일자 참조)에 영향을 미쳤던 이 책은 오늘날 고전 방제의 의미를 되새기고 처방을 자유자재로 구성하는 원리를 학습하는데 대단히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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